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주말에도 여전히 언니들을 만나러 별내에 갑니다. 가면서 내가 집에 없으면 라면을 즐겨 먹을 옆지기를 위해 음식을 준비합니다. 그는 오히려 라면 먹을 챈스를 놓쳐 아쉬울테지만... 저녁으로 그가 라면 다음으로 좋아하는 김치볶음밥을 만듭니다. 그가 좋아하는 가짜 크랩미트도 넣고 깻잎과 김가루도 부셔 넣어서...아침으로 먹을 야채와 과일도 잘게 썰어서 예쁘게 냉장고 야채칸에 넣어둡니다. 주일 점심은 공장표 사골곰탕을 먹을 수 있도록 곁에 파도 잘게 썰어서 냉동 밥과 함께 냉장고 눈높이에 넣어둡니다. 은퇴 후 집 떠나는 아내가 곰국을 끓여놓는 마음으로 ㅋㅋ문제는 나의 이런 열심에도 불구하고 그는 스스로 라면먹을 구실을 만들지도 모릅니다. 거기까지는 내가 어쩔 수 없습니다. 이제 곧 하게 될 강제 이별(?)..
요즘은 집에서 요리를 잘 하지 않지만 어쩌다 하려 하면 뭔가 하나쯤 재료가 없습니다. 그럴 때 없으면 넣지 말고 하라던 내 요린 사부님의 말대로 하려다가 산책 삼아 집 앞 이마트로 향합니다. 요리 솜씨도 별로인데 중요한 재료가 빠지면 그 맛을 책임질 자신이 없기에... 아파트 입구에 가련한 목련이 간신히 꽃봉오리를 올립니다. 전정을 어찌 저리도 심하게 했담 ㅜㅜ 했다가 우리와 함께 시작하라고...로 변심합니다. 한국의 봄은 어디든 벚꽃입니다. 아파트 단지마다 도로마다 산책길마다 개천길마다... 언덕길을 오를 때 만난 벚꽃 그 벚꽃을 떨어뜨리는 비를 피하는 사람들 그들도 꽃비가 싫진 않을 텐데...내리막 언덕길에서 만난 무지개 우산 그 우산의 주인공도 꽃비는 싫지 않겠지요^^하지만 내가 좋다고 남도 좋은 ..
2월에 한국에 들어오신 띠동갑 선배님의 연락을 받았지만 바쁜 옆지기의 일정으로 미루고 미루다가 이제야 연락을 드리니 반가워하십니다. 우리보다 더 오랜 기간을 미국에서 산 그녀는 최근에 오랫동안 파킨슨으로 고생하던 남편을 떠나보내고 한국의 동생들을 방문하셨답니다. 의대를 졸업한 후 미국으로 이민을 갔고 병원에서 일하다가 의사인 남편을 만났는데 이란 사람이란 이유로 양쪽 가족에게서 축복은커녕 외면당했던 지난날을 회고하며 눈시울을 적십니다. 50여 년 만에 한국을 방문해 그리운 동생들과 스페인과 뉴질랜드를 패키지로 여행했는데 너무 빽빽한 일정을 따라다니느라 돌아와서는 여행한 날만큼 몸져누웠었다며 우리에게 여행은 하루라도 젊을 때 하라며 조언을 해 주십니다. 그러게요~ 아직은 현역인 동생네 이촌동 집에서 지내는..
작년 10월 말 한국에 들어온 후 무척 바쁘게 지냈습니다. 11월과 12월엔 부산에서 시차적응 하느라, 1월엔 살 집 살림 장만하느라, 2월엔 옆지기가 강의 준비하느라, 3월엔 옆지기가 집중강의 하느라 나도 덩달아 바빴습니다. 2월과 3월에 혼자 지인들을 만나기도 했지만... 나보다 옆지기를 보고 싶어 하는 사람들이 있어서... 4월부터 그동안 미뤄왔던 지인들을 만나기 시작했습니다. 그나마 24일에 출발할 내게는 날이 그리 많지 않지만, 그래도 만날 사람은 만나야겠기에... 노스캐롤라이나 떠난 후 만나지 못했던 지인이 용인 사신다는 소식을 듣고 연락을 드렸다가 당장 보고 싶다셔서 봄비 주룩주룩 내리는 날 나들이를 했습니다. 지난 세월을 따라잡기에 스토리가 무궁무진한 분 들 이어서 오늘 하루 만남으로 충분..
