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스토리 뷰

여행(Travel)

오박육일 서울나들이(712)

매일 감사 2023. 12. 27. 21:01

* 일박
많은 사명(?)을 가진 서울행이지만 주요 사명은 한국에서 우리가 살아갈 아파트 잔금을 치르기 위함입니다.
부산에서 서울로 올라가는 길은 자차든 대중교통이든 쉽지는 않습니다.
혼자 떠난 길이기에 대중교통을 이용했는데 ktx는 3시간 itx는 5시간이 걸려 잠깐 망설이다가 시간은 좀 더 걸리지만 백수에게 있는 건 시간이고 그 시간 동안 보고 싶었던 미드 manifest를 보면서 감내하기로 했습니다.  

그 드라마는 성공했는지 이미 4 시즌으로 62편까지 만들어졌기에 앞으로 서울을 다녀올 일이 생겨도 괜찮을 듯합니다.
한국과 미국을 오가며 시간 보내는 훈련이 잘 되어선지 5시간 정도의 기차 여행은 힘들지 않았고 미드에 빠져들다 보니 어느새 서울에 도착했습니다.  
도착하던 날 한동안 따뜻하던 기온은 올 들어 가장 추운 겨울을 맞이했고 게다가 서울은 부산보다 6-7도 더 낮으니 더 춥습니다.
아무리 춥다 해도 시카고의 겨울과는 비길 수 없어 괜찮은데 걱정이 된 언니가 고맙게 역으로 마중을 나왔습니다.
부산역에 유명한 ‘bread & cake" 빵집에서 선물용으로 요상한 6개들이 퓨전빵과 점심으로 먹을 커피콩빵을 샀는데 한국사람 빵 만드는 실력은 정말 세계 최고입니다.

도착해서 ’오늘 뭐 먹지?‘ 하다가 날이 추워 쌀국수와 월남쌈을 무한 리필하는 맛집(o'drey)이 있어 무리하게 많이 먹었습니다.
샐러드를 많이 먹는 내게 옆지기가 '코끼리는 풀만 먹어도 거대하게 된다'는 말을 떠올릴 만큼...

집에 도착해 오랜만에 만난 언니와 시간의 공백을 메우느라 자정을 넘겼습니다.

* 이박
드디어 잔금을 치르고 내 집 마련을 하는 날입니다.
언니는 고맙게도 월차를 내서 윤기사가 되어 주셨고,
미리미리 서두른 덕에 주변 맥도널드에서 카푸치노 한잔 마시는 여유까지 가졌습니다.

서울에선 불가능하기에 수도권인 기흥에 그것도 18년 된 집을 구했습니다.
전주인이 2000년도에 대충 리노베이션을 했다지만 좀 더 깨끗하게 새집(?)으로 살려고 12월 29일에서 일주일 더 연장된 내년 1월 5일에 들어가게 되었습니다.
리모델링 사장과 실랑이를 하느라 식사시간을 놓쳤는데 고객관리 차원으로 집 근처 식당에서 점심을 제공받았습니다.
‘금빛 고등어’라는 식당인데 고등어를 이렇게 맛있게 먹어보기 드물었고 그렇게 비린내가 전혀 나지 않는 비결이 궁금하기까지 했습니다.

언니네 집으로 돌아오는 길이 퇴근길이라 그 시간을 피하려고 근처 가구점과 전자제품집을 둘러보면서 든 생각~
미국집은 웬만하면 냉장고와 세탁기 같은 가전제품들은 집과 함께 매매를 하는데,
한국은 왜 깨끗하게 다 가지고 가는지...
하지만 그것도 좋은 점과 나쁜 점이 있음을...
여기저기 집에 맞춰 들어갈 가구들을 돌아보다 역시 자정이 다 되어 도착했습니다.

