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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선식으로 만든 쿠키 냉동실에 보호받는 가루가 참 많습니다. 한국 다녀올 때마다 가지고 온 가루들, 고춧가루, 콩가루, 선식가루..... 3년 전 빵을 만들기 시작하면서 재료로 필요하면 꼭 넣어야 하는 줄 알고 사들였던 가루들, 아모드 가루, 오트밀 가루, 귀리 가루... 그 이후 없으면 넣지 않거나 다른 가루로 대체하는 요령까지 생기면서 냉동실의 가루들은 긴 겨울잠에 들어갔었습니다. 인터넷에 미숫가루로 쿠키를 만드는 레시피가 있기에, 일단 내 입맛에 맞게 선식가루와 나머지 재료의 양을 조절하며 따라 해 봤습니다. 1. 계란 1개, 오일 5큰술, 설탕 4큰술을 잘 섞어 줍니다. 2. 선식가루 7큰술, 밀가루 3큰술, 베이킹파우더 세 꼬집을 채에 쳐서 젖은 재료에 넣어 휘리릭 섞어 줍니다. 3. 조물조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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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교회와 건너편 초등학교는 주차장을 서로 공유합니다. 주중에 학교에 행사가 있을 땐 그들이 우리 교회 주차장을 이용하고 학교가 문을 닫는 주일엔 우리가 그들의 주차장을 이용합니다. 찻길을 건너야 하기에 교직원과 젊은 교회 봉사자들이 주로 세웁니다. 특히 코비드 이후 1, 2부 예배를 하나로 합친 후에 교회 주차장이 모자라기에... 오늘 오후 모든 일정을 마치고 차를 가지러 길을 건너다보니 초등학교에 조기가 펄럭입니다. 며칠 전 테네시 크리스천 스쿨에 있었던 총격사건으로 목숨을 잃은 초등학생을 추모하기 위함인 듯합니다. 누군가의 분노가 애매한 아이들의 생명을 앗아갔습니다. 여전히 전쟁 중인 우크라이나에 애매히 죽어가는 많은 어린이들을 함께 추모합니다. 우리의 주차장처럼 서로의 필요를 채워주며 윈윈 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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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매일 오늘 뭐 먹지?를 고민할 때, 옆지기는 오늘 메뉴는 뭐지?를 기대한답니다. 오늘은 도토리 가루로 묵을 쒀서 묵채밥을 하려고 했습니다. 그런데... 마음은 굴뚝이었지만 끈기가 없어서, 묵을 쑬 때 오래 저어주지 않았더니 끈기가 없습니다. 이 상태의 묵을 육수에 넣어 묵채밥을 만들면 묵이 국물에 다 풀어지겠기에, 차선책으로 흐물거리는 묵을 잊을 최강의 양념장을 만들어 묵무침을 먹기로 합니다. 젓가락으로 잡지 못해 수저로 퍼먹어야 하는 묵무침을 미안해하는 내게 옆지기가 치아교정 중인 자기에게 안성맞춤인 음식이라며, 게다가 양념이 맛있다고 합니다. 오늘은 비아냥 아닌 칭찬으로 받겠습니다. 아직은 여전히 이르지만 제철을 만난 듯 색도 맛도 곱고 예쁜 딸기로 흐물거리던 도토리묵의 기억을 덮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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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 2시부터 천둥과 번개를 동반한 빗소리에 잠을 설쳤습니다. 그렇게 멈출 줄 모르고 내리던 비가 오전에 잠시 멈춥니다. 점심으로 중국식 새우 버섯볶음을 하려고 보니 마늘이 한 톨도 없습니다. 종류가 많은데 뭘 하려면 늘 한두 가지가 없습니다. 없는대로 하기도 하지만, 30% 비 올 확률을 70% 에 희망을 걸고 산책 삼아 동네 그로서리엘 갔습니다. 마늘은 물론, 파, 시금치, 당근까지 들고 나옵니다. 매번 그렇듯이 필요한 건 마늘뿐이었는데... 웍에 마늘과 파, 청양고추를 볶다가 파프리카, 버섯, 새우를 넣고 굴소스 2큰술과 녹말가루 푼 물을 넣어주면, 그럴듯한 중국식 새우 버섯볶음이 완성됩니다. 저녁 예배 가기 전에 옆지기가 간단하게 김밥을 만들어 달랍니다. 간단하게..... 