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이 가까워진 돌싱녀가 전날 와이너리에 가겠냐고 묻기에 기분 좋게 가자고 답했습니다. 다음 날 아침 와이너리는 가을 단풍구경 때 가고 여름 끝나기 전 바닷가는 어떠냐고 조심스레 묻습니다. 우리의 여행이 특별한 목적을 가진 게 아니니 모든 것이 처음인 이곳에서 바다든 산이든 상관이 없다는 나의 대답을 그녀는 반가워합니다. 햇빛 앨러지가 있는 나를 위해 오후에 출발해서 이른 저녁을 먹고 바닷가를 거닐다 돌아오자는 그녀의 계획에 감사히 동의했습니다. 그런데 점심즈음 다시 연락이 오기를 내가 모르는 당신 친구 2명도 올해 마지막 바다 여행에 동행하고 싶다고 내게 묻습니다. 반대할 이유가 내겐 없기에 그렇게 네 명의 시니어가 1시간 반 거리의 바다로 여행을 떠났습니다. 바닷가에 도착하니 주말이어선지 많은 사람들이..
아직 가을이기엔 이른 토요일 아침, 가을 기운 드리운 듯한 비가 추적추적 내립니다. 집 앞으로 누군가의 죽음을 꽃으로 예쁘게 장식해 행렬을 지어 지나갑니다. 살아서 걷지 못했던 꽃길을 걷게 해 주나?아님 살아서 걷던 꽃길을 죽어서도 걸으라는 건가??누군가의 슬픔이 빗물처럼 눈물로 흘러 내리는 날입니다.비 오는 날엔 뮤지엄에 가면 좋은데...전에 내가 쉬는 주말엔 같이 뉴욕 거리를 걸으며 멋진 식당에서 맛있는 음식도 먹자고 돌싱녀가 제안했기에 이번엔 내가 먼저 살짝 문을 두드렸습니다. 그녀에겐 내가 가고 싶은 현대 박물관(MOMA) 프리 패스도 있기도 해서...그녀는 나의 주말을 기다렸다는 듯이 응답이 왔고 토요일은 당신이 다른 일이 없는 한 뉴욕에 같이 다니고 싶다고 하십니다. 40년 차 뉴요커로 가이드..
주일 오후, 못 말리는 삼인 삼색 할머니들이 다시 뭉쳤습니다. 첨엔 같이 수영을 할까 했는데 탁구로 종목을 바꾸었다가 운동 대신 그냥 걷자고 의견을 모았습니다. 지난번과는 반대방향 허드슨 강변을 따라 조지 워싱턴 다리밑까지 다녀왔습니다.공원 입구에 여기저기 즐거운 소리들이 울려 퍼집니다. 내일이 노동절 휴일이라서...하지만 남미 사람들은 언제나 늘 흥겹습니다. 마치 오늘이 마지막 날처럼 열정을 쏟아 먹고 웃으며 순간을 즐깁니다.아이들이 공항에 도착했다는 메시지를 받고 집으로 향했습니다.
지난 며칠 무리를 했더니 어젯밤엔 자다가 다리에 쥐까지 났습니다. 그래서 오늘은 쉴까 했는데... 함께 가기로 했던 그녀에게서 느지막이 연락이 왔고, ’ 카르멘‘은 보고 싶기도 해서 또 링컨 센터로 향했습니다. 늦게 출발해서 늦게 도착했더니 이미 시작되었습니다.그래도 아는 내용이라 조금 지나도 괜찮습니다. 이번주가 지나면 일 년은 지나야 다시 오는 기회이기에 욕심을 부렸습니다. https://www.metopera.org/about/press-releases/the-metropolitan-operas-summer-hd-festival-returns-to-lincoln-center-plaza-with-11-free-screenings-august-23september-2/The Metropolitan Op..
