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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과 시애틀을 오가며 지내는 한국살이 선배 내외가 올라왔습니다.
우리의 역이민을 결정하게 만든,
한국을 더 많이 좋아하게 만든 장본인입니다.
모든 것인 낯선 한국에 와서 처음 부산살이 하는 동안 좋은 곳과 맛있는 집의 모든 곳을 가이드보다 더 확실하고 친절하게 안내해 줬던 분들입니다.
기흥은 처음이라니 이제 우리 차례입니다.
그런데 그분들 말입니다.
아무리 해물을 좋아한다지만,
그래서 은퇴 후에 부산과 시애틀에 사는 중이지만.
기흥에서까지 회를 선호할 줄은 몰랐습니다.
한, 양, 중식 중 하라는 선택중 예시에도 없는 일식을 ㅋㅋㅋ

사실 우린 회를 그다지 좋아하지 않아 울 동네에 아는 일식집이 전혀 없습니다.
급하게 인터넷으로 찾아 집 가까이 ‘스시린’이라는 곳으로 갔습니다.
그곳에서 스시마니아인 그의 표정을 보니 100%는 아니지만 만족해하는 것 같아 안심하고 나는 그다지 좋아하진 않았지만 함께 그 맛을 누렸습니다.
그의 표정을 살피느라 그가 다섯 개 먹을 동안 나는 꼴랑 한 개 먹었다는 ㅋㅋㅋ

그리고 통오징어 가라아게(튀김)를 사이드로 시켰는데 생오징어를 튀겨서 부드럽고 맛있습니다.
함께 나온 타코야끼와 감자튀김도 나름 괜찮습니다.
담에 또 가면 그땐 스시말고 통문어 가라아게와 나가사끼 우동을 먹어봐야겠습니다.

식사 후 어반리프에서 커피도 마시고 짧지만 서로를 축복하며 광역버스를 태워 보냈습니다.
역삼동 조선호텔에서 머물고 다음날은 한 달 전 소천한 언니의 납골당을 방문한답니다.
그 언니... 나랑 동갑인데... 간암으로 먼저 세상을 떠났습니다.
잠깐 들려준 그 언니의 일생은 그렇게 일찍 떠나보낼 수밖에 없었겠구나 싶어 마음이 더욱 아련했습니다.
밖으로 보였던 풍족했던 삶에 묻혀
죽을 만큼 힘들었지만 표현하지 않았던 그 언니를 미처 알아주지 못했던 그 동생의 마음은 병원에서 고통 속에서 그 언니의 마지막을 지켜보던 그 자리에 머물러 있습니다.
우리 모두 각자에게 주어진 삶의 여정이 있는 거지만,
선물로 찾아온 딸과의 전쟁으로 이 땅을 떠날 때까지 힘들어했을 그 언니를 마음에서 떠나보내기에는 아무리 믿음이 좋은 그 동생에게라도 아주 많은 시간이 필요할 듯합니다.
그녀에게 위로와 평안이 함께 해주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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