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주말 서로에게 멘토가 되는 친구내외가 멀리 디트로이트에서 방문했습니다. 그녀와 나는 다른 점이 참 많지만 서로를 거역하지 않는 ‘막역지우’입니다. 오히려 그녀의 남편은 나와 성정이 비슷해 만나면 잘 통하는 사이입니다. 뉴욕에 지인 결혼식이 있어서 왔다가 그곳에서 2시간 거리인 내가 있는 곳까지 망설임없이 달려와 주었습니다. 우리는 너무도 반가워 한참을 끌어안고 말문을 잇지 못했습니다. 8개월 지났을 뿐인데 오랜 세월이 지난 듯 감격했습니다. 몸은 떨어져 있었지만 마음은 함께 했나 봅니다. 친구 남편이 아주 오래전 뉴저지에 주재원으로 왔다가 가족이 함께 미국에 정착을 하게 되었던 뉴저지는 낯설지 않은 곳이라며 30여 년의 세월의 흔적을 더듬었습니다. 나야 이제 한 달이 겨우 지났지만 오랜만에 찾은 고..

언니가 카페 친구들과 함께 떠나는 패키지에 나도 조인해서 홍도와 흑산도 그리고 도초도와 비금도엘 다녀왔습니다. 언니와 함께하지 못하는 시간의 아쉬움을 그렇게 달랬습니다. 때로 우리의 일들이 계획한 대로 되지 않기는 하지만 우리의 여행은 시작부터 손에 땀을 쥐게 했습니다. 용산에서 친구들과 함께 ktx를 타기 위해 가던 중 전화기가 안 보인답니다. 그때는 집에 놓고 온 줄 알았습니다. 출발한 지 얼마 안 되었기에 망설임 없이 무작정 내렸습니다. 전화기가 없으면 불편한 일이 많기에... 하지만 우리가 집을 경유하면 기차를 놓칠 테고 그럼 여행 자체가 불가능할지 모른다는 생각에 전화기를 포기하고 다시 출발했습니다. 혹시나 싶어 전화를 걸었더니 언니 가방에서 벨이 울립니다. 집을 나서기 바로 전 립스틱을 바른 ..

아주 오래전 옆지기의 제자가 용호동에서 목회를 한다는 소식을 간접적으로 들었습니다. 부산에 두 번째 도착했을 때 연락을 받았지만 그때는 옆지기가 심하게 아픈 때라 나중에 연락하겠노라고 한 것이 이제 부산을 떠날 날이 며칠 남지 않았기에 오늘 몰래 방문을 했습니다. 오륙도 나사렛교회~네비 따라가다 보니 한 달 전쯤 친구와 부산 성모병원에 입원 중이던 선교사님을 방문할 때 갔던 사거리 근처입니다. 그때는 왜 그곳이 보이지 않았는지... 50주년을 바라보는 연륜이지만 작은 교회에서 사역하는 목회자의 애환은 여느 교회에나 있을 수 있는 소식들입니다. 애쓰는 모습이 안쓰러워 맛난 점심을 사주려니 당신들이 대접하는 줄 알고 이기대 입구의 ‘어구야 횟집’으로 간걸 미안해합니다. 미안한 건 오히려 우리였습니다. 힘들지..

서울과 강원도 일대는 눈소식으로 하얗지만 울 동네 부산은 따뜻한 봄날입니다. 그런데 미세먼지는 여전히 고약한 얼굴을 하면서 노약자는 외출을 하지 말랍니다. 아침을 먹고 빌려온 ’ 박완서의 말‘을 읽는데 머리만 채우지 말고 배도 채워달라고 꼬르륵거립니다.마스크를 쓰고 점심으로 선택된 ‘프랭크버거’ 집으로 갔습니다. 옆지기가 이젠 해산물 요리가 질렸다고 오랜만에 햄버거도 먹어보자기에... 그런데 버거킹이나 맥도널드와는 게임이 안될 만큼 맛있습니다. 오늘은 순수한 햄버거 맛을 보려고 오리지널을 시켰지만 담엔 카스버거도 먹고픈 생각이 듭니다. 와우~ 햄버거도 k-버거입니다👍돌아오는 길목에 큰 교회 앞마당에서 음식 나눔을 합니다. 입구에서 궁금해하는 우리를 데리고 들어가는 바람에 나는 호떡을 옆지기는 솜사탕을 하..

