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안이 만큼 아들내외도 아프긴 마찬가지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이들은 재택근무를 해야 하는데, 특별히 10월은 눈코 뜰 새 없이 바쁜 달이랍니다. 주말 뺀 지난 이틀은 교대로 이안이를 봐주다가 오늘은 둘 다 같은 시간에 컨퍼런스 콜이 있어서 2-4시 사이에 데리고 산책을 다녀와 달라고 부탁합니다.나까지 걸렸으면 자유롭게 노 마스크로 지낼 텐데,내가 안 걸리는 바람에 나를 위해 모두가 마스크를 써야 하고, 이안이를 마스크 씌울 수 없으니 내가 이안이 근처에 가지 않게 하려고 노력을 합니다. 그럼에도 이안이가 보채기라도 하면 무심결에 다가 가려다가 아들에게 혼쭐이 나기도 합니다. 그런데 오늘은 어쩔 수 없이 그 이안이를 내게 부탁합니다. 날이 너무 좋아서...오랜만에 이안이와의 산책이 너무 반가워서...잠..
이안이는 아들내외가 재택근무를 하면서 서로의 시간을 할애해 울리기도 하고 재우기도 하면서 돌보는 중입니다. 그 덕분에 나는 비록 방에 갇혔지만 쉼을 누리는 중입니다. 섭섭한 마음이 희미해지니 또다시 엄마와 할머니의 마음으로 쇼핑을 나섭니다. 아들내외를 위한 콩나물과 두부, 이안이를 위한 브로콜리와 앙팡치즈를 사러 나섰는데 날이 금방 어두워집니다. 마음먹은 후 잠깐 지체했을 뿐인데...가는 길목엔 나무들이 예쁘게 옷을 입기 시작합니다.돌아오는 길목엔 그동안 낮에만 보던 핼로윈 장식이 빛을 입고 협박을 합니다. 심지어 어떤 장식은 스산한 소리를 내기도 합니다 ㅋㅋ포트리 메인스트릿은 크리스마스 스피릿입니다. 온통 나무들이 불빛을 입고 얼마 남지않은 자신의 모습을 감추기 시작합니다. 늦은 봄과 여름을 정신없이..
아들네 세 식구가 코비드에 걸렸습니다. 처음에 아들이 감기인 줄 알고 하루를 심하게 앓다가 혹시나 싶어 테스트를 하니 양성입니다. 그때까지만 해도 나나 이안이, 그리고 며늘도 괜찮았는데,하루가 지나니 며늘도 양성이 나오고 이안이는 너무 어려 검사하기도 힘들고 설령 양성이라도 치료할 수 있는 방법이 없다는데... 하루 만에 열이 103도까지 올라가서 급하게 의사에게 전화하니 타이레놀을 시간 맞춰 먹이고 지켜보라고 합니다. 다행히 열은 조금씩 내렸지만 많이 아픈지 그리 좋아하던 ‘맘마’조차 거부합니다. 하루 전만 해도 놀이터에서 할머니와 즐겁게 놀았는데...평범이 비범이 되는 중입니다. 새로 도착한 키트로 다시 검사해도 여전히 나는 음성입니다. 그래서 부엌과 거실에서 아들네끼리 있을 땐 마스크를 안 쓰다가 ..
* 아침 아들이 목감기가 와서 출근을 못하고 집에서 일을 합니다. 며늘은 늘 재택근무를 하다가 이번주는 집에서 좀 떨어진 뉴저지 클라이언트 사무실로 출근합니다. 재택근무를 하든 출근을 하든 어차피 육아는 내 몫이니 별다를 게 없습니다. 단지 이안이가 집에 가족이 한 명이라도 더 있으면 온기를 느끼니 그건 좋습니다. 비록 옆에서 콜록거리며 이안이에게 옮길까 봐 걱정을 하긴 하지만...지난 이틀 겨울의 문턱까지 갔다가 오늘은 다시 포근해지니 사람도 개도 모두 즐거운 산책을 나섭니다. 기온차가 이리도 심하니 이래서 모두 감기에 걸리나 봅니다.그걸 아는지 이안이가 자기 키만 한 커다란 기저귀가방을 끌고 옵니다. 너의 귀여움을 누가 거부할 수 있겠니!가을 하늘은 무척이나 청명합니다. 추운 날엔 햇살이 반가울 테지..
