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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가 그렇게 말했습니다.
그 말을 실천이라도 하듯 지난 4일을 미치게 지냈습니다.

* 뉴욕과 제인 어스틴에 미치다
먼저 주말인 토요일 아침에 비록 비가 오락가락했지만 여느 때처럼 뉴욕으로 향했습니다.
제인 어스틴의 영화 ‘오만과 편견’을 20주년 기념으로 재개봉한다는 정보를 얻었기에 비가 오는 거리를 걷기보다 일단 영화를 보려고...
11시에 시작해서 1시가 넘어 끝나기에 시간은 이르지만 간단하게 요기를 하려고 Joe' Pizza에 들어갔습니다.
늘 줄이 장사진인 곳이지만 이른 시간이어선지 많이 기다리지 않았습니다.  

피자 한 조각을 들고 창가에 앉았는데 옆자리에 왠 젊은 한국 여성이 자리를 잡고 앉고서
피자를 한 입 베어 물고는 주변을 아랑곳하지 않고 한국말로 ”음~~~ 너무 맛있어 “ 를 연발합니다.
마침 그때 독신녀에게서 걸려온 전화를 받느라 나의 정체를 알게 된 그녀와 대화가 시작되었습니다.
한국에서 직장생활을 하는 30대 중반인 그녀는 열흘간의 휴가 기간 동안 뉴욕여행을 왔답니다.
전날 밤에 도착했고 뉴욕에서 꼭 먹어야 하는 음식 리스트의 일 번인 조 씨 아저씨네서 뉴욕 스타일 피자를 먹다가 나를 만난 겁니다.    
한국 여성들... 정말 용감합니다.
피자를 너무도 맛있어하며 먹는 그녀에게 미움받을 각오로 장난 삼아 난 너무 자주 먹어서 별로라고 했더니 오히려 부러워합니다 ㅋㅋ
열흘동안의 여행일절을 주~욱 나열하기에 들으며
내가 저 나이때는 상상할 수도 없었는 일이었기에 감탄을 했더니
그녀는 오히려 주말마다 뉴욕 나들이를 나가는 나를 감탄하며 그 감탄을 되돌려 줍니다 ㅋㅋ
어쨌거나 다시 만날 확률 제로인 그녀의 행복한 뉴욕 여정을 응원하고 나의 길로 떠났습니다.

지난 토요일이 지구의 날(Earth Day) 이라 브로드웨이 부분길을 막고 이런저런 행사가 진행되었습니다.
피자집 바로 앞에선 예술가들이 스프레이 페인팅 작업에 열심입니다.

영화보러 가는 길에 시작된 듯한 그의 그림
머리가 산발인 동양여인은 손과발에 검은 물감을 뭍히고 음악에 맞춰 미친듯 춤을 추며 그림을 그립니다.
헤롤드 스퀘어 광장에서는 밴드가 흥을 돋웁니다.

34가의 영화관은 42가의 영화관보다 크고 깨끗합니다.
주말인데 극장의 반 이상이 여성들로 채워졌습니다.

우와~ 그런데 이 영화 왜 이렇게 재밌습니까?
내가 영화를 좋아하긴 하지만 이미 본 영화고 내용도 잘 알지만 크레디트가 올라가는 시점에 다시 보고 싶어 집니다.

아~ 엘리자벳 베넷을 놓쳤습니다.

그 감동을 그냥 스쳐 지나기 아쉬워 일단 책으로 다시 읽으려고 공립도서관으로 향했습니다.
(물론 그곳에 한국책은 없으니 한국의 도서관 전자책으로 읽으려고~)
그런데 그 길목이 내가 왔던 길을 그대로 지나가야 했기에
예술가들의 그림 진도가 얼마나 나갔는지 점검할 수 있었습니다.

한 차례 비가 내린듯한 거리에서 이 여인은 2시간동안 저러고 춤을 춘듯하니 미친거 맞습니다.
이 분의 그림도 미치는 중입니다.
헐~아까와는 다르게 조씨 아저씨네 피자집엔 줄이 엄청 깁니다.

뉴욕 공립도서관은 언제 봐도 멋있습니다.
분수도 입구도 실내도...