삼인 삼색의 시니어들이 테리타운이라는 작은 시골마을로 떠났습니다. 60대 중반의 독신녀, 돌싱녀 그리고 황혼육아로 강제 별거 중인 나까지 셋이서... 명목은 돌싱녀가 제안한 허드슨 강변 공원에서 공연하는 재즈를 들으며 저녁 피크닉을 하자는 의도였습니다. 처음으로 셋이 만나서 떠나는 여행인지라 서로 조심스러웠지만 한국인 시니어라는 공통분모만으로 금방 친해졌습니다. 원래 두 분은 학창 시절부터 친하게 지냈기에 그 사이에 내가 끼었습니다. 그런데 두 분의 성격이 달라도 너무 다릅니다 ㅋㅋ 1시간을 달리는 동안 티격태격 서로의 의견을 고집합니다 ㅋㅋㅋ 여기서도 두 살 어린 막내인 내가 중재자가 되어야 했습니다 ㅋㅋㅋㅋㅋ 그렇게 도착한 테리타운의 공원에서 저녁을 먹으며 공연을 기다렸는데...재즈 공연을 위해 왔는..
* 맨해튼 건물 투어 지인이 셜록현준의 유튜브 사이트를 공유해 주는 바람에, 62가의 링컨센터를 가면서 42가부터 맨해튼의 건물들을 올려다보며 걸었습니다. 뉴욕 하면 떠오르는, 남들은 다 갔지만 나는 천천히 가려고 아껴두었던, 앰파이어 스테이트 빌딩과 록펠러 센터 말고도 멋있는 건물이 이렇게 많은 줄 몰랐습니다. https://youtu.be/ihNDVeOYr7M?si=OkrMuUOdk9WzYFHF그동안 맨해튼을 주말마다 드나들면서 목적지를 찾아 가느라 빌딩들은 볼 생각도 안 했는데, 뉴욕의 빌딩들도 유명한 시카고의 건물들과 견줄 만큼 다양합니다. 게다가 전문가의 이야기를 들은 후 탐닉하며 바라본 건물은 어쩌면 그렇게 다양한 모양을 하고 있는지 신기하기까지 했습니다. 이곳에서 30년이 넘게 살았지만 나처..
더워서 내일로 미루자던 약속의 주인공이 오늘 아침 일찍 더 더워지기 전에 허드슨 강변을 산책하고 점심을 먹자며, 그리고 더우면 실내로 피신하자며 만남을 종용했습니다. 추위보다는 더위에 강한 나도 동감하며 집을 나섰습니다. 오전에 찾은 강변에서 부는 바람은 아직은 그리 뜨겁지 않고 오히려 시원하기까지 했습니다. 일반인들은 잘 모르는 길이라며 그녀가 데리고 간 곳은 인적이 뜸했기에 여유롭게 주변을 즐길 수 있었습니다. 누군가가 이 땅에서 27년의 짧은 삶을 마무리한 딸을 기리며 조성해 놓은 작은 연못엔 금붕어들이 행복합니다. 자식을 먼저 보낸 부모의 마음을 헤아리다가, 오래전 사랑하는 딸이 조지 워싱턴 다리에서 생을 마감했던 기억이 떠올라 절절한 슬픔으로 울컥했습니다. 저 위 다리에서..... 죽을 만큼 힘..
며늘은 수요일이 원래 쉬는 날이고,아들은 juneteenth day라서 쉬고,덩달아 나도 쉬면서 뉴저지 운전면허증을 만들었습니다. 까다롭기로 소문이 나서 철저하게 서류 준비를 해서 30분 만에 순조롭게 잘 마쳤는데...집에 도착하자마자 정체불명의 전번으로 전화가 옵니다. 뭐지? 망설이다가 받으니 방금 운전면허증을 신청하고 온 DMC 직원인데 내가 카드 지갑을 그곳에 놓고 왔답니다. 아이쿠! 그곳이어서 다행이라며 급하게 다시 다녀왔습니다.오늘 역이민 카페 식구를 11시에 만나기로 한 날이어서 급하게 서두르다가 별짓을 다합니다. 한 번이면 될 일을 두 번씩 다녀오면서 정신 차리고 살기로 마음을 잡았습니다. 약속을 위해 아침 일찍부터 시작했기에 다행히 카페(kuppi coffee co.)에서의 11시 약속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