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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가는 쉽지만 합치는 일은 쉽지 않습니다.
더욱이 2세 며느리가 홀로 된 시어머니와 함께...
그 쉽지 않은 일을 최근에 집사님 내외분이 했습니다.
최근 시아버님께서 소천하시면서 살짝 치매가 온 시어머니를 함께 모시게 되었답니다.
사실 그 며느리 집사님의 친정어머님께서 근처 시니어 아파트에서 홀로 지내시기에 쉽게 할 수 있는 결정은 아니었겠다 싶었습니다.
여하튼 시어머니와 함께 지내기 위해 최근에 큰 집으로 이사를 했고 우리는 그 집을 잠시 방문했습니다. 그 남편 집사님 가정은 80년대에 사우스 캐롤라이나의 찰스턴에서 처음 이민 생활을 시작했답니다.
그곳에서 남부 음식인 옥수수죽(grits)을 아침으로 자주 먹었던 추억이 있어서 이곳에서도 가끔 만들어 먹기도 한답니다.  
게다가 우리가 남쪽(노스 캐롤라이나)에서 산 경험이 있다는 걸 알고 아침 식사로 그 음식을 만들어 주었습니다.
그 옥수수 죽은 옛날 남쪽 지역에 살던 아메리칸 원주민들의 생계를 위한 주 식량이었는데 이제는 특별한 음식처럼 자리를 잡았습니다.
마치 옛날 한국의 보리고개 시절 보리밥이 현대인들의 건강음식으로 자리 잡은 것과 비슷합니다.
하지만 여전히 북쪽 지방에선 보기 드문 음식이기에 반가웠고 더욱이 시어머니 권사님께서 만드신 겉절이와 숙주나물까지 곁들여 먹으니 한국의 아침 식탁에 밥대신 옥수수죽이 올라온 그림입니다.
남부 지방에선 베이컨과 계란 그리고 오이 피클과 함께 먹는데 그 역시 식탁에 올랐으니 제대로 퓨전입니다.

오랜만에 같은 동네에서 경험했던 향수 음식을 먹으면서 이민 초기 어려웠던 시절을 서로 추억하며 감사하는 시간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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