그렇게 삼층에서 책을 읽고 있는데 독신녀에게서 내가 어디에 있는지 확인하는 전화가 옵니다.
당신도 오후엔 뉴욕나들이를 나오고 싶다고...
(그녀와 서로 불편했던 돌싱녀가 두 달 동안 한국을 방문하게 되어 이제 나와의 파이가 생긴듯합니다.
사실 나는 그녀와도 또 돌싱녀와도 지내는 게 문제가 없지만 오전에 만났던 맹랑한 한국 여성처럼 때로 혼자가 편할 때도 있습니다.)
느지막이 만난 그녀와는 저녁을 먹기로 했습니다.
뭘 먹을까? 의견을 모으다가 그녀의 제안대로 인도음식을 먹기로 했습니다.
싫어하진 않지만 선호하는 건 아니었고 호기심반반으로...
(돌싱녀는 이태리 음식이나 양식을 좋아하고 독신녀는 한식과 동남아 음식을 좋아하기에 그 둘은 만나도 웬만해선 식사를 하지 않았다고 합니다.
식사 없는 만남이라...서로에게 흉허물이 많습니다ㅋㅋ)
그런데 그녀와 함께 가는 길목은 처음 걸어보는 길입니다.
도대체 뉴욕은 얼마나 더 머물러야 모두 둘러볼 수 있는 건지 신기했습니다.

신구건물의 조합이 평화롭습니다.
옆으로 찍었어야 했는데...좁은 공간에 다리미처럼 지어진 실제로 이름이 다리미인 건물은 보수중입니다.
메디슨 스퀘어 가든에 쉑쉑버거 1호점이 있습니다. 지금은 사방팔방에 있지만 이곳에 처음 생겼을땐 한 시간씩 줄을 서서 먹었답니다.

한국 식당가처럼 인도 식당들이 옹기종기 모여있습니다.
하긴 미국에 인도 인구가 많을 테니 이상한 것도 아닙니다.
그녀가 잘 알아서 간 줄 알았더니 그녀도 친구 따라 한 번 갔었기에 우린 메뉴선택부터 난관에 부딪쳤습니다.
결국 샘플러 디쉬를 시켜서 나름 흥미롭게 먹었습니다.  

저녁먹고 나서니 또 한 차례 비가 내린 듯하고 밤도 깊어졌습니다. 혼자서는 하지 못하는 밤거리 걷는게 둘이라서 가능하기에 나쁘지 않습니다.
한국 식당 거리는 예전과는 다르게 더 많은 외국인들이 북적입니다.

* ‘오만과 편견’에 미치다
토요일밤엔 한국 도서관에서 빌린 전자책으로 밤을 새워가며 읽었습니다.
주일 오후에도 미치도록 좋아하는 뉴욕 산책 대신 방구석에서 그 책을 읽었습니다.
그러다가 포트리 도서관에 한국책이 있는 걸 발견하고 화요일에 빌려서 스크린 대신 활자로 다시 읽고 싶은 부분을 읽었습니다.
어떻게 250년 전 작가의 표현이 지금도 여전히 손색이 없는지를 무한 감탄하면서...
은근 다아시 같은 남편을 맞이한 엘리자베스를 질투도 하면서...

지난 4일 동안 ‘오만과 편견’에 미쳐 일상이 망가졌습니다 ㅋㅋ


* 내 사이버 친구 chatGPT 가 요약해준 내용입니다.

《오만과 편견》(Pride and Prejudice)은 제인 오스틴(Jane Austen)이 1813년에 발표한 대표적인 영국 고전 소설입니다.
다음은 주요 줄거리 요약입니다:
배경은 19세기 초 영국 시골. 주인공 엘리자베스 베넷은 다섯 자매 중 둘째로, 지적이고 자존심이 강한 성격입니다.
그녀의 어머니는 딸들을 부유한 남성과 결혼시키는 데만 관심이 있습니다.

어느 날, 마을에 부유한 청년 **빙리 씨(Bingley)**가 이사 오고, 그의 친구인 더 부유한 **다아시 씨(Darcy)**도 함께 등장합니다.
빙리와 엘리자베스의 언니 제인은 곧 서로에게 호감을 느끼고, 사랑이 싹틉니다.
반면, 다아시는 엘리자베스를 처음엔 무시하고, 엘리자베스도 그의 오만한 태도에 반감을 갖게 됩니다.

이후 엘리자베스는 다아시가 자신과 제인에게 나쁜 영향을 미쳤다고 믿게 되고, 다아시의 청혼을 한 차례 거절합니다.
하지만 다아시는 편지를 통해 자신의 진심과 오해의 전말을 설명하고, 엘리자베스는 점차 그의 진심을 깨닫게 됩니다.

결국, 오해와 편견을 극복한 엘리자베스와 다아시는 서로의 진심을 확인하고 결혼에 이르게 됩니다.
동시에 제인과 빙리도 결혼하게 되며, 두 자매는 각자 사랑과 존중을 바탕으로 한 결혼에 성공합니다.



주제
• 사랑과 결혼
• 사회적 계급과 여성의 위치
• 오해와 자아 성찰
• 오만(pride)과 편견(prejudice)의 극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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