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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후가 되니 한낮의 더위가 한풀 꺾이고 아들네 옥상에 시원한 바람을 실어다 줍니다. 반납하기 아쉬운 이기주 작가의 책을 한번 더 연장해서 읽는 중인데 낙조가 방해를 합니다.그러고 보니 내가 딸네 다니러 가던 8월 7일이 ‘입추’였습니다. 세월 앞에 속절없다는 그의 말이 피부에 와닿습니다.멋진 태양은 수줍은 듯 구름뒤로 숨어버리고 대신 검은 풍선이 둥실둥실 바람을 타고 춤을 춥니다. 해가 서산으로 넘어가 어둑어둑해 지기에 내려오니 이안이의 11개월 파티가 열렸습니다.이제 한 달 후면 이안이의 돌입니다. 소중한 손자의 거창한 돌잔치를 준비하느라 폼생폼사인 아들내외가 파티 플래너를 만나고 왔답니다. 돌잔치를 환갑잔치처럼 하는 모양입니다.이기주 작가처럼 가능하면 말을 아껴 글을 써야 합니다.타인의 세계를 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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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요일, 오늘은 아들내외가 재택근무를 한답니다. 아들이야 원래 그랬지만 코비드 19 이후 육아와 재택근무가 익숙했던 며늘은 월요일부터 목요일까지 뉴욕 사무실로의 출근이 무척이나 피곤했을 텐데, 그것도 매일 저녁 오버타임으로 10시가 다 되어 퇴근했으면서, 오늘 아침엔 일찍 일어나 7시부터 이안이를 돌봅니다. 여자는 약하지만 어머니는 강합니다. 지난 며칠 며늘이 하던 이유식과 빨래 그리고 이안이의 육아를 감당해야 했던 내게 쉼을 주는 날입니다. 여전히 9-5엔 내려가야 하지만...자기의 안전을 위한 장치를 어떻게든 열어보려고 애쓰는 모습이 너무도 귀엽습니다.그게 협조인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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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안이가 ‘할아버지’를 알아주기 시작해선지 아쉬워하는 눈빛이 살짝 있었지만 옆지기는 미련 없이 떠났습니다. 뭐든 미리미리 해야 하는 성격 탓에 6시쯤 떠나도 될 공항엘 5시에 떠났습니다. 시큐리티 체크도 빨라 생각보다 일찍 게이트에 도착했다는 문자가 왔으니 그의 공항에서의 시간이 더 길어진다는 의미입니다. 우버도 새벽에 부르는 게 훨씬 싸다는 말을 듣지 않고 어제저녁에 미리미리 예약을 해서 20불 더 비싸게 떠났습니다. 내가 딸네 가면서 경험한 건데 우버나 리프트는 예약이 훨씬 비쌉니다. 미국에서 두 달이 넘는 다양한 일정들을 멀티로 예약하면서 가능하면 저렴하게 다니느라 한국 왕복은 캐나다 항공을 예약했는데 기대하지 못한 사건이 많아 한국행도 도착하는 시간까지 불안하긴 합니다. 캔슬되기로 유명한 캐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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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들네서 4박 5일을 지내고 이제 내일 모래면 한국으로 돌아갈 옆지기는 두 달여 기간 동안의 미국생활을 정리 중입니다. 한국엔 그가 해야 할 일들이 기다리고 있기에 내가 함께 가지 못해도 조금은 덜 미안합니다. 아들의 말대로 ‘아빠는 일을 해야 하는 사람’이니까 지금의 방식대로 당분간 그렇게 서로 지내는게 좋겠습니다. 옆지기는 한국에서 좋아하는 일을 하며, 나는 이곳에서 사랑하는 손자를 돌보며...바쁜 핑계도 있었지만 15개월부터 보내려는 데이케어와 내니를 아직 알아보지 못했다고 합니다. 내게 미안해서 빨리 좋은 곳과 사람을 찾아보겠다는 아들에게 어쩔 수 없어서 하는 선택이 아닌 좋은 선택을 하라고 했습니다. 엄마가 지금 할 수 있는 일이 손자 돌보는 일이면 그것으로 행복하다 했고 사실이 그렇습니다. 