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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마다 먹고 마시는 것과 수고함으로 낙을 누리는 그것이 하나님의 선물인 줄도 또한 알았도다“(전 3:13) 언제부터 이렇게 먹는 것에 진심이었는지... 팬데믹 이후 집에서 요리를 시작했고, 그 이후 요리를 하면서 더 열심히 요리를 탐닉합니다. 내가 하는 건 요리라고 하기에는 많이 어설프지만, 그렇게 자꾸 하다 보니 맛있는 결과물이 나오기에 재밌어서 더 열심히 하게 되나 봅니다. 오후에 집으로 돌아오는 차 안에서 ‘빠에야’ 이야기를 하게 되었는데, 결국은 그걸 만들어 먹겠다는 결심을 합니다. 옆지기는 피곤할 텐데 그걸 뭘 만드냐고 하면서 은근히 기대합니다. * 오늘 저녁 메뉴는 빠에야 작년 스페인에서 ‘빠에야’ 먹을 때 ‘신살(소금 넣지 마세요!)‘이라고 말하는 걸 잊는 바람에 너무 짜게 먹었던 기억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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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가 직접 했던 말은 아니지만 소크라테스가 “너 자신을 알라” 며 그의 제자들이 세상을 살아나갈 방법을 알려줬던 그 시절 멋진 선생 중 하나였습니다. 그런데 얼마 전 나훈아 씨가 “아~ 테스형! 세상이 왜 이래? “ 라는 노래를 불러 대단한 히트를 쳤습니다. 그의 노래의 노랫말은 이랬습니다. 어쩌다가 한바탕 턱 빠지게 웃는다 그리고는 아픔을 그 웃음에 묻는다 그저 와준 오늘이 고맙기는 하여도 죽어도 오고 마는 또 내일이 두렵다 아! 테스형 세상이 왜 이래 왜 이렇게 힘들어 아! 테스형 소크라테스형 사랑은 또 왜 이래 너 자신을 알라며 툭 내뱉고 간 말을 내가 어찌 알겠소 모르겠소 테스형 울 아버지 산소에 제비꽃이 피었다 들국화도 수줍어 샛노랗게 웃는다 그저 피는 꽃들이 예쁘기는 하여도 자주 오지 못하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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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많이 사랑하는 쪽이 약자입니다. 어제 늦둥이를 둔 친구와 군대에서 휴가 나온 그 아들과의 사랑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아들의 휴가를 기다리던 엄마보다 여자 친구에게 더 마음이 가있는 아들을 아쉬워하는 친구에게 “자식은 엄마가 더 사랑하는 거니까...”로 이야기를 매듭지었는데, 아직 발음이 완벽하지 않은 셋째 언니의 손녀와 며눌님과의 대화에 빵 터졌습니다. 엄마와 두 살배기 딸아이와의 “사랑해!” 말싸움입니다. 엄마가 먼저 딸을 사랑한다고 하자, 딸도 엄마를 사랑한다고 합니다. 이어지는 “내가 더 사랑해”를 반복하다가, 끝날 것 같지 않은 사랑타령을, 시크한 딸이 “좋아 그럼 그렇게 해 줄게”로 마무리합니다 ㅋㅋㅋㅋㅋ그 알 수 없는 사랑의 교전 중에도 엄마는 여전히 약자입니다. 사랑... 울 하나님은 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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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급했던 여름과 미련이 많았던 겨울이 떠나고 본래 우리의 계절로 돌아왔습니다. 뒤죽박죽이던 계절로 그나마 살짝 맛볼 수 있었던 벚꽃구경은 아예 시작도 못하고 지나 보냈습니다. 그리곤 겨울철과 공사철 두 계절뿐인 울 동네에 어김없이 공사철이 찾아왔습니다. 공사철이 왔다는 건 이제 좋은 계절이 왔다는 건데... 