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딸이 사는 따뜻한 동네에 기대하지 않았던 윈터 스톰이 왔답니다. 찬 기온 속에 살짝 내린 눈으로 회사가 문을 닫게 되어 재택근무를 하게 되었습니다. 겨우내 눈도 많이 오고 추운 동네에 사는 우리는 이해 못 할 일입니다.라일리는 어젯밤에 먹은 저녁을 몽땅 토해내고 속이 편했던지 밤잠을 잘 잤습니다. 여전히 몸의 컨디션이 좋지 않지만 윈터 스톰덕분에 곁에서 일하는 엄마에게 응석을 부리며 지냅니다. 아플 땐 할머니의 최상의 보호는 필요 없고 최소일지라도 엄마의 존재가 치료제입니다. 오늘 라일리는 축 쳐진 상태로 일하는 엄마의 잠깐잠깐의 관심과 할머니의 전적인 관심을 받으며 4살 아기가 되어 하루를 지냅니다.

'라일리와 할머니 데이'의 새로운 하루는 기대하지 않게 시작되었습니다. 라일리가 어제 오후 늦은 낮잠을 자는 바람에 밤잠을 거의 자정이 다 되어 잠이 들었습니다. 아침엔 좀 늦게 일어나길 바랬는데 이르게 출근을 준비하는 엄마의 인기척에 잠이 깹니다. 할머니의 오늘은 한국 모임이긴 하지만 특별한 기회를 얻어 줌으로 '레위기'를 공부하는 날이기에 새벽 5시부터 조용 조용히 강의를 듣는 중인데... 일찍 출근했다가 일찍 퇴근하려는 엄마와 함께 이른 아침을 호텔 식당에서 함께 먹고 엄마를 배웅하고 방으로 돌아왔습니다. 덕분에 전반부 강의와는 다르게 후반부는 제대로 못 듣고 아쉬움으로 끝냈습니다. 춥기도 하고 비까지 내려서 일찍 시작한 오늘 하루는 더 길게 지낼 예정입니다. 원래 따뜻한 동네에 한랭전선이 몰아쳐,..

아이를 키우는 것은 나라를 세우는 것과 같다는 말이 있습니다. 인내심과 헌신 그리고 희생이 필요하기에... 도착하는 첫날은 아빠의 휴일이어서 '라일리와 아빠 데이'였습니다. 회사일로 엄마는 너무 바빠서 점심조차 먹을 시간이 없었기에 나중에 퇴근하고 함께 H-mart에서 저녁도 먹고 이주일 동안 지낼 비상식량을 준비해 나름 호캉스에 들어갔습니다. 코비드 서로를 확인하고 반나절을 지내다가 잠이 들었는데 엄마 대신 할머니와 잔다고 해서 고마왔습니다. 두 번째 날 아침엔 엄마가 전날 너무 무리를 해선지 컨디션이 너무 좋지 않아 몸살이지만 혹시나 싶어 코비드 19 테스트를 하려고 여기저기 연락을 하다가 포기하고 일단 출근 대신 호텔에서 먹고 자고 쉬었습니다. 회사 출근도 못하는 피곤한 엄마 곁에서 라일리는 그래도..

아직도 모르는 것이 많은 세상입니다. 딸이 보내준 뱅기표가 아메리칸 에어라인입니다. 디트로이트에서 사는 동안 주로 델타 에어라인을 이용했기에 아주 오랫동안 쓰지 않아선지 아메리칸 에어라인 어카운트가 없어졌습니다. 다시 등록을 하는 과정에서… 만일 내가 여유롭게 여행한다면, 오버 부킹 된 사람에게 좌석을 양보해주고 천천히 다른 뱅기를 이용하면 400불에서 800까지 보상을 해주는 항목이 있기에 궁금해서 400불을 클릭해해 봤습니다. 공항에서 그냥 내가 예약한 뱅기를 타기 원하면 무시해도 된다고 하기에… 탑승을 기다리는데 내 이름을 부르고는, 9시 출발해서 11반에 도착하는 직항으로 가는 대신 10시에 출발해 중간에 샬롯을 들렀다가 3시에 랄리에 도착하는 뱅기를 타면 400불을 크레딧으로 주겠답니다. 내가 ..

