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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 19일은 Juneteenth 라는 휴일입니다.
공식적인 흑인 노예 해방이 100% 이뤄진 때를 기념하는 날이랍니다.
은행과 주식시장이 쉬기에 아들 회사는 문을 닫았는데 재택근무 중인 며늘은 일을 한답니다.

아들이 집에 있는 날 아침은 어김없이 뉴저지에 있는 뉴욕스타일 베이글입니다.

어린이집은 닫지 않았지만 손자까지 땡땡이를 치고 셋이서 뉴욕여행을 떠났습니다.
시간이 아까운 아들은 시외버스여행이 맘에 안 들어 구시렁댔지만,  
모든 것이 신기한 손자에게 버스여행을 경험시켜주고 싶은 나의 요청이 간신히 통과돼 그렇게 함께 뉴욕 맨해튼 여행을 시작했습니다.
(하긴 아들은 매일 지겹도록 타는 버스일 테니...)

버스에서 내리면 바로 ’ 타임스퀘어‘인데 맨해튼은 일 년 365일이 휴일모드입니다.
공연을 위해 막아놓은 한가한 곳에서 손자는 주변의 현란함에 어리둥절 중입니다.

디즈니 스토어에 들러 덤보 코끼리 인형을 하나 득템한 손자는 모든 게 신기합니다.

Juneteenth 행사가 열리는 공연장엔 사람들이 바글바글합니다.

타임 스퀘어에서 스트롤링을 하다가 아들이 맨해튼 여행에서 빼놓을 수 없는 식당이라기에 점심을 먹었습니다.
콘비프 샌드위치와 치즈케이크가 너무너무너무 맛있다고~

메트로폴리탄 뮤지엄엘 갔는데 줄이 너무 길어서 포기하고 센트럴 파크를 걷다 보니 비가 내립니다.
다행히 지나가는 비여서 덕분에 열기까지 식혀주니 금상첨화였습니다.  

비를 기대하지 않은 산책객들과 함께 아치형 다리 밑에서 비가 지나가기를 기다리는 동안 누군가는 즐거움을 더해줍니다.

그 와중에 손자는 낮잠을 흐드러지게 자는 중입니다.
다시 뜨거워지는 열기를 식히려 랄프로렌 빌딩 카페에 들어가서 잠시 휴식하며 손자가 깨어나기를 기다렸습니다.

너무 많은 걸 뇌에 저장하느라 피곤한 손자가 잠에서 깨어 또다시 주변을 스캔하며 적응합니다.

랄프로렌 어린이 코너에서 자기 티셔츠를 사주니 암팡지게 들고 다닙니다.
브루밍데일에서 쇼핑하는 동안 내내~

장식용 양에게 자기와 같이 가자고 종용하는 중입니다.

저녁까지 먹자는 걸 간신히 말려 일찍 돌아왔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린 이미 만 오천보를 넘게 걸었습니다.
키가 크고 보폭도 넓은 아들의 동선을 따라잡느라,
돈보다 시간이 소중한 아들의 시간에 맞추느라,
저녁에 나는 거의 초 죽음이었습니다.
앞으로 그럴 시간이 주어지지도 않겠지만,
아들과 함께하는 맨해튼 도보여행은 고려해 봐야겠습니다.

후기,
다음날인 금요일엔 아들도 재택근무를 합니다.
모두가 지친 우리 집에 유일하게 에너지가 넘치는 손자가 재롱을 부립니다.
내가 부엌에서 모두의 아침을 준비하는 동안,
아빠에게 책을 읽어달라고 해도 반응이 없자 곁에 누워 조용히 종알거립니다..

아들이 한 번 읽어주고 복습하라고 했더니 곁에 앉아서 중얼거리며 읽고 있습니다.

손자가 복습이 다 끝났는데도 아들에게 반응이 없자 이젠 배에 올라가 더 큰 소리로 책을 읽기 시작합니다 ㅋ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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