낮에 사 온 시금치와 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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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을 든든히 먹은 날이기에, 점심 먹을 생각을 않고 있다가 2시가 다 되어서 냉장고에 남은 음식을 각자 식성대로 데워 먹고는, 조금 포근해진 오후를 꽃동산에서 걷기로 합니다. 한국은 흐드러진 벚꽃 축제가 사방에서 펼쳐진다지만, 이곳은 아직 기온이 차서 꽃은 기대는 하지 않고 갔습니다. 하지만 꽃이 없는 꽃동산이 앙고 없는 찐빵 같아서 시큰둥했는데, 시계 종탑 앞 언덕에 이름 모를 꽃들이 잔잔하게 피어 있습니다. 평상시 같으면 이 정도의 꽃은 꽃동산에서 명함도 내놓지 못하지만 봄의 전령사인 수선화보다 먼저 핀 덕에 사람들과 거위들에게 주목을 받습니다. 거위들이 풀을 먹는건지 꽃을 먹는건지 먼저 자리하고 있었지만 냉큼 우리에게 양보해 줍니다.일본 가든의 벚꽃도 아직 필 기미가 없지만 둘러보다가 수줍게 피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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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 뜨는 아침(☀️Rise & dine)’ 동네 산책하며 지나다니던 식당인데 내가 지은 한국 이름입니다. 비록 날은 쌀쌀하고 잔뜩 흐려서 해는 뜨지 않았지만 브런치에 잘 어울리는 식당입니다. 부지런한 어르신 내외분과 우리 부부가 일찌감치 식당에 들어섰을땐 아직 이른 시간이어서 우리가 첫 손님입니다. 그런데 가운데 있는 화로에서 불이 활활 타오르며 주변을 포근하게 밝혀 주기에 분위기가 너무도 따뜻하고 여유로웠습니다. 그 곁에서 마시는 커피는 맛이 없을 수가 없습니다.오늘은 다른 식당에서 늘 먹던 오믈렛 말고 이 식당만의 특별한 오믈렛을 주문했습니다. 'santa monica frittata' (이탈리안 스타일 오믈렛) 점수주는 사람이라면 5점 만점에 5점을 줄 것입니다.오늘 만난 어르신 내외는 사실 3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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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점심은 외식이라 부엌이 조용할 줄 았았더니 옆지기가 오전 모임을 위해 새벽 기도를 줌으로 하고 천천히 나간답니다. 그래서 오늘 하루 한 끼는 아침입니다. 어제 냉장고 정리를 하면서 만들어 먹은 비빔밥 재료 자투리를 오믈렛에 넣어 수고를 덜고나니 미안한 마음이...그래서 까기 귀찮아 손이 가지 않았던 오렌지로 생주스를 만들었습니다. 이건 사다 먹는 것과는 비교할 수 없게 싱싱합니다. 조금 수고하면 함께 행복합니다. 옆지기를 보낸 후 집안을 정리를 하고 책상에 앉았는데 창밖에서는 쌓이지도 않을 눈발이 흩날립니다. 날 선 검(봄기운)에 무딘 검(겨울 기운)이 대항하며 안간힘을 씁니다. 창밖의 눈발로 마음이 을씨년스럽니다. 작년에 뒤뜰에서 수확했던 페퍼민트 잎으로 차를 만들어 카페인을 대체합니다. 아끼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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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면서 우리에게 주어지는 과제들이 있습니다. 때로는 그것이 짐이 되거나 힘들기도 합니다. 당시엔 내게 왜 그 일들을 하게 하셨는지 깨닫지 못하다가 훗날 때가 되면 아하~ 포인트를 맞게 됩니다. 모두에게 주관적이긴 하겠지만... 나에게 팬데믹의 시간들은? 재고 없이 퍼 나르던 나의 감성을 채울 수 있는 기회가 되었습니다. 여러 가지 기회중, 오롯이 옆지기만을 위해 음식을 만드는 일이 이제 루틴이 되었습니다. 오늘 뭐 먹지? 처음엔 레시피 없이 절대 불가능했던 음식들에 이제는 손맛이 생겼습니다. 전에는 집에 손님을 초대하는 것이 태산만큼 큰일이었는데 이제는 작은 동산이 되었습니다. 매일 집에서 한 끼 함께 하는 것이 즐거움이 되었습니다. 어제는 냉장고에서 손길을 기다리던 시들어 가는 야채들을 모두 꺼내 비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