어제오늘 포근한 봄날이 계속됩니다. 뒤뜰에 무자비하게 가지치기를 당한 나무에게서 꽃이 피었습니다. 가까이 보러 나갔다가 뒤뜰에 쑥대밭을 발견했습니다. 그런데 그곳엔 쑥만 있는 게 아닙니다. 울 손녀 새끼손톱만한 작고 예쁜 파란 꽃, 하얀 꽃, 보라꽃에 빠져 캐려던 쑥은 잠시 잊고 꽃사랑에 빠졌습니다. 나태주 시인의 시, 들꽃을 떠올리며... 자세히 보아야 이쁘다 오래 보아야 사랑스럽다 너도 그렇다 봄처녀 아니 봄 할매가 정신 차리고 쑥을 캤습니다. 지난번 언니와 팔당댐에서 캤던 것보다 서너 배는 더 많이...
친구 내외가 방문했습니다. 친구는 전에 우리 집 구경을 했지만 오라버니(친구의 남편)는 워낙 바쁘셔서 차일피일 미루다 보니 오늘에야... 가장 풋풋했던 젊은 시절을 함께 지냈기에 오랜 기간이 지났어도 그때의 순수함이 지금까지 서로를 묶어주는 듯합니다. 우린 이미 은퇴를 했지만 이제 내년이면 은퇴 할 예정이라 이렇게 아무것도 없이도 살 수도 있음을 보여주고 싶어서 집으로 모셨습니다. 물론 식사 대접은 뷰 좋은 ‘The View 17'에서 할 터이지만... 여전히 리더로서 이끌어야 할 복잡한 일이 많지만 잠깐이라도 내려놓고 숨을 좀 돌렸으면 하는 마음이 있습니다. 최근에 당뇨가 갑자기 심각해져서 본인보다 주치의가 더 놀란듯합니다. 당뇨의 원인 중 스트레스가 제일 유력하다는데... 당뇨환자를 위해 오늘은 샐러..
2002년 한국을 떠나기 전 4년 동안 같은 아파트에 살았던 옆지기의 동료 교수의 부인과 해후를 했습니다. 단아한 그녀와 그 모임의 중심인 친구 그리고 은퇴한 나 그렇게 세 여인의 성향은 달랐지만 같은 공간에서 숨 쉬던 공통분모가 있기에 거리는 좀 있었지만 서로 양보할 수 있었습니다. 서로의 어색함은 뷰 좋은 식당과 음식, 그리고 멋진 갤러리에서의 나들이로 그동안 멈추었던 시간을 쉽게 이어갈 수 있었습니다. 만남을 위해 나는 동탄역에서 srt를 타고 평택지제역으로 갔고 그곳에서 친구가 나를 픽업해 아산에 있는 ‘오월의 꽃수레’로 1시간을 달려갔습니다. 30분 거리에 사는 그곳에 그녀가 미리 예약해 자리를 잡아 우리를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고마운 그녀의 나긋나긋함에 우리도 조금은 조신해질 수 있었습니다. ..
교회를 향한 울 언니의 마음 문이 살짝 열렸습니다. 그 마음과 함께 부활절 감사예배를 드렸습니다. 예수님이 부활하셨기에 우리도 부활합니다. Thank you Jesus! 점심은 어디서 특별하게 먹을까? 하다가 팔당 강변에 있는 큰 언니가 유난히 좋아하시던 ‘별난 버섯집’으로 떠났습니다. 앞서 가는 차의 멘트가 재밌습니다. ’답답하시면 먼저 가세요~‘ 안 답답해서 뒤따라 갔습니다 ㅋㅋ 언니의 단골집이기도 한데 별나기보다 특별합니다. 동충하초까지 곁들여 온갖 버섯을 맛볼 수 있는 건강한 맛입니다. 국물이 기가 막혀 밥까지 말아서 남김없이 먹었습니다. 식사 후 팔당 저수지를 걷는 건 보너스였습니다. 조각 작품 작가가 직접 설명까지 해주시면 당신의 의도대로 찍어준 사진은 재밌는 추가 보너스였습니다. 잔잔한 구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