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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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애란 작가가 그랬답니다. ’지가 좋아하지 않는 인간 하고도 잘 어울리게 어른이지!‘ 지난 40여 일을 손녀를 돌보기 위해 딸네 머물렀던 옆지기의 일상을 딸아이에게 전해 듣고 그동안 내가 가지고 있던 불만을 담아 남은 기간 동안 그의 일거수일투족을 못마땅해하며 곱지 않은 시선을 마구 퍼부었습니다. 떠나는 날 공항에서 옆지기에게서 그동안 그가 자식을 키울 때 경험하지 못했던 어려운 시간들을 듣게 되었습니다. 조금은 특별한 성격을 가진 라일리를 어떻게 다뤄야 하는 줄 몰라 처음엔 당황했고 나중엔 상황을 악화시키고 싶지 않아 무시해야만 했다고 합니다. (사실 아이들이 자랄 때 유학을 온 그는 공부 이외엔 할 줄 아는 게 없습니다.) 게다가 다음 학기 시작인 9월에 또 다른 학교에서 들어온 겸임교수 자리를 위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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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라일리 토요일 오전은 골프 레슨을 받는 날입니다. 이제 6살도 안된 조그마한 꼬맹이의 스윙이 제법입니다. 함께 할 수 있는 날이 마침 드라이브를 치는 날입니다. 수영만큼 골프도 제법 잘합니다. 부모는 벌써 골프로 대학을 보낼 생각을 하는 중입니다. 모든 부모의 눈에 자기 자녀는 천재이기에...* 이안이 할머니가 없는 동안 엄마가 이안이 데리고 재택근무를 하느라 간식으로 맛난 과자를 주문했는데 너무 좋아해서 모두를 웃게 해 줍니다. 라일리네 떠나기 전에 목감기가 걸려 아팠는데 회복하더니 많이 야무져 졌습니다. 아기들은 아프면서 똘똘해지는데 그 과정이 모두를 힘들게 합니다. 지금은 아무 욕심이 없이 건강하게만 자라주길 바라지만, 이안이는 크면서 뭘 잘할까... 부모는 또 무엇을 아이에게 기대할까... 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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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씨암탉 7마리수탉트라우마로 멈추었던 알을 매일 한 두 개씩 낳아주니 사랑스럽습니다. 너무 많이 낳을 까봐 걱정을 했는데 오히려 반대여서 기다리지 못하고 그로서리에서 계란 한 줄을 사 왔습니다. 너무 많이 낳아서 주체 못 할 날을 기다리며...* 터키 세 마리생긴 게 특이하지만 성격은 멍청하리만치 착합니다. 늦게 시작했지만 이제 거의 닭들과 사이즈가 비슷해져도 여전히 열세입니다. 주인의 사랑을 독차지하려는 닭들에게 밀려 소심하게 따라다닙니다. 그런 터키를 라일리가 흉내내며 놀려먹는 재미가 솔솔입니다. 그럼 터키는 날개를 펼지며 같이 놀아주기도 합니다.* 병아리 16마리수탉 2마리 대신 들여온 병아리 16마리는 정말 사랑스럽습니다. 라일리가 손으로 만져주기 시작해선지 사람들 손을 봐도 겁도 없이 와서 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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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옥이라며 빨리 탈출하기 원하는 옆지기와는 달리 나는 딸네 농장이 좋습니다. 40일을 지내보고 말하라고 하지만 그래도 손녀가 있는 농장이 내게 감옥은 아닐 겁니다.사위는 원래의 계획대로 펜실베이니아로 떠났고, 딸은 일찍 출근했다 일찍 퇴근한다며 이른 아침에 직장으로 떠났습니다. 전날 너무 열심히 놀다 잠든 라일리는 느지막이 깨어났습니다. 허리케인이 몰고 온 비바람으로 가든이 무사한지, 닭과 터키는 안녕한지 체크하러 나섰습니다. 쓰러진 토마토 줄기를 세워주다 곁 바닥에 잎에 덮인 캔터롭(머스크 멜론)을 발견했습니다.하지만 가든에 늘 평화만 있는 건 아닙니다. 열리는 멜론이나 다른 야채들을 들짐승에게 먹히는 일이 비일비재하답니다. 토마토는 정말 끊임없이 달립니다. 전날 익은 걸 다 땄다고 생각했는데 다음 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