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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Daily Blessing)

쌀국수 인연(감사 802)

매일 감사 2024. 4. 20. 20:09

옆지기가 오늘은 서울로 출장(?) 강연을 갔습니다.
그 장소가 언니네 집 근처이기에 나도 따라 나서 언니를 한 번 더 만날까 하다가,
이제 이틀후면 오랫동안 집을 비워야 하니 정돈하는 게 맞는 것 같아 참았습니다.
어차피 내가 없는 동안 지저분해지는 건 당연하겠지만...
이불 빨래와 청소를 하면서 가져갈 옷가지를 정리했습니다.
정리하면서 여기저기서 자의든 타의든 들여온 물건들을 또 정리했습니다.
2시가 넘어 정리에서 벗어나고 싶은 마음에 늦은 점심을 먹으려고 집 앞 쌀국숫집엘 갔습니다.
‘Joy pho’ 식당의 젊은 부부는 우리가 이곳에 이사오기 전에 지인의 소개로 이미 알았던 신실한 분들입니다.
어려운 사람들이나 돈 없는 학생들이 오면 음식을 그냥 주기도 한다는...
잔잔하게 흐르는 가스펠송에 마음이 안정됩니다.
작은 보리차 주전자와 컵이 이렇게 예뻐도 되는 건지 원~

사실 이 집 쌀국수는 내 입맛엔 전혀 맞지 않습니다.
내가 좋아하는 베트남의 꼬리꼬리한 맛대신 한국의 일반 맛이기에 내 입에 맞춰 수술을 많이 해야 합니다.
고수도 듬뿍, 절인 양파도 듬뿍, 청양고추도 듬뿍,
그리고 쓰리라차 소스와 해선장 소스도 듬뿍듬뿍...

그래서 자주 가진 않지만 가끔 먹는 내 국수엔 쥔장이 미리 알아서 숙주도 고수도 많이 넣어 주시기에 더 바랄 것은 없습니다.
더욱이 작은 포션(소)으로 값(7천 원)도 작아지니 금상첨화입니다.
국물을 싫어해서 분보싸오를 먹는 걸 좋아하지만 그건 양이 많아서...
어차피 국물은 남겼지만 나름 아낌없이 건져 먹었습니다.
나만큼 쌀국수를 좋아하는 언니와 디트로이트 친구를 생각하며...

점심시간이 훨씬 지난 터라 두 분이 쉬는 중이기에 편안하게 근황을 물었습니다.
얼마 전 지병을 치료하느라 오랫동안 문을 닫았었기에...
이제 많이 회복되었다며...
새로운 마음으로 머리도 짧게 잘랐다며 안심을 시킵니다.  
머리 스타일이 잘 어울린다는 칭찬에 얼굴이 환하게 밝아집니다.
주문을 넣는 아내의 사랑스러운 존댓말에
되돌아오는 남편의 에코 존댓말이 서로를 존중하는 기운이 팍팍~
두 분 오래오래 건강하게 돈 많이 버세요^^
나는 그 예의 바른 에너지를 받아 감사함으로 집에 돌아왔습니다.

비를 품은 철쭉꽃이 싱그럽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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