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는 우박이 오더니 오늘은 함박눈이 내립니다. 울 손녀딸은 따뜻한 남쪽지역에 살아서 일년에 눈을 한번도 못보고 지나가기도 합니다. 울 손녀딸에게 조용하게 내리는 함박눈을 보여주고 싶습니다. 울 손녀딸이랑 같이 눈사람도 만들어 보고 싶습니다. 울 손녀딸이랑 코로나가 물러가면 하고싶은 것이 참 많습니다. 그리울때 꺼내서 들으며 향수에 젖는 울 손녀딸의 할머니 생일 축하노래입니다. 두 살때 할머니가 사준 밸크로 컵케익을 건네며 목청높여 불렀습니다. 지금보면 겸연쩍어 할 듯하지만 할머니에게는 언제나 귀여운 모습입니다. https://youtu.be/n1TPW2keEdg
점심식사후 집앞 호숫가 공원을 돌고 돌아오는 길에 주머니에 넣었던 장갑이 없어진 걸 알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우리가 온길을 그대로 다시 되돌아 갔습니다. 장갑은 그리 멀지 않은 도로변에 있었습니다. 내가 소유했던 물건을 잃어버리면 값을 막론하고 아쉬웠을텐데 아주 감사했습니다. 누가복음 15장에서 잃어버렸던 한 드라크마를 열심히 찾다가 발견하고는 그 기쁨을 이웃을 불러 잔치를 베푼 이야기가 나옵니다. 찾은 한 드라크마보다 잔치에 드는 비용이 더 들었을텐데 말입니다. 물론 이 이야기는 잃어버린 한 영혼을 천하보다 귀하게 여기시는 예수님의 마음을 담은 이야기입니다. 이렇게 우리 주님은 잃어버린 한 영혼을 애타게 찾고 계십니다.
지난 3주 동안 햇빛 비칠 시간의 96% 를 구름으로 덮인 날들로 지냈습니다. 오늘도 여전히 구름이 잔뜩 끼었고 1시부터 비가 내린다고 기상대가 예보를 합니다. 비 맞을 각오로 우산을 들고 나섰는데 감사하게 비는 다 저녁이 돼서야 내립니다. 산책길에 커다란 새(매)가 나목에 앉아서 뭔가를 뚫어지게 바라봅니다. 그의 시선이 향한 곳은 한쌍의 원앙입니다. 얼마전 DPR 강가에서 매 한 마리가 청둥오리를 채가려다 실패한 모습을 봤기에 예사로이 보이지 않습니다. 결과는 어떻게 됐는지 모르지만 오늘도 여전히 먹고 먹히는 피나는 생의 현장입니다.
1월 중순임에도 겨울 같지 않은 따뜻한 날이어서 오후에 동네 한 바퀴를 돌다 보니 녹는 눈길 위에 애벌레 한 마리가 미끄럼을 타러 나왔습니다. 아무리 따뜻해도 아직은 겨울인데... 겨울이라 짐승들이 먹을 것이 없어 아쉬운때인데... 마침 참새떼가 지나갑니다. 가여운 애벌레는 잡혀 먹히든 얼어 죽 든 얼마 살지 못할 듯 합니다. 누구의 슬픔이 다른 누구에게는 기쁨이 되는 것이 세상입니다. 겨울이지만 많이 춥지 않아 눈길을 걸을 수 있어서 오늘도 감사한 하루입니다.
치매와 파킨슨으로 고생하시는 집사님 한분이 며칠 전 넘어지셔서 병원에 입원하셨다가 퇴원하셨습니다. 오전에 방문을 했는데 다행히 몸은 이상이 없으시고 마음을 많이 다치셨습니다. 코비드 19로 오래 방문할 수 없어서 잠깐 들러 위로하고 기도한 후 집을 나섰습니다. 점심시간이 됐고 발문했던 곳이 중부시장에 가까워 '간장 게장'을 투고하려고 이층에 올라가니, '간장 게장'은 없다가에 '안동 찜닭'을 주문했고 먹고 싶은 김치 왕만두도 사가지고 왔습니다. 집에거 만든것과는 다른 맛난 것들이 많이 들어가서 맛있게 먹었습니다.
올해 1월 1일 새로 올라온 꽃대에서 첫번째 꽃이 핀 오키드난이 보름이 다 지난 오늘 드디어 두번째 꽃을 피웁니다. 코비드19덕에 휘리릭 지나간 지난 2020년을 생각하니 우리집 거실의 이 아이들의 시간은 무척 느리게 흘러갑니다. 이미 진 꽃잎들도 아쉬워 버리지 못하고 곁에 나두었는데 지금보니 궁상인듯 싶지만 버리지 않을겁니다. 한달전쯤 지나친 욕심으로 부러뜨린 꽃대에 있는 꽃봉오리의 시간은 여전히 멈추어 있습니다. 똑같은 시간이 이렇게 모두에게 다르게 지나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