* 삼박
얄궂은 주일예배는 부산에서 옆지기가 간다던 ‘포도원교회’ 영상으로 드리게 되었습니다.
마침 언니와 둘이서 나누던 이야기를 김문흠 목사님께서 설교중 말씀하시기에 뜨끔해 회개도 했습니다.
우리의 인생은 모든 것이 합력하여 선을 이루는 것임을...
해질 무렵인 크리스마스이브엔 날이 풀리는 듯해 ‘서울 라이트쇼’를 보러 광화문엘 나갔는데 며칠 우리가 라이트 쇼를 구경하는 건지 사람을 구경하는 건지 원~

개나 소나 모두 나왔습니다 ㅋㅋ
귀여운건 못지나치죠 ㅋㅋ

인파에 밀려 북창동에서 저녁을 9시가 다 되어 부산 용호동에 유명한 ‘낙곱새’를 먹으면서 옆지기에게 사진을 보내니 부산 음식을 왜 서울에서 먹냐며 어이가 없어합니다.

그렇게 저녁을 먹고 신세계백화점 라이트쇼는 덤으로 구경했는데 오히려 명품입니다.

그리고 들어선 명동 뒷골목은 포장마차와 사람들로 발 디딜 틈 없이 인산인해입니다.  
작년의 이태원 사건을 떠올리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명동 성당에도 잠깐 들렀다 집으로 돌아오니 여전히 자정즈음입니다.


* 사박
성탄절 아침, 청주 사는 손녀(셋째 언니)를 보러 가기로 했는데 눈이 펄펄 내립니다.
게다가 며눌님이 독감에 걸렸다는 소식과 눈길 사고 소식에 겁먹고 그 손녀딸네와 영상으로 ‘메리 크리스마스’를 대신하고 이모할머니가 주려던 귀여운 카카오 인형은 나중에 전달하기로 했습니다.

크리스마스이브가 이안이 백일이기에 영상으로 잠깐 가족톡을 하면서 문득 든 생각~
멀어도 가까워도 이제는 필요에 의해 영상으로 이어주는 세상이 되어감을...


저녁엔 디바 언니들의 크리스마스 음악회엘 가는 특권을 누렸습니다.
음악회 전에 친구네와 함께하는 저녁식사는 금상첨화였습니다.
언제 만나도 반갑고 고마운 친구를 위해 선택한 청담동 ’ 평양일미‘집에서 먹은 만두 버섯전골은 그보다 더 맛있을 수 없을 만큼 특별했습니다.

이제는 ‘디바’를 ‘교회 언니’라는 정겨운 이름으로 바꾸니 더 친근했고 캐럴과 함께 어우러진 성탄 메시지를 담은 찬양은 천국을 소망하는 우리 모두에게 즐거운 자리였습니다.
시간 가는 줄 몰랐던 음악회는 10시가 훌쩍 넘어 끝났고 여전히 우린 자정이 다 되어 집에 도착했습니다.


* 오 박
잠깐의 일탈후 모두 제자리로 돌아가는 날입니다.
언니는 일터로 나는 옆지기가 머무는 부산 숙소로 돌아오기 위해 이번에도 나는 itx를 선택했고,
추가된 운행시간 내내 미드 manifest를 이어서 보다 보니 시간여행을 하듯 부산에 도착했습니다.
부산역으로 마중 나온 옆지기와 그 유명한 ’ 이재모피자‘를 먹어보려 했는데 차이나 타운의 ’ 신발원‘이 휴일이어선지 그곳은 대기줄이 더 길어 포기하고 나의 요리 사부인 백종원의 ’ 홍콩반점’에서 짬뽕과 탕수육을 먹었습니다.  
차이나타운 입구 근처에서 홍콩반점을 운영하는 주인장의 용감함에 박수를 보내며 들어선 식당엔 저녁시간임에도 그리 사람이 많진 않았지만 맛은 음~ 울 사부님이었습니다.

부산 숙소에 도착하니 잔소리 듣고 싶지 않았는지 미안하게도 집안은 얌전하게 정리가 되어있었습니다.  
지난 오박육일동안 나름 열심히 살아온듯한 고마운 옆지기에게도 박수를~

최근에 올라온 글
최근에 달린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