내가 주로 다니는 길에 5월 4일부터 도로 공사가 시작된다는 공지가 붙었습니다. 이럴 땐 고향의 봄 여름 가을 겨울이 그립습니다. 조금은 쌀쌀하지만 지금쯤 튤립이 모두 피었을 듯싶어 점심식사 후 옆지기의 옆구리를 꾹꾹 찔러 꽃동산을 다녀왔습니다. 혼자 가도 되지만 옆지기의 마음꽃병에도 예쁜 꽃을 꽂아주고 싶어서...뭐 그렇게 매번 올 때마다 사진을 찍냐는 옆지기의 핀잔에, 그럼 꽃 말고 사람들을 찍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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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퇴 후 도심에서 조금 떨어진 전원주택에서 텃밭과 꽃밭을 가꾸며 예쁘게 노후를 지내는 부부의 초대를 받았습니다. 3년 전부터 계획했으나 팬데믹으로 인해 이제야... 이상한 기후로 꽃밭의 예쁜 봄꽃을 제대로 볼 수는 없었으나, 이제 막 피려고 준비 중인 ‘가롯 유다 나무(redbud)’ 의꽃은 너무도 사랑스러웠습니다. 봄날의 호스트인 안주인께서 우리가 창밖의 자연을 바라보며 즐길 수 있도록 깔끔한 서양식으로 안과 밖의 호사를 누리게 해 주셨습니다. 우리가 육류보다 해물을 좋아하는 걸 어찌 아시고... 하지만 해물보다 야채가 더 맛있었는데 텃밭 한 귀퉁이에 달래가 올라왔다고 함께 상에도 올라왔습니다. 오랜 시간 서로의 지난 이야기들을 들으며 끊임없이 먹고 또 먹고 디저트까지 먹고는 소화를 돕기 위해 집 주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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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봄은 여전히 망설이는 중이지만, 달력의 4월은 벌써 5월을 맞을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여전히 쌀쌀한 날 스스로 피어야 하는 숲 속의 꽃은 눈을 떠야 하는지 더 기다려야 하는지 정신을 차리지 못합니다. 한국은 이미 이 꽃이 지고 저 꽃마저 지려는 중인데...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꽃들이 활짝 피어날 봄은 올 것입니다. 태어난 지 5년이 훌쩍 넘어버린 우리 손녀처럼... 경험해야 하는 모든 것이 처음인 라일리가 어제는 치과 클리닝을 다녀왔답니다. 그동안 그녀를 지켜주던 젖니가 이제 조만간 영구치로 바뀌게 될 때가 되어갑니다. 우리의 머문듯한 시간들이 아이들에겐 너무도 빠르게 흘러갑니다. 지난 5년 동안 나는 주름살 몇 개가 더 늘었을 뿐인데, 라일리는 유치원 졸업을 앞둘 만큼 성장했습니다. 멀리 사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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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제목 때문에 살짝 망설이는 나에게, 이미 읽으신 권사님의 엄지 척으로 빌려온 보석 같은 책입니다. 나와 동갑내기인 정신과 여의사가 파킨슨으로 22년 동안 힘든 시간을 보내면서 자신의 삶을 돌아보며 쓴 특별한 책입니다. 이 특별한 책은 같은 제목의 나단 스테어의 시를 언급하며 서두를 엽니다. ‘만일 내가 인생을 다시 산다면 이번에는 용감히 더 많은 실수를 저지르리라 느긋하고 유연하게 살리라 그리고 더 바보처럼 살리라 매사를 심각하게 생각하지 않을 것이며 더 많은 기회를 붙잡으리라 더 많은 산을 오르고 더 많은 강을 헤엄치리라 아이스크림은 더 많이 그리고 콩은 더 조금 먹으리라 어쩌면 실제로 더 많은 문제가 있을 수도 있겠지만 일어나지도 않을 걱정거리를 상상하지는 않으리라’ 파킨슨 병은 앞만 보고 달려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