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스토리 뷰
갑작스러운 옆지기의 디트로이트 방문 일정은 생각지도 않게 하루에서 4일로 연장되었습니다.
주일 저녁에 주일 낮이 포함이 되고...
토요일 저녁의 대단한 환영 파티와 월요일의 흥겨운 회동으로 이어지고...
게다가 떠나는 날인 화요일까지...
일분일초를 알차게 지내고 왔습니다.
* 설렘
미리 약속된 분들에게만 드리려는 컵받침 꽃바구니를 예쁘게 포장해서...
3년 반 만에 만나는 그리운 얼굴들을 기대하며 출발했습니다.
![](https://blog.kakaocdn.net/dn/dF53Ck/btsofoKN5Pq/jJHAt7YNBVwhOAQkeUCe11/img.jpg)
* 위로의 밤
도착하고 보니 소공동 순두부집에 60여 명이 넘는 소중한 분들이 함께 모였습니다.
나도 그 생각을 했지만 옆지기도 같은 마음이었는지,
집 나간 둘째 아들을 위해 암소(?)를 잡아 환영해 주셔서 감사하다는 인사말과 함께 만남은 시작되었습니다.
지난 4년 팬데믹으로 지나버린 아쉬운 추억들을 모두 소환했습니다.
떠난 사람을 반가이 맞아 주는 고마운 분들과 함께 2차, 3차로 이어지는 만남은 저무는 시간도 고사했습니다.
![](https://blog.kakaocdn.net/dn/n7CXB/btsobdwCnQp/3s2VW91FRKdSdOLLHkkSb0/img.jpg)
![](https://blog.kakaocdn.net/dn/bU0BBq/btsog0PXWzG/xYmC96aG8hQdbAJzjCzeF1/img.jpg)
* 주의 날
예배가 우선이긴 했지만,
왜 교회에서는 사진 찍을 생각을 1도 안 했는지...
남은 흔적은 누군가가 찍어놓은 동영상이 전부입니다.
격하게 환영해 주시는 분들의 사랑이 고맙습니다.
* 돼지들의 행진
예배 후 옆지기와 나는 각자 다른 장소에서 시간을 보내기로 했습니다.
옆지기는 저녁에 있을 모임과 그 모임을 위해 마련된 식사의 자리로,
나는 전에 가까이 지내던 돼지 네 마리와 함께 웃고 울면서 흐르는 시간을 아쉬워했습니다.
서로 다른 환경에서 자라고 교육받아 공통분모가 전혀 없는 우리들이었지만 같은 공동체에서 신앙생활을 했던 사람들이어선지 만나면 그냥 좋은 그런 친구들입니다.
최근 부부의 위기를 겪는 한 친구의 고백은 세 친구를
통해 위로받고 말씀으로 치유되는 기쁨을 얻는 귀하고 소중한 나눔의 시간이었습니다.
![](https://blog.kakaocdn.net/dn/bAoiqq/btsofrOprBy/x7ePyJrLnIMbvyBi2WOYC1/img.jpg)
![](https://blog.kakaocdn.net/dn/coOLwX/btsov5ksk7J/FOtAIKLJ5gUO6mL1qjwOT0/img.jpg)
* 어긋나는 기회
첫째 날 호텔은 무슨 행사가 있었는지 시끄럽고 게다가 환경도 단정하지 못해서 잠을 설치고 나왔는데,
둘째 날은 깨끗하고 조용하며 그림의 떡인 수영장까지 있었습니다.
저녁에 들어가 잠만 자고 나오기에는 너무도 아쉬운 그런 호텔이었습니다.
일의 일정이 끝나서였는지, 좋은 환경이어서였는지 잠을 푹 잘 수 있었습니다.
![](https://blog.kakaocdn.net/dn/qTZKu/btsohn5kOaX/kFDK1p0N1J71kmA4mZP1rK/img.jpg)
* 공치기
옆지기가 자주는 못해도 디트로이트에 살 때 일 년에 한 번 자선게임으로 했었던 골프 칠 수 있는 기회를 얻었습니다.
4년 동안 골프채를 잡아보질 않아 같이 치는 사람에게 민폐가 될까 봐 염려했는데,
그러나 그 염려는 마치 매일 골프를 치던 사람처럼 골프공과 함께 날려 보냈으니 아마도 옆지기는 공치기에 소질이 있나 봅니다.
![](https://blog.kakaocdn.net/dn/cV6byi/btsogeOyX4S/XaubLyMK9rpNbX0V08HY6K/img.jpg)
드넓은 필드에서 바람이 솔솔 불어와 골프 치기 딱 좋은 날이었습니다.
공을 따라다니는 그들을 따라다니기에도 좋은 날이었습니다.
![](https://blog.kakaocdn.net/dn/pKMGj/btsofNQ55o5/WKzDl2g3z0BX1h4SX6dMX0/img.jpg)
그분들은 은퇴 후 일주일에 4, 5일 골프를 치는 곳이랍니다.
모든 홀이 우리 인생길처럼 때로는 물과 늪, 또 사막까지 있어 원하든 원하지 않든 빠져서 허우적거립니다.
![](https://blog.kakaocdn.net/dn/cfVN3t/btsovJBQ8x5/HkJZJ4MInPkx3JxjS0VEJ0/img.jpg)
이른 아침 언제 김밥을 만드셨는지 9홀이 지나자 요술램프 가방에서 김밥을 4개 꺼내 주셨습니다.
운동을 하지 않은 내게도 건네주시는 김밥은 꿀맛이었습니다.
![](https://blog.kakaocdn.net/dn/M1yeE/btsoe22pEpS/xOTYqxPlMz0DwdhMpOHGb0/img.jpg)
골프장은 사람만 즐기는 것이 아니었습니다.
