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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들네와...
아들내외가 처음 나에게 이안이의 돌봄을 부탁할 때 집안일과 요리는 하지 말고 이안이만 봐달라고 했습니다.
그런데 엄마의 마음은 외식대신 건강한 음식을 해주고 싶고,
시력이 2.0인 손자가 먼지를 줍는 것이 께름칙해 집안도 깨끗하게 청소하고 싶어 자꾸 움직입니다.
그렇지만 주말은 눈 딱 감고 아들내외에게 이안이를 맡기고 뉴욕으로 떠나려고 굳게 마음을 먹었었는데...
출장과 회사일로 정신없이 지낸 아들내외의 주말이 측은해 토요일 아침 이안이의 음식을 준비하면서 아들내외의 음식까지 만들어 먹입니다.
나는 즐겁고 아이들이 편하면 그걸로 됐습니다.
* 돌싱녀와...
바르셀로나로 여행을 다녀온 돌싱녀에게서 전화가 옵니다.
자기가 없는 동안 어찌 지냈냐고,
두 주를 못 봤더니 보고 싶다고,
사실 나는 주일 오후 사돈댁의 생일에 초대받아 선물을 사러 나서려던 참이었습니다.
주말이어서 아들네가 차를 쓰게 하려고 뉴욕으로 버스를 타고 떠나려고 했는데...
그녀는 선물살 스토어와 카페 그리고 점심까지 먹자고 제안을 합니다.
사실 쇼핑은 혼자서 결정하는 게 좋겠지만,
다음 주는 추수감사절 주말이고 내 스케줄 때문에 만날 수 없게 된다고 하자 그럼 한 달 동안 못 만나게 되는 셈이라며 아쉬워하기에,
게다가 딱히 내가 거절한 이유도 없어 동행을 했습니다.
일단 구름 잔뜩 낀 뉴욕 스카이 라인을 바라보며 ‘kuppi'에서 카푸치노와 함께 여유로움을 즐겼습니다.
군데군데 아빠들이 아이들을 데리고 브런치 하는 모습을 보니 주말에 아빠의 자녀 돌봄이 우리 집만의 이야기만은 아닌듯해 미소 짓습니다.
여유로움 끝자락에 옆에 있는 소공동 순두부집에서 점심을 먹자고 했더니,
전날 피검사 결과에 당화혈당색소(a1c)가 6.4가 나와서 이제 당분간(3개월 동안) 외식을 하지 않겠답니다ㅜㅜ
미안한 마음에선지 그녀는 당신 집에 가서 집밥을 먹자고 합니다.
선택권이 없는 우린 스토어에 들러 필요한 물건들을 사고 그녀의 집으로 향했습니다.
앞서가는 자동차위에 크리스마스트리를 싣고 가는 모습이 정겹습니다.
그러고 보니 이제 곧 성탄절이 다가옵니다.
그녀의 집밥은 보는 것만으로도 건강해지는 기분입니다.
현미밥, 무청 두부 된장국, 구운 생선, 가지볶음 그리고 양배추 당근 무침과 싱거운 김치.....
식사를 마치더니 원래 자신의 스케줄이 일층에 있는 실내 수영장에서 수영을 하고 건조사우나에서 몸을 지지(?)는데 함께 하자고 합니다.
나는 준비가 전혀 안되었지만 그녀의 엑스트라 수영복을 빌려 입고 5년 만에 수영과 주쿠지, 건조사우나를 오가며 몸을 녹여주었습니다.
오랜만이라 6번 왕복하고 더 이상 힘에 부쳐 나왔더니 그녀는 한 시간을 한답니다.
건강한 체력과 날씬한 몸매를 유지하는 비결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렇게 그녀와의 하루를 마치고 호텔 로비 같은 그녀의 아파트 입구에서 우버를 기다립니다.
웬 우버?
돌싱녀가 저녁 약속이 있어 나를 데려다주고 가면 늦겠기에 아들에게 데리러 올 수 있냐고 연락을 하니 이안이와 백화점에 놀러 나갔답니다.
라이드가 필요하면 언제든지 뉴욕까지라도 데리러 오겠다더니 필요할 땐 불가능합니다.
수영 후 샤워로 머리가 젖었고 춥고 바람까지 심하게 불기에 전화를 했더니 우버를 타랍니다.
네네네 알겠습니다.
그녀도 나도 이제 서로를 조금씩 기대하는 것 같아 하루를 즐겁게 웃다가 헤어졌습니다.
* 사돈댁과...
우리가 서로 생일 선물 주고받을 사이는 아니지만 그녀의 생일 식사에 초대되었으니 작은 선물을 샀습니다.
모든 것이 풍족한 그녀에겐 필요한 게 없을듯하지만,
내게 늘 베풀기만 하니 이번엔 받는 것도 해보라는 메시지와 함께 작은 제스처를 취해 봅니다.
후기,
Hudson manor 에서의 식사는 즐거웠고,
장모의 아들은 가족들의 분위기를 맞춰주는 좋은 와인을 한병들고 가서 장모의 생신을 축하했습니다.
그 후 나를 빼준 가족들은 다른 카운티 쇼핑몰로 명품쇼핑을 떠났습니다.
우리 카운티(bergen county)는 주일에 쇼핑센터의 문을 닫기에...
덕분에 주일 오후의 쉼을 얻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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