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언니가 친구들과 생굴을 공동구매했답니다. 부산에서 자연산 굴을 실컷 먹다가 온 내게 굴요리를 맛보게 해 주려고... 도착하면서 가져온 굴에선 양식굴이기도 했지만 내가 먹고 느끼던 부산에서의 자연산 굴맛이 아니었습니다. 언니도 내 말을 들으면서 향이 좀 약하다고 생각하던 차에 그 친구에게서 그 굴을 확인하는 전화가 왔습니다. 에구 울 언니~ 부산에서 막 올라온 동생이 향이 좀 약하다고 솔직하게 말해버렸습니다. 이런 울 언니~ 그 말은 하지 말았어야 했습니다. 그 언니 친구는 너무 맛있어서 또 주문을 했다며 의아해 하더랍니다. 이제 우린 그 친구 언니의 맘을 수습해야 했습니다. 게다가 우린 어제 바쁘게 하루종일 돌아다니느라 오늘에서야 향이 약한 굴(ㅋㅋ)로 어리굴젓을 만들어 먹었습니다. 그리고 맛있었노라고 ..

* 인쇄책 vs 전자책 도서실에서 인쇄책을 빌려 읽는 것도 재밌지만, 전자책을 다운해서 읽는 재미도 솔솔 합니다. 좋아하는 커피에 관한 책을 빌려 책으로 커피 향을 누렸습니다. 커피에 관해 어렴풋이 알고 있던 지식들을 일목요연하게 정리해 준 바리스타 히데노리 씨께 감사합니다. * 신맛 vs 쓴맛 옆지기는 신맛을 나는 쓴맛을 선호하는데, 커피콩에 따라 다르기도 하지만 덜 구우면 신만이 더 강하고 조금 더 구우면 쓴맛이 강한 것이라면 신맛도 정을 들여봐야 할 듯합니다. 어떻게 드립을 하느냐에 따라 맛이 달라지니 기회가 되면 다른 방법도 시도해 봐야겠습니다. 시간을 두고 다른 기계를 써왔지만 맛을 비교할 기회는 갖지 못했었으니... * 투과식 vs 침지식 가루를 물과 함께 넣어 추출을 하면 침지식이고, 여과지..

* 점심은 사골 떡만둣국 오늘부터 기온이 뚝뚝 떨어져 내일은 올 들어 가장 추운 날이 된답니다. 날은 춥지만 점심시간에 이웃 동네(반여 2동) 전통시장으로 나들이를 갔습니다. 우리 숙소가 있는 반여 3동과는 살짝 다른 분위기입니다. 며칠 전 갔던 반여1동엔 아파트가 많고 해운대 인문학 도서관과 초중고 학교들이 있어 좀 화려했는데... 한두 블락 건너 가면 또 다른 곳을 여행하듯 우리에겐 여행모드가 됩니다. 골목 시장을 구경하면서 뭘 먹을까? 고민하던 중 점심시간이 끝날 무렵임에도 손님이 많은 식당에 들어섰는데 시력이 좋지 않은 옆지기가 ’ 사골 떡만둣국‘을 ‘시골 떡만둣국’이라고 시켰다가 서울 말씨로 주문까지 잘못한 우리 때문에 식당 안의 모든 부산사람들이 한바탕 웃었습니다. 어떤 손님은 우리 말씨를 흉..

점심시간이 되어가지만 날이 춥다는 핑계로 나가기도 귀찮아 건널목 전통 시장에서 옆지기가 좋아하는 굴 한봉다리를 사다가 굴전을 만들어 먹었습니다. 미국서 늘 냉동 굴로 만들어 먹다가 이렇게 먹게 된 생굴 전은 누가 만들던 별 다섯 개입니다. 우리 밀, 우리 굴, 우리 계란, 우리 청양고추...오후엔 국제시장엘 산책 삼아 다녀왔습니다. 마침 출발시점에 통화를 하게 된 친구가 부러워합니다. ”작정해도 갈까 말까 한 곳을 너는 동네 시장 가듯 가는구나~“ 이제 얼마 후면 나도 떠나야 하는 부산이기에, 살 물건이 없어도 괜스레 여행모드를 장착하고 걸어봅니다. 어둠이 밀려오니 화려한 빛들이 드러납니다.