곳곳에 새들도 들짐승들도 여유롭게 지냅니다.
![](https://blog.kakaocdn.net/dn/bEqy32/btsoezsA8JN/iXKeksGLk3nnaIQHlSOBz0/img.jpg)
![](https://blog.kakaocdn.net/dn/baroUC/btsogeA49T2/ku5QbTj0XPLU9S7FbrAdl0/img.jpg)
골프 치는 사람들은 아쉬웠을 18홀 사인이 나오니 나는 무척 반가웠습니다.
날파리의 공격을 받아 종아리가 벌집이 되었기에...
![](https://blog.kakaocdn.net/dn/U3zsq/btsoe1vAxcy/iu7odBM7vDEhK3cTW6bnKK/img.jpg)
월요일이긴 했지만 티 타임이 9시여서 사람이 많을 줄 알았는데,
18홀을 칠 동안 아무도 뒤따라 오지 않는다며,
늘 다니던 골프장이 이럴 수도 있느냐며 신기해하셨습니다.
우리를 위해 사람들의 발걸음을 멈추게 해 주셨다고...
![](https://blog.kakaocdn.net/dn/cmHDZb/btsoftyQOA7/BdQx4VQwmiEuI2Bh7FozFk/img.jpg)
저녁에 우리가 한식당으로 간다니 ‘그럼 점심은 양식이지!’ 하시며 함께 자주 가던 ‘웨버 스테이크 하우스’에서 진한 석별의 정을 나눴습니다.
지난 2019년에 했던 걸 다시 한번...
* 거절할 수 없는 만남
우리와 함께 하던 시간들 속에 생로병사를 모두 겪었던 ㅂ 장로님께서 꼭 식사를 하고 싶어 하셔서...
알고 보니 아들이 아주 늦은 결혼과 함께 얻은 손주 소식을 전하고 싶으셔서...
그 장로님 뿐 아니라 우리는 모두 슬픔과 기쁨으로 집을 지으며 살아갑니다.
![](https://blog.kakaocdn.net/dn/qA8wn/btsogZczAzB/b4w0iWi4TZvysox7XmwZqk/img.jpg)
* 코리안 아메리칸
80세가 넘도록 가난한 사람들이 사는 지역에서 정신과 의사로 일하시면서 일하시던 ㅅ 장로님은 우리를 하룻밤 재워주고 싶으셔서 여러 번 부탁을 하시기에 마지막 날 밤은 그곳에 잤습니다.
50여 년을 미국 병원에서 일했기에 친구들이 모두 미국사람들이었지만 최근 은퇴를 하고 나니 병원 생활과 함께 시작했던 신앙생활 중 만난 교회 친구들이 이제는 전부라며,
당신은 영어가 더 편하지만 뼛속까지 한국사람이라며,
우편함에도 자동차에도 심지어 문설주에까지 모두 코리안 아메리칸 싸인을 붙이셨습니다.
기간이 길고 짧을 뿐 우리 모두는 코리안 아메리칸들입니다.
![](https://blog.kakaocdn.net/dn/QRSsg/btsog0h8vVL/2wxWiThB6kRCyGKLTDgsC0/img.jpg)
![](https://blog.kakaocdn.net/dn/bglo6q/btsobas5l1C/hvfjTnrrkZtKnnLNey5kPk/img.jpg)
![](https://blog.kakaocdn.net/dn/np6tX/btsoe98lIRL/BCfN6Mctsex6glo1QK8l5K/img.jpg)
* 위로받고...
두 번째 날 이미 이별을 했는데 다시 앞으로 다시 못 볼 것 같아 아무래도 안 되겠다며 우리가 향하는 랜싱과 당신 집인 앤 아버 중간에서 한번 더 만나야 한다며 울먹이십니다.
그래서 일정을 조정해 만나 뵈니 지난 며칠 준비하신 음식들을 아이스 박스에 전달해 주십니다.
전날 주면 길에서 다 상하게 될까 봐 상황을 보시다가...
중간에 만나 다시 한번 석별의 정을 이번엔 펑펑 울면서 나누었습니다.
평생을 살면서 이렇게 하나님 다음으로 신실하신 분은 만나기 힘들 것 같습니다.
* 위로하고...
올 초 교통사고를 당하고 6개월 동안의 재활치료를 받고 계시는 ㅇ 목사님 내외분을 찾아뵈었습니다.
누구보다 건강하셨는데...
누구보다 완벽을 추구하셔서 주변의 어리숙한 목회자들은 늘 야단맞기 일쑤였는데...
무척 쇠약해지 모습에 숙연해졌습니다.
그분의 사돈댁이 운영하는 한식당에서 회덮밥을 먹었습니다.
음식은 찍으면서 두 분과 사진을 찍는 건 어찌 잊었을까...
늙어가는 모습은 사진 찍히기 싫다는 말씀에 순종해서...
어른들의 말씀은 반대로 들어야 한다던데...
식사 후 댁에 모셔다 드리면서 그 집에서 또다시 이어진 대화덕에 시카고에는 저녁 늦게야 도착했습니다.
![](https://blog.kakaocdn.net/dn/bR3jdH/btsohAKfzAJ/Ffj84pp5f0KZyDigbdbaIk/img.jpg)
3주 같았던 지난 3박 4일은 축복이며 기쁨이었습니다.
'일상(Daily Blessing)' 카테고리의 다른 글
토롱이의 베비샤워(감사 606) (4) | 2023.07.20 |
---|---|
미처 발견하지 못했는데(감사 605) (4) | 2023.07.20 |
모두에게 소중한 추억(감사 603) (4) | 2023.07.15 |
선물에 대한 열심(감사 602) (6) | 2023.07.13 |
혼자서 집 팔기(FSBO)-인스펙션(감사 601) (4) | 2023.07.1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