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목요일 때아닌 맨해튼여행을 했던 터라 이번 주말은 조용히 쉬려고 했는데 ㅂ 에게서 이른 아침 맨해튼에 가자고 연락이 옵니다. 원래 늦잠 자는 사람이라 ㅎ 가 한국 방문 중인 기간 동안 토요일엔 주로 나 혼자 연락 없이 다녔는데, 왠지 내가 거절하면 정말 당신만 왕따를 시킨다고 할까 봐, 그리고 금요일 하루 집에서 쉬었더니 어느 정도 충전은 되었기에 흔쾌히 함께 맨해튼으로 떠났습니다. 그녀가 연락한 사정(?)은 이랬습니다. 남쪽 맨해튼에 위치한 현대 Genesis House에서 개최된 조명 영상 예술(The forest within) 엘 가기로 한 친구와의 약속이 취소되어 혹시 내가 같이 갈 수 있는지를 묻는 겁니다. 나야 그런 게 있는 지도 몰랐으니 감사했지만 그런 면에서 ㅂ 가 절대로 여우과는 아닙니다..

6월 19일은 Juneteenth 라는 휴일입니다. 공식적인 흑인 노예 해방이 100% 이뤄진 때를 기념하는 날이랍니다. 은행과 주식시장이 쉬기에 아들 회사는 문을 닫았는데 재택근무 중인 며늘은 일을 한답니다. 아들이 집에 있는 날 아침은 어김없이 뉴저지에 있는 뉴욕스타일 베이글입니다.어린이집은 닫지 않았지만 손자까지 땡땡이를 치고 셋이서 뉴욕여행을 떠났습니다.시간이 아까운 아들은 시외버스여행이 맘에 안 들어 구시렁댔지만, 모든 것이 신기한 손자에게 버스여행을 경험시켜주고 싶은 나의 요청이 간신히 통과돼 그렇게 함께 뉴욕 맨해튼 여행을 시작했습니다. (하긴 아들은 매일 지겹도록 타는 버스일 테니...)버스에서 내리면 바로 ’ 타임스퀘어‘인데 맨해튼은 일 년 365일이 휴일모드입니다. 공연을 위해 막아..

* 열쇠를 돌려받으려고 만난 ㅂ와의 하루월요일을 휴가 낸 아들내외는 손자를 데리고 동물원엘 간답니다. 어디든 같이 가자고 해봐야 동행하지 않는 내게 이번엔 묻지도 않고 떠납니다. 사람의 마음이 간사한 게 물어봐야 안 간다고 할게 뻔하지만 물어봐주지 않으니 섭섭합니다 ㅋㅋ낮밤이 바뀐 그녀에게 10시쯤 열쇠를 돌려받으려고 연락을 했습니다. 한 시간쯤 지나 연락 반갑다며 릿지우드 공원으로 산책을 가자십니다. 오전이 느긋한 그녀를 만나기 위해 일단 동네 만둣집에서 혼자서 내가 좋아하는 수프 덤블링을 먹고 하루를 시작했습니다.집에서 먹고 나왔어도 되는 상황이었음을 구시렁대다 맛있어서 다 용서했습니다 ㅋㅋ그녀가 가자고 한 곳은 뉴저지 릿지우드에 위치한 넓고 긴 공원이었습니다. 그곳은 강이 끝없이 이어지는 산책길이었..

미시간 지인이 어머니 날 주말에 딸 셋과 함께 뉴욕 여행을 왔다고 그리고 월요일 밤 비행기로 돌아간다고 그래서 가까이에서 안부한다고 이른 아침 문자를 보내왔습니다. 진짜? 5년만의 반가운 얼굴이니 잠깐이라도 만나려고 뉴욕엘 갔습니다. 주중에 뉴욕 들어가는 건 지난번에 얼떨결에 해본지라 자신 있게 막 떠나려는데 아들에게서 메시지가 옵니다. 내가 딸네 간 동안 휴가를 내서 집에서 일을 하기도 했었는데 월요일 아침 출근하면서 회사 랩탑을 안 가져갔답니다. 마침 내가 뉴욕엘 가게 돼서 가져다주겠다고 했더니 이미 집으로 돌아오는 중이랍니다. 그러면서 천천히 놀다 오라고 나의 뉴욕여정에 시간을 더해줍니다. 그녀들은 이미 지난 금, 토, 일요일에 강행군을 했던 터라 떠나는 날인 월요일엔 호텔 주변인 롤펠러 근처에서 ..