코로나가 수그러들 생각을 하지 않습니다. 손녀 학교가 갑자기 코비드로 두 주동안 문을 닫게 되었답니다. 딸아이가 재택근무를 할까 했다가, 4살 아이를 데리고 집에서 일을 하는 건 거의 불가능하기에, 이런저런 방법을 찾다가 멀리 사는 내게 도움을 청합니다. 그렇잖아도 곁에서 도와주지 못해 늘 미안한 마음이 많았는데… 딸아이가 급하게 승낙을 받고 바로 비행기표와 호텔을 예약을 해서 보내옵니다. 덕분에 보름만에 손녀를 다시 만나는 특권을 누리게 되었습니다. 오늘은 코스코와 한국 마켓을 바쁘게 움직이며 장을 봤습니다. 집에 혼자 있을 손이 많이 가는 남편을 위해 요리하지 않아도 먹을 수 있는 음식을 준비해주기 위해서... 햇반, 즉석 미역국, 라면(세 종류), 사골 곰탕, 김 그리고 좋아하는 과자까지 골고루 팬..

지난여름 손녀 귀 밑에 작은 뾰두라지가 생겼었는데 곪고 짜기를 반복했더니 이제 심하게 성이났답니다. 항생제까지 먹었는데 검사해보니 째고 고름을 빼내야 한답니다. 딸 내외가 손대는 걸 원치 않아서 할 수 없이 어려운 시국에 병원에서 수술(?)을 했습니다. 우리가 생각하기엔 큰일이 아니라고 생각했는데, 딸아이는 어린 것이 병원 침대에 눕는 것을 많이 안쓰러워합니다. 기도 요청까지 하면서... 딸 내외의 걱정과는 달리 병원 침대에서 해맑게 웃는 손녀 덕분에 감사합니다. 수술(?) 덕분에 직장과 학교를 쉬고 '엄마와 딸의 날'로 지내니 모두가 행복합니다.

우리가 자녀에게 잔소리를 하는 이유는 직선거리를 돌아서 가게 하고 싶지 않아서입니다. 그러나 우리 인간은 자신이 직접 경험 하지 않고는 쉽게 내 것으로 삼지 않습니다. 실패와 성공을 되풀이 하면서 얻어야 내 것이 됩니다. 그것이 모두의 인생입니다. 내가 그랬고 우리의 자녀들이 그렇게 살고 있습니다. 그러나 조바심 낼 필요는 없습니다. 그렇게 성장하며 변화되어 가는 것이 인생의 과정이기 때문입니다. 농장을 소유하기 위해 노력하는 딸네의 일이 그렇습니다. 숲을 사서 나무를 자르고 땅을 고른 후에 집을 짓고 농작물과 동물들까지 키우는 것이 최종 목표인데, 그때까지는 RV 에서 생활을 하고 있습니다. 본인들이 좋아서 하는 일이니 조용히 응원하고 있지만, 굳이 그렇게 힘든 길을 가야 하는지는 나도 남편도 아들 내..

아이들은 움직이지 않으면 아픈 거라고 흔히들 말합니다. 잠시도 가만히 있지 않는 손녀 덕에 여기저기 바쁘고 즐겁게 다닙니다. 아침을 먹은 후 손녀가 좋아하는 놀이터에서 신나게 놀기 시작합니다. 맛나기로 소문난 바베큐 집에서 점심을 먹습니다. 점심을 먹는 것도 손녀에겐 또 하나의 놀이입니다. 오후엔 사촌의 축구게임을 구경하며 언니들과 열심히 놉니다. 저녁엔 어제 받은 생일 선물로 신나게 놀면서 24시간이 아쉽게 지냅니다. 드디어 잠을 자야 하는 시간... 손녀는 내일 아침에 자기가 깨기 전에 할머니가 떠날 거냐고 걱정스레 묻습니다. 지난 5월 방문했을때 비행기 스케줄로 그랬던 걸 기억하는 듯합니다. 내일은 할머니를 공항에 내려주고 학교에 간다고 하니 편안하게 잠이 듭니다. 라일리가 그리워하는 만큼 할머니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