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작스러운 옆지기의 디트로이트 방문 일정은 생각지도 않게 하루에서 4일로 연장되었습니다. 주일 저녁에 주일 낮이 포함이 되고... 토요일 저녁의 대단한 환영 파티와 월요일의 흥겨운 회동으로 이어지고... 게다가 떠나는 날인 화요일까지... 일분일초를 알차게 지내고 왔습니다. * 설렘 미리 약속된 분들에게만 드리려는 컵받침 꽃바구니를 예쁘게 포장해서... 3년 반 만에 만나는 그리운 얼굴들을 기대하며 출발했습니다. * 위로의 밤 도착하고 보니 소공동 순두부집에 60여 명이 넘는 소중한 분들이 함께 모였습니다. 나도 그 생각을 했지만 옆지기도 같은 마음이었는지, 집 나간 둘째 아들을 위해 암소(?)를 잡아 환영해 주셔서 감사하다는 인사말과 함께 만남은 시작되었습니다. 지난 4년 팬데믹으로 지나버린 아쉬운 추..
저녁 식사를 마칠 즈음 오랜 지인에게서 전화가 왔습니다. 추억을 함께 나눌 지인과의 통화가 길~어 질듯해 동네 산책길을 나섰습니다. 원래 다니던 길 말고 뒷길인 주택가로 통해 들어서니 토끼들이 소풍을 나왔습니다. 그 길 끝에 있는 백조의 호수 뒤쪽으로 들어서니 노랑꽃이 넓은 동산에 가득합니다. 예쁜 앞치마를 입고 영화 sound of music의 주제곡이라도 불러야 하는 경치입니다. 며칠 사이에 새끼 백조들이 틴에이저가 되었습니다. 사람처럼 백조도 아이든 어른이든 어중간한 시기에는 그리 예쁘지만은 않습니다. 이제 새끼들이 많이 자라 선 지 사람들이 다가가도 피하거나 경계하지 않습니다. 자꾸 길어지는 대화를 이어가려고 큰길 끝 쪽으로 들어서니 음악이 흥겨운 야외식당에서 먹고 마시며 인생을 즐기는 사람들이 ..
이번 주말엔 아주 많은 옛 지인들을 방문할 예정입니다. 우리를 환영해 줄 그분들(친구 포함)에게 뭔가 감사 표시를 하고 싶어서... 내가 잘하는 꽃바구니 컵받침을 만드는 중인데... 세 가지 색실이 동시에 하지만 조금씩 다른 양으로 필요합니다. 사실 이 튤립 꽃바구니의 시작은, 지난 어머니 날에 자녀를 가슴에 품고 살아가는 지인들에게 자녀 대신 위로하려고 만들어 드린 것이 계기가 되었습니다. 한국의 지인 방문 시에는 빈손으로 만나기 겸연쩍어 만들어 드렸고, 그 이후 집에 돌아와 특별한 이유로 만나는 사람들에게 만들어 드리다 보니 계획에는 없었지만, 또 손가락 통증에도 불구하고 계속 만들게 되었습니다. 더 이상 만들일이 없을 줄 알았는데... 이번엔 아주 많이 만들어야 하는데... 문제는 내게 필요한 빨간..
집을 쇼잉 하기 전에 하려 했던 샤워장 청소 마무리를 이미 집 오퍼에 사인한 후인 어제야 끝냈습니다. 샤워장 구석에 실리콘 위로 물곰팡이가 지저분해서 새 실리콘을 입히려고 긁어내고는 말린다는 핑계로 일주일이 지난 후에야... 그것도 급하게 어제 오후 인스펙션 날짜가 잡혀서... 처음 해보는지라 살짝 망설임이 있었지만, 청소업체가 유튜브에 알려준 대로 따라 했더니 성공했습니다. 필요이상의 물건을 사지 않고 스페출러를 쓴 건 오히려 잘했습니다. 인스펙션을 방심하고 청소도 제대로 하지 않아서 찜찜했는데, 집 보러 올 때보다 더 세밀하게 집안 구석구석을 샅샅이 뒤지니 그 찜찜함이 걱정으로 이어졌는데, 그 인스펙션팀이 집주인은 나가주길 요청합니다. 그래야 바이어와 인스펙션팀이 자유롭게 대화를 할 수 있다나 뭐라나..
이른 아침 전화 통화를 하면서 백조의 호수를 걸었습니다. 나의 수다 소리를 잠재우는 분수대의 물소리... 호숫가에서 어미 백조와 새끼 백조들이 열심히 수초를 먹고 있습니다.그 곁에서 아비 백조는 가여운 새끼 오리들이 물가에 얼씬도 못하게 얄미운 소리를 내며 쫓아냅니다. 가여운 새끼 오리... 우 씨~ 자기 새끼만 귀한가...내가 교통정리를 해줄 수 없으니 그냥 나그네로 지나갑니다. 호수 주위엔 다양하게 자기의 맵씨를 뽐내는 꽃들로 환합니다. 비록 인공이지만 끊임없이 떨어지는 물소리가 시원합니다. 그 시원한 물로 수련들이 활짝 피어납니다.우와~ 데이지 학교입니다. 크지도 작지도 않은 데이지... 너 참 사랑스럽다^^장미에게 푹 빠져 내가 가까이 간 것도 모르는 꿀벌이 Bzzz 소리를 내며 열심히 일을 합니..
* 세상 간편한 브리또 월 수 주일은 옆지기를 위해 아침을 준비합니다. 언제부터인가 오믈릿 브리또를 만들어 주기 시작했는데, 그의 입맛에 맞았는지 매번 해줄 때마다 맛있다며 기분 좋게 먹습니다. 만들기는 쉽고 안에 들어가는 재료는 냉장고에 있는 야채를 넣으면 되니 누이 좋고 매부 좋은 신박한 메뉴입니다. 오늘은 계란을 풀고 시금치와 양파 맛살 그리고 화룡점정 피자치즈를 함께 섞어주고, 계란이 2/3쯤 익으면 또띠야를 그 위에 얹어 잠시 기다려 둘이 하나가 되면 뒤집어서 노릇노릇해질 즈음 꺼내 그 위에 칙필라 소스를 뿌려 접으면 됩니다. 오늘은 어제 먹다 남은 모찌넛 알갱이도 커피와 함께 먹었습니다. * 모찌+도넛=모찌넛 당뇨 환자집에 있으면 안 되는 도넛의 출처는... 어제 수양 딸네 도움으로 피아노를 ..
옆지기의 작년 피검사 결과에 전립선 수치(PSA)가 조금 높아 지켜보자며 3개월마다 피검사를 해오다가 일주일 전엔 심각하게 높아져서 조직검사를 했습니다. 암일지도 모른다는 두려움과 함께... 그 일주일 동안 옆지기는 지난 삶을 돌아보며 잠잠히 지냈고, 나는 은퇴를 본격적으로 준비하기 위해 가장 큰 덩어리인 집을 내놓기 위해 열심히 지냈습니다. 드디어 어제 앞으로 우리의 향방을 결정지을 그 검사 결과가 나오는 날(D-day)이었습니다. 감사하게도 ’ 암‘도 ‘염증’도 아닌 단지 그냥 수치만 높을 뿐이랍니다. 그러면서 옆지기는 결과에 의아해하던 의사의 모습이 잊히지 않는답니다. 암이든 염증이든 뭔가 결과를 봐야 했던 의사에게는 의아함이었지만, 결과가 어떻게 되든 하나님의 긍휼 하심을 구하던 우리에게는 큰 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