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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생명 1 먹다 남은 육쪽 햇마늘을 작년 가을 뒷마당에 심었습니다. 아직은 의심스러운 봄날이지만 50도가 넘는 포근한 날이 계속되기에 궁금함에 뒤뜰에 나가봤습니다. 산마늘은 보통 4월 중순이 되어야 올라오기에 혹시나 하고 들여다보니 여전히 소식이 없습니다. 그런데 이런~ 집마늘이 여기저기 불쑥불쑥 올라옵니다. 물론 여전히 많은 날들을 기다려야 하겠지만, 한 톨 마늘의 희생이 육쪽으로 거듭나는 기쁨의 순간입니다. * 생명 2 잎에 꽁꽁 싸여있던 튤립 꽃망울이 활짝 터졌습니다. 누군가에게 주고 싶은 예쁨을 가지고 모습을 드러냅니다. * 생명 3 쌍둥이 오키드 꽃대가 서로 경쟁하듯 꽃망울을 터뜨립니다. 7개와 5개 꽃망울을 모두 피워주는 날까지 나는 매일 아침 개수를 세어봅니다. 살아있는 생명은 뭐든 우리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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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소리 1 이른 아침부터 집 근처 공터의 끊이지 않는 거위들 울음소리가 공해에 가까워 커피의 향을 잃어버립니다. 아마도 짝을 구하는 저들만의 의사소통일 텐데 오늘은 거위를 좋아하는 나의 짜증지수도 올라갑니다. * 소리 2 우리 동네에 비즈니스용 공항이 하나 있는데, 일반 공항이 아니어서 우리에게 직접 주어지는 특혜는 없습니다. 그래서 주변에 높은 건물이 없고 맥도널드의 상징인 투산조차 신호등보다 낮게 세워 공항에 배려합니다. 맥도널드야 배려한다지만 시도 때도 없이 드나드는 비행기의 소음은 주민의 몫입니다. 그나마 우리 집은 좀 떨어져 있지만 어쩌다 멀리 산책을 하다 만나는 공항 바로 근처의 집들은 어쩌나... 걱정까지 해봅니다. 집값이 싸다는 이유로 이 동네로 이사 왔으니 그건 우리가 감당해야 하지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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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봄꽃을 기대하며... 3월의 첫날에 시를 사랑하는, 사랑하는 친구에게서 시가 날아왔습니다. ’ 2월과 3월‘ (아동문학가 신복순) 봄을 빨리 맞으라고 2월은 숫자 몇 개를 슬쩍 뺐다 봄꽃이 더 많이 피라고 3월은 숫자를 꽉 채웠다 맘씨 좋은 2월은 3월에게 이틀을 양보했군요. 2월이 양보한 3월의 햇살을 우리 집 오키드가 만끽합니다. * 거위 가족을 기대하며... 그제 심하게 내린 비로 개울물은 졸졸대신 콸콸 흘러갑니다. 동네 호수는 눈 녹은 물과 함께 풍성합니다. 지난 겨울 덜 추운 동네로 피신 갔다 돌아온 거위들이 짝을 맺어 여기저기 쉬고 있습니다. 이제 곧 어딘가에 신방을 차린 후 새끼 거위들과 함께 나타날 것입니다. 귀에 익은 새소리에 올려다보니 뒤통수(red winged black bir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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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 4시부터 천둥과 번개를 동반한 비가 주룩주룩 무섭게 내립니다. 나른하게 와야 할 봄이 아주 시끄럽게 다가옵니다. 늦잠 잘 수 있는 날임에도 새벽부터 쏟아지는 빗소리에 일찍 일어나 하루를 시작합니다. 비록 햇살은 없을지라도 오키드를 위해 서재의 커튼을 열어주는 것이 일과가 되었습니다. 옆지기가 좋아하는 에그 오믈릿 만드는 것조차 귀찮아 스크램블로 만들어 주면서 커피는 어제 다녀온 이웃동네 오버와이즈에서 사 온 아이스크림을 넣은 아포가토를 만들었습니다. 아침부터 왠 아포가토? 원님(에스프레소 커피) 덕에 나팔(아이스크림)을 불었습니다. 어이가 없어하는 옆지기에게 당당한 이유가 있긴 했지만, 그도 맛있게 마셔주니 다행입니다. 