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방통행인 집 앞 골목길에 버스 스탑이 있습니다.뉴욕을 출퇴근하듯 자주 버스를 타다 보니 그 집에 한국인 노부부가 사는 걸 알게 되었습니다. 지난 주말 버스를 타려고 갔는데 경고스러운 사인이 보입니다.‘벤치가 아니니 앉지 않으면 고맙겠습니다~’ 현관입구로 연결되고 이웃집과의 경계선이기도 하며 앉기에 좋은 평평한 벽돌입니다. 요즘이야 앱으로 버스 도착시간을 미리 확인하고 시간에 맞춰 나가니 오랫동안 기다리는 일은 없을 텐데...간혹 아날로그 세대 어르신들이 기다리기도 하긴 하지만...사실 그런 분들은 오히려 앉아야 할 텐데...나야 앉으라고 해도 거절하겠지만 어째 인심이 박합니다.오늘 아침 산책길에선 180도 다른 모양의 버스 스탑을 만났습니다. 우와~ 얼마 전 바로 앞으로 지날때 사람들이 앉아 ..
내가 변하면 세상이 변합니다. 어제저녁 울 동네 온누리 교회에서 코미디언 이성미의 간증 집회가 있었습니다. 하지만 잠시 다녀가는 옆지기가 한국으로 출발하는 시간과 맞물려 참석하기 애매했습니다. 7시 반 시작인데 8시에 옆지기를 공항으로 데려가는 우버가 온다니...곧 다시 만날 사람 떠나는 걸 못 보는 게 별건 아니지만...그래도 8시에 차를 태워 보내고 늦었지만 교회로 향했습니다. 교회와 집사이 백 미터쯤 되는 길목에 사슴이 어딜 그렇게 부지런히 가냐며 발걸음을 멈추게 합니다.집회는 이미 시작되었기에 자리를 찾아 들어가기 미안해 안내석에 앉았습니다. 그때 마침 그녀가 말합니다. 과거 자신의 신앙 노선은 바리새인이었노라고, 예배에 늦는 교인을 판단했었노라고, 단정치 못한 옷차림을 비판했었노라고,아이들이 하..
지난 주말 서로에게 멘토가 되는 친구내외가 멀리 디트로이트에서 방문했습니다. 그녀와 나는 다른 점이 참 많지만 서로를 거역하지 않는 ‘막역지우’입니다. 오히려 그녀의 남편은 나와 성정이 비슷해 만나면 잘 통하는 사이입니다. 뉴욕에 지인 결혼식이 있어서 왔다가 그곳에서 2시간 거리인 내가 있는 곳까지 망설임없이 달려와 주었습니다. 우리는 너무도 반가워 한참을 끌어안고 말문을 잇지 못했습니다. 8개월 지났을 뿐인데 오랜 세월이 지난 듯 감격했습니다. 몸은 떨어져 있었지만 마음은 함께 했나 봅니다. 친구 남편이 아주 오래전 뉴저지에 주재원으로 왔다가 가족이 함께 미국에 정착을 하게 되었던 뉴저지는 낯설지 않은 곳이라며 30여 년의 세월의 흔적을 더듬었습니다. 나야 이제 한 달이 겨우 지났지만 오랜만에 찾은 고..
내게는 세분의 언니가 있습니다.그중 큰언니는 작년에 소천하셨지만...어린 시절 일찍 돌아가신 엄마 대신 큰 언니의 돌봄으로 성장했고,학창 시절엔 셋째 언니와 함께 살며 돌봄을 받았습니다. 첫째와 둘째 언니는 연배가 비슷해 두 분이 잘 어울리셨고,셋째 언니와 나는 6살의 나이 차이에도 불구하고 버르장머리 없는 막내를 친구처럼 잘 대해 주었습니다.나와 막역한 사이인 그 셋째 언니 이야기입니다. 그동안 한국을 방문할 때마다 언니의 집은 나의 베이스캠프였습니다. 기회가 있을 때마다 만났고 일부러 기회를 만들어 만나기도 했으며 헤어지면 보고 싶어 또 만났습니다. 기흥에 거처를 삼아 지내면서도 주말마다 바쁜 옆지기를 피해 이런저런 핑계로 5주 동안 언니와 함께 지냈습니다. 주일에 내가 언니네 집 가까이 있는 교회..
* 미녀 삼총사 한국미녀(한미) 호주미녀(호미) 미국미녀(미미) 이야기입니다. 한때는 '미녀는 개뿔'이라며 놀림을 받기도 했지만... 그 미녀 삼총사가 헤이리 예술마을에서 해후를 했습니다. 내가 미국으로 떠나기 전날 호미언니가 한국에 도착했습니다. 그녀가 칠순을 기념하며 한국의 가족들과 시간을 보내기 위해서... 처음엔 호미가 도착하는 23일에 공항에서 그녀를 픽업해 파주의 헤이리마을에서 함께 일박이일을 한 후 나는 24일 미국으로 출발하자던 일정이었습니다. 하지만 파주에 에어비앤비를 통해 빌린 숙소가 너무도 예뻐 일박만 하기엔 너무 아쉬워 그곳에서 먼저 한미와 미미가 일박을 더 하기로 했습니다. 한미가 나의 기약 없는 떠남을 아쉬워하며 어디론가 불쑥 떠나 일박이일 여행을 가고 싶어 했지만 그동안 서로의..
옆지기와 언제 다시 만나게 될지 모르는 이별을 해야 합니다. 그 이별을 기쁨으로 승화하려고 점심 외식을 내가 가고 싶은 곳으로 가잡니다. 멀리 가지 않고 동네 ’ 명품 옹심이 메밀 칼국수‘집으로 향했습니다. 왠지 그건 미국서 먹기 힘들 것 같아서...일인 일메뉴를 선택해야 하는 식당에서 칼국수 한 그릇과 메밀전병을 주문했습니다.메밀전병의 가격도 일반 음식값과 다르지 않았지만,우리의 주문을 재차 확인하는 쥔장의 태도에 기분은 언짢았지만 음식은 정말 맛나게 먹었습니다. 배가 불렀지만 그녀의 태도 때문에, 아니 꼭 먹고 싶어서 수수뿌꾸미까지 먹고 식당 문을 나섰습니다. 필요한 것을 모두 문자로 남기기를 원하는 옆지기는 일상의 모든 것을 내게 의존했기에 나름 불안했던 모양입니다. 그동안 손과 발이 되어주었던, ..
* 부드럽지만 칼 같은 말씀아직도 갈바를 알지 못하는 우리를 하나님께서 지인 교수내외분과 함께 ‘수원 하나교회’로 인도하십니다. 특별한 지인 목사님은 최근 은퇴하시고 잘 되는 교회를 찾아다니는 중인데, 마침 그 교회가 우리 집 근처에 위치했고,떠나는 나를 위해 예배 후 함께 식사자리를 갖고 싶다셔서... 수원 하나교회,젊은이들이 많은 그래서 생동감 있는 그런 교회입니다. 본문 설교를 성경 배경만으로 1시간을 전하시는데,초등학생들과 시니어들이 함께 경청합니다. 복음은 나이의 많고 적음이 아닌 하나님의 능력임을 확인했습니다.내가 받은 은혜의 말씀입니다. 하나님을 격노케 했던 이스라엘 백성의 다섯 장소(신 9장) 이야기입니다. 첫 번째 장소는 금송아지 사건이 있었던 시내산입니다.그곳은 하나님의 놀라운 역사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