편의상 돌싱녀는 ㅎ 독신녀는 ㅂ 로 표기합니다. ㅎ와 ㅂ는 이화여고 동기 동창입니다ㅎ는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미국으로 이민 와 이곳에서 대학을 졸업하고 직장생활을 하다가 은퇴 한 1.5세입니다. ㅂ는 한국 대학에서 영문학과를 졸업하고 다시 간호학을 공부해 늦깎이 간호사가 되어 미국으로 취업 이민을 왔답니다. * 모두의 삶이 다르듯 둘의 지나온 삶의 과정은 많이 다릅니다. ㅎ는 남편의 외도로 이혼을 했고 ㅂ 는 어디까지 팩트인지 모를 평생 독신(?)으로 살아왔답니다. 경제적인 넉넉함은 둘이 서로 둘째가라면 서운할 만큼 넉넉해 보입니다.ㅎ는 나라와 직장에서 받는 연금이 우리 둘이 받는 것의 두 배이고 지금 사는 아파트도 나의 부러움을 살만큼 아담하고 깔끔합니다. ㅂ는 나라와 직장에서 받는 연금은 ㅎ와 비슷한..

누군가가 그렇게 말했습니다. 그 말을 실천이라도 하듯 지난 4일을 미치게 지냈습니다.* 뉴욕과 제인 어스틴에 미치다먼저 주말인 토요일 아침에 비록 비가 오락가락했지만 여느 때처럼 뉴욕으로 향했습니다.제인 어스틴의 영화 ‘오만과 편견’을 20주년 기념으로 재개봉한다는 정보를 얻었기에 비가 오는 거리를 걷기보다 일단 영화를 보려고...11시에 시작해서 1시가 넘어 끝나기에 시간은 이르지만 간단하게 요기를 하려고 Joe' Pizza에 들어갔습니다. 늘 줄이 장사진인 곳이지만 이른 시간이어선지 많이 기다리지 않았습니다. 피자 한 조각을 들고 창가에 앉았는데 옆자리에 왠 젊은 한국 여성이 자리를 잡고 앉고서 피자를 한 입 베어 물고는 주변을 아랑곳하지 않고 한국말로 ”음~~~ 너무 맛있어 “ 를 연발합니다. 마..

이제 다음 주면 한국에 두 달 다녀올 돌싱녀가 마음이 급해서 한 번이라도 더 만나고 싶어 하는데,울 동네 카운티에서 부활절 에그헌팅 행사를 대대적으로 한다며 같이 갔다가 점심도 함께 먹고 나가라고 아들이 권유합니다. 나쁘지 않은 제안이고 나도 손자 노는 거 보고 싶어서 그녀에게는 오후에 나가자고 연락을 하니 살짝 아쉬워합니다. 문제는 그녀가 다니는 교회에서 새벽예배 때 성가대를 서야 하고 그러면 새벽 4시에는 일어나야 하기에 늦은 뉴욕행은 부담이 되어서...혹시 뉴욕을 못 나가더라도 내 일정에 맞춰주기로 합니다.* 부활절 에그 헌팅수많은 인파에 놀라 어정쩡하게 계란을 줍습니다. 작은 동물들을 쓰담쓰담해보기도 합니다.부활절의 상징이 되어버린 토끼가 여기저기 서있습니다. 그리고 울 가족을 그 앞에 세워봅니..

손자가 어린이집이 집에서 가져온 감기로 온 가족이 여전히 감기 모드입니다. 바이타민 메가도스 복용자인 나도 하루는 목감기로 고생했습니다. 아프면서 일 때문에 쉬지도 못하는 아들내외가 가여워 이번 주말은 집에서 쉬면서 손자를 봐줄까... 했는데 생각대로 되진 않습니다. * 토요일이제 다음 주면 한국을 방문해 두 달을 머물게 될 돌싱녀가 다가올 미래가 아쉬운지, 토요일엔 당신 집으로 초대해 점심으로 내가 좋아하는 홈메이드 쌀국수를 만들어 줍니다.쌀국수뿐 아니라 치킨 커틀렛과 쇠고기 완자까지 풍성한 식탁을 차리고 맞아줍니다. 쌀국수를, 아니 실란트로를, 싫어하면서 까지 내가 좋아한다는 이유만으로 준비해 준 점심이어서 맛을 떠나 진한 감동이었습니다. 그리고 늦은 오후 어쩌다 독신녀까지 조인해 함께 대화(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