웬만해선 겨울에도 춥지 않다는 부산이, 웬만해서 겨울에도 눈도 오지 않는다는 부산이, 지난 며칠 차가운 기온으로 옷깃을 여미게 합니다. 사실 한 겨울 영하 20도까지 내려가는, 겨울의 반은 눈 속에서 살던 시카고의 추위에 비하면 애교려니 싶어 대충 나갔다가 얼어 죽을 뻔했습니다. 적응력 뛰어난 우리 몸이 벌써 부산에 적응을 한 모양입니다. 각설하고 추울 땐 따뜻한 방구석에서 좋아하는 강냉이를 먹으면서 책을 읽는 게 최선입니다. 산책 삼아 도서실에 가서 읽고 싶었던 김영하의 ‘검은 꽃’을 빌려왔습니다. 내가 머무는 곳은 반여3동인데 인문학 도서관은 반여1동에 있습니다. 멀지 않은 거리지만 산 둘레로 형성된 동네라 도서관은 산을 넘어야 갈 수 있습니다. 버스길로 돌아가려다 운동삼아 올라서는 헉헉댔습니다. 덕..

벌써 주일입니다. 천천히 흐르는 줄 알았던 시간들이 빨리도 지나갑니다. 부산에 머무는 동안 여기저기 특별한 교회를 방문 중입니다. 오늘은 부산역 건너편 이바구 길에 위치한 초량교회를 다녀왔습니다. 주기철 목사님이 목회하셨던 곳으로 알려진 곳이기도 합니다. 오늘은 김대훈목사님께서 나긋나긋하게 내가 좋아하는 빵이야기를 하십니다. “하늘에서 내려오는 빵 먹고 생명을 얻으세요.” 예수님께서 말씀하십니다. “나는 하늘에서 내려온 살아 있는 떡(빵)이니 사람이 이 떡(빵)을 먹으면 영생하리라 내가 줄 떡(빵)은 곧 세상의 생명을 위한 내 살이니라”(요 6:51) 1. 나는 빵이다! 2. 나는 하늘에서 내려온 빵이다! (예수님의 원래 거처는 하늘입니다) “자기가 하늘에서 내려온 떡이라 하시므로 유대인들이 예수에 대하..

나를 많이 보고 싶어 하는 지인(캐나다에서 50년 넘게 살다가 3년 전 귀국했고, 1년 전 신청했던 복수국적이 며칠 전 회복했다고, 축하받고 싶다고...)을 만나러 해운대엘 다녀왔습니다. 지난번엔 serendipity로 부부가 함께 만났지만, 이번엔 우리끼리 여러 번을 계획하다가 만났습니다. 금요일 저녁 둘이서 야간 배를 타고 낭만을 즐기려다 심한 비소식에 다음날인 오늘 간단하게 점심을 먹고 수다를 떨기로 했습니다. 당신의 입맛을 사로잡았다는 ‘여빈’ 짬뽕집, 시원한 국물로 기사까지 났던 집이라며 데리고 갔지만, 담엔 자갈치 시장 짬뽕집엘 모시고 가야겠습니다 ㅎㅎ점심 식사 후 별다방 동백점엘 들렀는데, 커피 값을 결제하려 하니 멤버십이 있냐고 묻기에, 미국에선 열심 멤버였는데 한국서도 공용되느냐는 질문에..

은퇴 후 한국에서 처음 맞이하는 내 생일인데... 미국에서야 바빠서 자주 있는 일이었지만 어제까지 나도 옆지기도 서로 잊고 있다가... 카톡과 지인들의 생일 축하 메시지를 받고는 기억을 찾았습니다. 옆지기가 미역 원산지인 기장에 미역국 맛있게 끓여주는 집이 있으니 가서 생일 아침을 먹자고 합니다. 은퇴한 사람들에게 주어진 특혜입니다. 흐르지 않는 듯한 시간 속에서도 잠시 멈춰갈 수 있는... 하는 일이 없으면서 ‘쉼’이라는 선물을 받습니다. 사실 어제도 하루종일 비가 내려서 하루 한 끼 제대로 먹는 식사도 밀키트로 간단하게 먹었기에...다 저녁 옆지기가 도서실에 책을 반납하러 간 사이, 나 혼자 집 앞 전통시장 반찬 가게에 가서 시락국과 반찬 3가지를 오늘 먹으려고 사 왔는데...기장... 우리가 살뻔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