아침 설거지를 하고 앉았는데, 연로하신 권사님 세 분이 함께 식사를 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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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랑의 나눔 한 달에 한 번 도시락을 만들어 거동이 불편한 어르신들을 위해 음식과 사랑을 나눕니다. 한 끼 식사가 그리 대단하진 않지만 건강한 사람들의 사랑 표현입니다. 지난 주말은 오전에 다른 일이 있어서 도시락 만들기 거의 끝날 무렵 도착했기에 배달을 자원했습니다. 음식보다 우리를 더 반가워하시니 그 또한 감동입니다. 돌아오는 길목에 한국 꽃집에도 잠깐 들러 한국꽃씨를 몇 개 사 왔습니다. 집을 짓기 시작한 딸네 농장 한구석에 한국 정원을 만들어 보려는 꿍꿍이로 수집 중입니다. 손녀에게 한국꽃의 아름다움도 경험하게 하려고...* 익명의 나눔 어제 오후엔 산후조리를 제대로 받지 못하는 지인의 며느리에게 미역국을 끓여서 예쁜 카드와 이제 막 눈을 뜬 수선화와 함께 배달했습니다. 미역국은 인스턴트 팟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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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에 이층으로 내려오면서 보니 어제 사온 수선화가 눈을 떴습니다. 누군가에게서 좋은 소식이 오려나...? 역시 가까이 사는 지인의 손자가 태어났답니다. 예정일이 3월 3일쯤이어서 3월 1일에 도착하려고 했다는 소식에 괜히 내가 미안합니다. 미국 며느리를 위한 산후조리를 해주려고 미역도 사놓고 기다리는 중이었다는 말에 또 괜스레 미안합니다. 한국인 2세인 우리 집 딸아이가 미역국에 요드가 많아서 수유에 좋지 않다나 뭐라나 싶어서 남의 집 미국 며느리의 미역국은 생각도 안 하고 있었는데... 오늘 오후에는 미역국을 한 솥 끓여 살짝 눈을 뜬 수선화와 함께 배달해야겠습니다. 한국 딸기는 설탕을 주사했나 의심할 만큼 달달한데, 미국 딸기는 설탕을 쳐서 먹어도 달지 않습니다. 아직 제철이 아니어서 그런가? 당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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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가는 쉽지만 합치는 일은 쉽지 않습니다. 더욱이 2세 며느리가 홀로 된 시어머니와 함께... 그 쉽지 않은 일을 최근에 집사님 내외분이 했습니다. 최근 시아버님께서 소천하시면서 살짝 치매가 온 시어머니를 함께 모시게 되었답니다. 사실 그 며느리 집사님의 친정어머님께서 근처 시니어 아파트에서 홀로 지내시기에 쉽게 할 수 있는 결정은 아니었겠다 싶었습니다. 여하튼 시어머니와 함께 지내기 위해 최근에 큰 집으로 이사를 했고 우리는 그 집을 잠시 방문했습니다. 그 남편 집사님 가정은 80년대에 사우스 캐롤라이나의 찰스턴에서 처음 이민 생활을 시작했답니다. 그곳에서 남부 음식인 옥수수죽(grits)을 아침으로 자주 먹었던 추억이 있어서 이곳에서도 가끔 만들어 먹기도 한답니다. 게다가 우리가 남쪽(노스 캐롤라이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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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동네 시카고는 섭씨 영하 10도이고, 아들이 사는 뉴욕은 춥고 눈발까지 날리고, 모두가 기다리는 봄은 오지 않고, 혹한이 다시 찾아왔습니다. 봄을 기다리는 건 나뿐만이 아닌 듯 성급한 수선화들이 빼꼼히 손을 내밉니다. 장갑을 씌워줘야 하나... 밖이 추워니 상대적으로 실내는 오히려 따뜻해 오키드들은 호사를 누립니다. 더욱이 하루 혹은 이틀에 하나씩 피워내는 꽃들은 아침마다 문안을 하게 합니다. 오늘은 다섯 번째 꽃망울이 터졌습니다. 곁에 올라온 쌍둥이 꽃대도 내일이면 꽃망울이 터질 태세입니다. 너만큼 주인님도 꽃망울이 설렙니다. 추워서 산책은 못 나가고 거실과 부엌에서 어슬렁 거리다가 팬트리에서 유효기일에 임박한 건강음료(우유+단백질+당)를 발견했습니다. 우유대신 건강음료와 오트밀 가루를 넣고 반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