깔끔한 며늘은 저녁마다 아무리 피곤해도 집안을 모델하우스로 만들어 놓고 잡니다. 대신 아침엔 일어나는 게 힘들기에 나와 이안이 만 일찍 하루를 시작합니다. 출근하는 날은 둘 다 겨우겨우 일어나 치장하고 나가기 바쁩니다.월요일 아침이지만 늦게까지 조용합니다. 아들은 피곤해서 하루를 오프했고 며늘은 그 아들과 함께 쉰다며 빗장을 여미고 늦게까지 잠을 잡니다. 그리곤 나를 흉내 내는지 뉴욕으로 놀러를 간답니다. 그러다 피곤한지 그마저도 포기하고 그냥 동네에서 놀겠다며 한국식 파스타집으로 점심을 먹으러 같이 나가잡니다. 거길 내가 왜 따라갑니까? 아들네를 내보내고 집에서 점심을 혼자 해 먹으려니 지난 주말 노느라 분주해 장을 못 봐서 재료가 1도 없습니다. 뭔가를 주문해 주겠다는 걸 H mart에 산책 삼아 가..
최소한 일 년에 하루 아버지들께 공식적으로 감사하는 날입니다. 이안이의 아버지와 아버지의 장인이신 외할아버지와 함께 브라질리안 식당에서 맛난 시간을 보냈습니다. 한국에 계신 친할아버지는 문자로 축하만 받으셨습니다. 옆지기가 없는 가족 모임이 내게 익숙지 않았지만 이안이 덕에 사돈댁과 식구가 되어 함께 참석했습니다. 가정적이신 사돈 어르신이 두 딸을 유난히 사랑하며 키우셨다는데 지금도 딸들을 바라보는 그분의 시선에선 꿀이 뚝뚝 떨어집니다. 이제 그 두 딸이 가정을 이루고 태어난 두 손자에게 그 사랑이 옮겨지면서 또 다른 사랑으로 피어난다고 합니다(사돈댁의 자랑담긴 푸념입니다).그래서 자녀 곁에서 베풀며 살고 싶어 은퇴도 안 하고 일을 하는 중이랍니다. 사돈댁은 남편의 은퇴를 기다리며 한국으로 역이민 할 꿈..
토요일 오전을 이안이와 우물쭈물하다가, 이른 오후에 혼자서 허드슨 야드에 있는 멋진 건축물 ‘Vassel'을 구경하러 나가려고 했는데 주말에 뉴욕으로 들어가는 버스 스케줄이 나에게 우호적이지 않습니다. 나선형 계단이 2500개이고 오르면서 360도로 주변을 볼 수 있는 그 건축물조차 보수 공사 중이라서 올해 말이나 되야 문을 다시 연답니다. 처음엔 그 멋진 건축물에서 자살하는 사람이 생겨서, 차선책으로 입장료를 받고 예약을 받아 입장을 시켜도, 자살하는 사람이 또 생겨 난감했던 예술작품이랍니다. 그러다 포기하고 아들네와 함께 집 근처 백화점으로 쇼핑을 나갔습니다. 쇼핑센터는 파킹장을 찾느라 힘이 들 만큼 동네 사람들이 모두 쏟아져 나왔습니다. 늦은 점심은 다양한 메뉴 중 햄버거가 먹고 싶다는 아들에게 표..
아들은 연 이틀 야근으로 피곤했고 어차피 재택근무일인 금요일은 일을 쉰다며 자기가 이안이를 보겠답니다. 며느리는 어제 일과 회식으로 힘들어서 오늘은 9시부터 오전 근무만 한다고 합니다. 하지만 정작 이안이의 기상시간인 7시엔 아무도 나오지 않습니다. 아니 피곤해서 눈 비비며 내려오는 아들에게 다시 가서 자라고 하니 기다렸다는 듯이 죄송하다며 올라갔고, 잠이 많은 며늘님은 아예 내려오지도 않습니다. 아마도 9시에 맞춰 커피 만들러 내려와 재택근무를 시작할 것입니다. 부지런한 할머니와 이안이가 분주한 하루를 시작합니다. 아침을 먼저 먹은 이안이를 놀이방에 보내고 커피와 아침을 먹으려니 이안이가 저러고 할머니의 관심을 부릅니다.부지런히 아침을 먹고 뜨겁기 전에 동네 산책길에 나섰습니다. 출근하느라, 등교하느라..
