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스토리 뷰

일상(Daily Blessing)

봄비 맞아?(감사 462)

매일 감사 2023. 2. 28. 03:02

새벽 4시부터 천둥과 번개를 동반한 비가 주룩주룩 무섭게 내립니다.
나른하게 와야 할 봄이 아주 시끄럽게 다가옵니다.
늦잠 잘 수 있는 날임에도 새벽부터 쏟아지는 빗소리에 일찍 일어나 하루를 시작합니다.
비록 햇살은 없을지라도 오키드를 위해 서재의 커튼을 열어주는 것이 일과가 되었습니다.

빗방울만 바라만봐도 촉촉해 질듯~

옆지기가 좋아하는 에그 오믈릿 만드는 것조차 귀찮아 스크램블로 만들어 주면서  커피는 어제 다녀온 이웃동네 오버와이즈에서 사 온 아이스크림을 넣은 아포가토를 만들었습니다.
아침부터 왠 아포가토?
원님(에스프레소 커피) 덕에 나팔(아이스크림)을 불었습니다.
어이가 없어하는 옆지기에게 당당한 이유가 있긴 했지만,
그도 맛있게 마셔주니 다행입니다.

에스프레소 원 샷을 두 잔에 나누니 아이스크림이 주인공입니다.

아침 설거지를 하고 앉았는데,
연로하신 권사님 세 분이 함께 식사를 하기로 했다며 깍두기인 나도 초대해 주십니다.
마치 대기 중 의사처럼 내 스케줄과는 상관없이,
다른 일정이 없으면 거절을 할 수 없는 위치이기에,  
갑자기 온 연락에 급하게 베킹소다 넣은 바나나와 아몬드가루로 머핀을 만들었습니다.
다른 일정은 없지만 하고 싶은 일은 있었는데...
가능할지는 모르겠으나 다음엔 ‘예스’ 대신 ‘노’도 해봐야겠습니다ㅎㅎ

작은 오븐으로 중간싸이즈를 만드니 살짝 그을렸습니다.

우중충한 날씨에 무작위로 전화기에 올라온 울 라일리의 사진이 갑자기 분위기를 뽀샤시하게 바꿔줍니다.
작년 이맘때 함께 돌보며 찍었던 사진인데...

에구구 귀여워라~

후기,
식당이 집에서 멀리 떨어진 이웃 동네 ‘대북경’이라는 중국집이었는데 자장면 좋아하는 옆지기도 같이 오면 안 되냐고 아쉬워하셔서 결국은 함께 동행했습니다.
노아의 홍수처럼 쏟아지던 비는 오후가 되니 멈췄고 식사 후 권사님들과 헤어진 후 근처 트레일에서 걷다 보니 잔디들이 많이 물에 잠겨 있습니다.
‘0’에서 시작해 마음먹고 걷기 시작한 산책길은 다시 내리는 비로 중단했습니다.
그리고 이어 홍수주의보가 내리기에 서둘러 집으로 돌아왔습니다.

후기 2,
뉴욕엔 눈이 내렸답니다.
날 닮은 아들이 옥상 라운지에 올라가 라일리 닮은 눈사람을 만들었답니다.
어디든 봄이 오는 길이 험난합니다.

  

'일상(Daily Blessing)' 카테고리의 다른 글

반갑지 않은 소리(감사 464)  (2) 2023.03.02
기대하는 것들(감사 463)  (2) 2023.03.01
나눔의 감동(감사 461)  (4) 2023.02.27
행복한 주일(감사 460)  (6) 2023.02.27
추억의 옥수수 죽(감사 459)  (4) 2023.02.26
최근에 올라온 글
최근에 달린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