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아이를 키우는 일은 한 나라를 세우는 것과 같다고 합니다. 아이가 태어나 자신의 길을 갈 때까지 그에게 채워줘야 하는 모든 일들을 두고 하는 말인가 봅니다. 이안이를 돌보는 걸 보면서 드는 생각입니다. * 이안이 엄마의 하루 내가 이안이와 함께한 지 이제 일주일이 되었습니다. 일주일 동안 함께한 며눌님의 하루하루는 행복한 전쟁(?)입니다. 아침 7경에 이안이는 잠들기 전 먹은 맘마를 밤새 소화하고 선물(배변) 한 보따리를 안고 깨어납니다. 그럼 그녀는 그걸 고마워하며 깨끗하게 새 기저귀로 갈아줍니다.이어서 아침 우유를 먹이고 잠시 쉬었다가 이유식을 먹이고 깨어난 지 2시간 반쯤 지나면 오전 낮잠을 재웁니다. 이안이가 자는 동안 그녀는 우유와 이유식 먹은 후 나온 설거지를 세 코스의 기계로 세척을 합니..
* 도시가 체질인 아들 아들이 사는 뉴저지 포트리는 미국이라는 커다란 나라를 작게 만듭니다. 사람들이 밀집해서 살다 보니 집을 지을 때 듀플렉스(두 집이 붙어 있는 타입)로 지어야만 허가가 나온답니다. 그래선지 주변을 둘러보면 거의 대부분의 집형태가 듀플렉스입니다. 뉴욕 맨해튼에서 10여 년 동안 직장생활을 하며 살다가 아기가 태어나면서 급하게 이곳에 새로 지은 듀플렉스 집으로 이사를 왔습니다. 학군이 좋고 살기 편하다는 이유로 집값은 천정부지여도 한국사람들이 많이 모여사는 도시인 포트리로... 작은 도시에 한국사람들을 만나는 것이 어렵지 않습니다. 한국에 있는 것 같은 착각이 들기도 합니다. 서울의 아파트가 높이높이 올라가는 걸 생각하면 둘이 붙어 있는 것쯤이야... 싶지만 땅이 넓은 미국에서 이렇게 ..
* 요 조그만 놈! 자기 손자에게 아내를 빼앗긴 옆지기의 볼맨 표현입니다. 그 요 조그만 놈 때문에 나의 일상이 변했습니다. 삶의 축이 요 조그만 놈 중심으로 움직입니다. 아침에 요 조그만 놈이 깨면 나의 하루는 시작되고, 저녁에 요 조그만 놈이 자면 나의 하루는 마무리됩니다. 그렇게 하루라는 나의 시간 속에 요 조그만 놈만 존재합니다. 그렇게 요 조그만 놈이 당분간 할머니의 삶을 송두리째 빼앗아 갑니다 ㅋㅋ* 살인 미소 안아주며 토닥토닥 사랑한다고 고백하면 이안이는 알아듣지 못할 옹알이로 내 어깨를 토닥거리며 마음을 빼앗아 갑니다. 그런 할머니의 마음을 아는지 눈만 마주쳐도 살인 미소를 날립니다. 언제든지 그의 이름을 부르면 이제 막 올라온 치아를 드러내며 방긋방긋 웃어줍니다. 그럼 세상의 모든 염려가..
* 식사 간단한 아침 점심을 먹는 엄마와 거창한 점심 저녁을 먹어야 하는 아들네와의 갈등이 시작되었습니다. 며칠 전 빵을 좋아하는 엄마를 위해 울 언니 친구 딸이 운영하는 빵집에서 빵을 사다 줍니다. 아무리 새로운 빵이 많이 나와도 단팥빵과 곰보빵을 선호하는 나와는 다르게 아들은 기름기 듬뿍한 김치 크로켓과 찹쌀 도넛을 선택합니다.저녁은 웬만해서 먹지 않는 나와는 다르게 아들네는 매일 식당을 골고루 선택해 다채롭게 먹습니다. 퇴근길에 사 온 음식의 양이 많아 남긴 음식은 다음날 우리의 점심이 되기도 합니다. 이제 며눌님은 그동안 힘든 모유 수유와 육아로 잘 먹고 건강해진 몸을 복직하기 전에 다이어트를 하겠답니다. 그러면서 점심을 주문하자기에 출근하기 전까지는 내가 점심을 건강하게 만들어 주기로 했습니다...