* 도서관 답사 시간대신 돈이 많은 며늘은 이안이에게 맞는 비싼 배움을 찾느라 열심이지만, 돈보다 시간이 많은 할머니는 공공자원을 이용하기로 합니다. 걸어서 5분 거리에 있는 포트리 도서관에서 10, 11월에 0세부터 18개월까지 스토리 타임이 매주 수요일 오전에 있습니다. 제한된 인원 때문에 신청을 해야 하고 선착순 마감이라기에 노력을 했는데 웨이팅 리스트에 올랐습니다. 그래서 포기했는데 지난 월요일 이멜이 왔습니다. 참석 안 할 거면 캔슬하고 다른 사람이라도 오게 하라고? 무슨 말인가 싶어 어제 도서관엘 찾아갔더니 처음부터 등록이 되었기에 결국 지난 두 번을 빠졌답니다. 리스트에 오랐다는 걸 이멜로 못 받았다고 볼맨소리를 하면서 감사했습니다. 장소와 환경을 확인하고 책도 보고...근처 파리바케트에서 ..
아빠 출근 버스길에 동행하는 게 이안이의 일상 중 기쁜 일중 하나인데 오늘 아침은 많이 추워졌습니다. 두둑이 껴입고 나섰습니다. 귀찮을 듯도 한데 협조해 주는 걸 보니 추위를 배우는 중인듯합니다.집으로 돌아오는 사거리 학교 앞에서 건널목을 건네주는 남미 할머니가 이렇게 추운데 산책하느냐고 합니다. 이래저래 설명을 하니 그제야 ‘아하’하며 이안이에게 천주교식 축복하며 성호를 긋습니다. 세상의 모든 일들은 ‘이유’가 있습니다. 어젯밤에 창문을 심하게 두드리던 바람이 해골을 넘어뜨렸습니다. 이번주는 며늘도 뉴저지 사무실로 출근을 합니다. 운전을 싫어하는 며늘은 우버로 출근을 합니다. 아들 내외는 출근하고 오전을 할머니와 놀다가 이안이도 잠이 들었습니다. 내가 차 마시는 걸 좋아하는 걸 알고 며늘이 예쁜 차를 ..
며늘집에서는 음식 해 먹는 게 전쟁입니다. 외식보다 집밥을 선호하는 내게는 더더욱 스트레스입니다. 그렇다고 뭐 맛난 음식을 먹는 것도 아니고 대충 해 먹어도 그것보다 나을듯한 음식들을 주문해서 먹습니다. 쌀국수, 닭튀김, 돈가스, 자장면, 김밥, 김치찌개, 된장찌개, 순두부 등등~ 점심에 자주 먹는 중동음식을 엄마도 맛보게 한다나 뭐라나... (헐~저 하얀 소스가 밥 한 공기 칼로리, 그런데 저걸 넣어야 맛있다나 뭐라나~)며늘이 요리를 못하는 이유는 집(주방)이 더러워지는 게 싫어서랍니다. 그래서 음식 하는 거 자체를 좋아하지 않습니다. 아들이 내게 요리를 하지 말라는 이유는 엄마가 힘들까 봐랍니다. 안 힘들다고 그냥 내가 먹는 거 하면서 너희 것도 추가로 만들겠다고 해도 늘 반만 동의합니다. 내 돈 들..
* 권태기 황혼 육아, 아니 며늘집 살이를 시작한 지 6개월로 접어듭니다. 귀여운 손자를 위해 모두 다 내려놓고 오긴 했지만... 멀리 바라보니 나는 누구인가? 싶기도 하고... 아들내외가 걱정할까 봐 내색은 못하지만 아마도 눈치는 챌듯싶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손주는 잘 먹이고...최선을 다해 잘 놀아주는 중이지만...내가 미국을 떠나 한국에서 6개월 지내고 돌아오니 핼러윈도 돌아옵니다. 아들 회사 출근 버스 타는 걸 배웅하는 게 일상이 된 이안이와 큰 길가 집들이 장식한 핼러윈을 구경합니다.작년엔 태어난 지 얼마 되지 않았기에 올해 처음 맞이 하는 핼러윈 장식에 어리둥절합니다. 10월 말 핼러윈날에는 바구니 들고 동네방네 다니면서 ‘어흥! 떡하나 주면 안 잡아먹지~’를 할듯합니다. 석양이 멋지다기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