은퇴 후 한국으로의 역이민 결정에 발목을 잡을 뻔했던 것은 미세먼지였습니다. 특히 기관지가 좋지 않은 나 때문에... 그리고 삶의 터전을 부산으로 잡으려고 했던 것은 부산이 미세먼지가 제일 적은 곳이기 때문이었습니다. 그러나 나머지 삶의 시간들을 깨끗한 공기만 마시며 살 수 없어 수도권으로 이사를 가게 되긴 했지만... 그런데 어제는 그 부산마저 미세먼지의 영향력을 받게 되었습니다. ‘오늘은 어디를 갈까?’ 고민하던 옆지기를 한 방에 날려 보낸 미세먼지~그래서 송도 골목길에서 사 온 꼬등어 빵을 커피와 함께 아침으로 먹은 후 마스크를 쓰고 동네 도서실에 가서 책을 한 아름 빌려왔습니다. 책을 한 아름 안고 나오는데 까지가 우리를 반겨주는 걸 보니 손님이 오시려나 봅니다.일인당 5권으로 제한되기에 10권도..

* 출발 1 이틀 전날밤엔 지난 오박육일의 피로를 회복하려는 듯 죽은 듯 잠을 잤고 다음날 아침엔 늦잠까지 잤지만, 이어진 송도 여행으로 피곤을 넘어섰는지, 어제 늦은 밤엔 늦게까지 잠을 이루지 못하다가, 결국 새벽 한시쯤 멜라토닌을 먹고서야 겨우 4시간쯤 자고 일어났습니다. 그래서 오늘은 정말 숙소에서 좀 쉬고 싶었는데... 에너지 넘치는 옆지기가 오늘은 양산 통도사를 가잡니다. 뭔가 하지 않으면 억울한 표정이기에 가 주기로 했는데, 집 근처 공영주차장에 세워놓은 자동차가 배터리가 죽었습니다. 원인을 추적해 보니 지난번 접촉사고 때 살짝 박힌 뒷문이 세게 닫지 않으면 덜 닫치기도 하는데 13일 전 엔진오일 체인지를 하고 파킹하면서 덜 닫친 상태로 세워놓은 바람에 방전이 되어버린 것 같답니다. 보험회사에..

여행이 힘든 건지? 노는 게 힘든 건지? 그게 그건지? 지난 6일 동안의 피로를 회복이라도 하려는 듯 오늘은 아침 8시가 넘어서야 깨어났습니다. 새벽 4시부터 하루를 시작한 옆지기는 이미 하루의 반나절을 지내고 아침까지 혼자 알아서 챙겨 먹고는 마치 내가 깨어나길 기다렸다는 듯이, 아님 내가 부산에 내려오기를 기다렸다는 듯이 오늘은 송도로 산책을 가잡니다. 늦잠 잔 힘으로 따라나서긴 했지만, 이전의 송도도 와서 보진 못했기에, 지금의 송도도 이제야 와 봤지만, 멋진 송도에 다녀오길 잘했습니다. 바다와 산이 어우러진 서구 해안가로 볼레길 트레킹 길이 너무도 좋다며 시작한 산책길이었습니다. 아침을 잠에 양보했기에 점심은 든든히 먹기로 하고 거북섬 건너편에 들어선 물회+회덮밥 집에서 서비스로 매운탕까지 맛있게..

* 일박 많은 사명(?)을 가진 서울행이지만 주요 사명은 한국에서 우리가 살아갈 아파트 잔금을 치르기 위함입니다. 부산에서 서울로 올라가는 길은 자차든 대중교통이든 쉽지는 않습니다. 혼자 떠난 길이기에 대중교통을 이용했는데 ktx는 3시간 itx는 5시간이 걸려 잠깐 망설이다가 시간은 좀 더 걸리지만 백수에게 있는 건 시간이고 그 시간 동안 보고 싶었던 미드 manifest를 보면서 감내하기로 했습니다. 그 드라마는 성공했는지 이미 4 시즌으로 62편까지 만들어졌기에 앞으로 서울을 다녀올 일이 생겨도 괜찮을 듯합니다. 한국과 미국을 오가며 시간 보내는 훈련이 잘 되어선지 5시간 정도의 기차 여행은 힘들지 않았고 미드에 빠져들다 보니 어느새 서울에 도착했습니다. 도착하던 날 한동안 따뜻하던 기온은 올 들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