여전히 시차와 새로운 곳에 적응 중이지만 어제는 이안이를 데리고 동네 길 산책을 나섰습니다. 옷만 후다닥 갈아입고 나설 수 있는 나와는 다르게 며눌님은 손자의 외출을 위해 준비해야 할 것이 참 많습니다. 만약의 경우를 대비해 이것저것...한참만에 준비를 마치고 거리로 나섰습니다. 한국보다는 늦은 봄꽃과 새싹들이 이제 막 올라오는 듯한데 갑자기 여름이 찾아왔습니다. 전날 사람들의 복장은 여전히 오리털 잠바였고 그래서 실내는 히터가 돌아갔는데,하루 만에 사람들의 옷차림은 여름을 알리고 실내에선 에어컨이 돌아갑니다. 5일 동안 집안에만 있다가 밖으로 나서니 이제야 내가 한국이 아닌 뉴저지 포트리에 온 것이 실감합니다. 아침과 점심을 제대로 먹는 나와는 다르게 아들내외는 점심과 저녁을 든든히 먹는답니다.그래서..
친구들에게서 연일 행복한 소식이 들려옵니다. 지난 4월 20일에 워싱턴 사는 친구에게서 할머니가 된 소식을 듣고 맘껏 축하하며 축복했는데...4월 29일엔 한국사는 친구가 할머니 된 소식을 동영상과 함께 들려줘서 축하하며 축복했습니다.생명은 하나님의 선물입니다. 친구가 보내온 영상으로 손가락 다섯, 발가락 다섯 세며 하나님의 작품인 아기의 신체를 확인하는 것을 보면서 그것이 얼마나 감사한 것인지 잊고 살았습니다. 그 모든 것을 당연한 것인 줄 알았기에... 우리가 누리는 모든 것은 당연한 것이 아니라 하나님의 선물(은혜)입니다. 7개월 전 기적과 함께 우리를 찾아온 하나님의 선물 친손자를 감사합니다. 7년 전 우리에게 기쁨을 주며 찾아온 하나님의 선물 외손녀를 감사합니다.
내게는 세분의 언니가 있습니다.그중 큰언니는 작년에 소천하셨지만...어린 시절 일찍 돌아가신 엄마 대신 큰 언니의 돌봄으로 성장했고,학창 시절엔 셋째 언니와 함께 살며 돌봄을 받았습니다. 첫째와 둘째 언니는 연배가 비슷해 두 분이 잘 어울리셨고,셋째 언니와 나는 6살의 나이 차이에도 불구하고 버르장머리 없는 막내를 친구처럼 잘 대해 주었습니다.나와 막역한 사이인 그 셋째 언니 이야기입니다. 그동안 한국을 방문할 때마다 언니의 집은 나의 베이스캠프였습니다. 기회가 있을 때마다 만났고 일부러 기회를 만들어 만나기도 했으며 헤어지면 보고 싶어 또 만났습니다. 기흥에 거처를 삼아 지내면서도 주말마다 바쁜 옆지기를 피해 이런저런 핑계로 5주 동안 언니와 함께 지냈습니다. 주일에 내가 언니네 집 가까이 있는 교회..
* 외국어 하기 딱 좋은 나이 한국에서 도서관을 참새 방앗간 드나들듯 하며 마음에 부합한 책을 읽다가 발견한 재밌는 책입니다. 여기저기 외국 여행을 다녀 보니 스페인이나 멕시코에선 한 달이나 일 년 정도 살아보고 싶은 곳이기에 은퇴 후 한국에 들어가기 전부터 듀오링고로 스페인어를 장난 삼아 배우기 시작했습니다. 언제가 될지 모를 그 꿈을 꾸며...이 책의 저자는 일본 시니어이고 영어 번역가로 활동하면서 번역 중 많이 접하는 스페인어를 문자로 공부하다가 무작정 멕시코로 떠나 10개월 동안 어학연수를 하며 겪었던 이야기를 쓴 흥미진진한 책입니다. 나의 꿈도 언젠가 작가처럼 실현되기를 바라는 마음을 가져봅니다. * 여행대신 황혼육아 잠시 여행 꿈을 뒤로하고 손자를 봐주기 위해 미국에 들어왔습니다. 모두들 피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