수요일 저녁 자정이 다 되어 퇴근한 아들이 방문을 두드립니다. 목요일에도 자기는 여전히 야근을 해야 하고, 며느리는 팀원들과 회식이 있어 늦을 거라며 엄마가 하루종일 혼자 이안이를 돌봐야 한다고...어차피 아들내외가 출근을 하면 7시나 되야 집에 돌아오고 이안이는 8시 전에 잠자리에 들어야 하니 그렇게 많이 다를 건 없는데...암튼 각오를 하고 하루 루틴을 시작했습니다.우량아라 돌보느라 팔이 좀 뻐근하긴 하지만 마음은 이안이로 인해 즐겁습니다. 사방에서 황혼육아하면서 몸이 망가진다고 걱정을 해선지 몸을 사리면서 돌보는 중입니다. 이안이가 잠자리에 든 걸 보고 옥상에 올라가니 석양이 예쁘게 지고 있습니다.
8개월 만에 만난 손자 이안이는 무척이나 우량아입니다. 할머니가 안아주기 버거워하니 부모는 신생아 때 원하는 대로 먹였더니 그랬노라고 변명을 합니다만 잘 먹는 아기여서 그랬을 겁니다. 지금 토실토실 한 건 라일리처럼 나중에 키로 갈 테니 걱정말길...지난주에 이어 오늘도 사랑하는 엄마는 뉴욕으로 출근을 했습니다. 평소 아빠에게 하던 바이바이가 아닌 어리둥절한 표정입니다. 엄마의 마음도 다르지 않을 것 같아 옛날 데이케어에서 일할 때 학부모에게 보고하는 일지를 만들어보기로 했습니다. 출근할 때마다 귀여운 이안이 두고 일하러 가기 싫다는 며느리와 늘 보고 싶어 하는 아들을 위해... 아침에 우유와 이유식을 먹은 후 오전 클래스(ㅋㅋ)에서 오늘은 동그라미를 배웠노라고 말입니다.스트링을 무조건 입으로 가져가기를..
6월부터 일을 시작하는 며느리는 일주일에 사흘(월, 화, 목, 금요일) 일하는데 그나마 이틀(화, 금요일)만 출근하고 이틀(화, 목요일)은 재택근무를 한답니다. 오늘은 그녀의 10개월 만에 첫 출근입니다. 이안이를 너무도 이뻐해서 어찌 출근하려나 모르겠습니다. 어제는 방에서 일을 하면서도 짬만 나면 내려와 이안이를 안아주며 뽀뽀를 했는데...오늘 이안이는 엄마 없이 할머니와 하루를 시작했습니다. 아침에 깨어나면 할머니방에 와서 스투피와 인사를 하고 내려갑니다. 엄마 아빠가 출근하며 ‘바이’를 하니 차창 너머로 한참을 바라봅니다. 저녁에 다시 만날 것을 기대하며 헤어지는 연습 중입니다. 이안이 아침 우유를 먹이고 나서 할머니는 커피를 내립니다. 커피를 마시는 동안 이안이는 학교에서 ’ 자율학습‘을 합니다...
주일 오후 아들내외가 이안이와 함께 동네 쇼핑센터엘 간답니다. 내게는 가도 되고 집에서 쉬어도 된다며 선택권을 주길래 이안이가 즐기는 것을 보려고 따라나섰습니다. 쇼핑몰과 놀이동산을 멋지게 지으려고 ‘아메리칸드림’이라는 이름으로 공사를 시작했는데 투자자들이 많이 빠져나가면서 공사가 흐지부지됐고 팬데믹까지 겹치면서 일반 투자자들을 제외한 유태인들이 힘을 합해 세웠다는 이야기가 있답니다. 규모에 비해 사람이 적어서 유지가 되려나 걱정이지만 아이들이 방학을 맞으면 그래도 붐비지 않을까 싶습니다. 아메리칸드림... 오래전 미국으로 이민 온 사람들이 가졌던 마음이었습니다. 자유를 찾아, 더 나은 교육환경을 위해 그리고 더 나은 삶의 질을 누리기 위해 찾아 수많은 이민자들이 미국으로 발을 들여놓으며 가졌던 생각입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