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운명 처음 해운대에 도착해 잔뜩 들뜬 마음으로 해변을 거닐다가 도저히 만날 수 없는 상황 속에서 선배 내외와 마주쳤습니다. 캐나다와 미국의 다른 공간에서 살다가 서로 다른 시간대에 한국으로 들어왔지만 같은 시간과 공간을 살게 된... 만날때마다 좋았었고 앞으로도 계속 만나고 싶었던 분들인데 오랜 세월 서로 연락이 끊겨 서로 소원했었는데... 처음 만남 이후 그분들의 세 자녀 가족이 캐나다에서 방문해 두 주의 시간이 훌쩍 지났지만 더 늦기 전에 그렇게 우린 운명처럼 만났습니다. 그분들은 은퇴 후 이곳 부산에서 3년째 캐나다를 오가며 지내시다가 올해 복수국적을 회복했답니다. 선배 부인이 파킨슨병이 시작되어 한국에서 한방 치료를 받으면서 고향인 이곳 부산에서 남은 여생을 지내기 위해서... 그녀는 어렸을 ..

* 이래도 혼자 하늘에 구름 한 점 없이 맑은 토요일에도 불구하고 옆지기는 원고를 써야 하기에 혼자 여행길에 오릅니다. 홀로 나선 나를 바다 가득한 윤슬이 배웅합니다. 부산을 찾는 관광객 중 쇼핑을 좋아한다면 꼭 가봐야 한다는, 세계에서 가장 큰 쇼핑몰로 2009년 기네스북에 등재되기까지 했다는, 살 물건은 없지만 가봐야 할 것 같은 마음으로 신세계 백화점 센텀지점을 방문했습니다.코스코나 아이키아가 주 무대인 내게 크게 감동을 주지 못했지만... 국내 명품을 비롯해 샤넬을 비롯한 유명 해외 명품까지 모두 다 있습니다.내게 감동을 준건 명품이 아니라 점심시간 즈음에 찾아간 식품관입니다. 모든 음식이 다 있어서 뭘 먹어야 할지 선택장애가 올만큼 넓은 식당을 두 바퀴 돌고 나서 샤부샤부를 선택했습니다. 사실 ..

매일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지내던 옆지기가 매달 쓰던 원고 마감일이 코앞에 다가와 오늘과 내일은 만사를 제쳐놓고 글을 써야 한답니다. 좁은 공간에 내가 있으면 방해가 될듯해 오늘 하루는 혼자서 외출을 하기로 했습니다. 그동안 급하게 드나드느라 숙소 근처에 눈여겨보지 않았던 조각물들이 보입니다. 숙소옆 반찬가게에서는 아짐들이 열심히 장사를 준비합니다.어제 미처 못 끝낸 은행일을 마치러 가는 길목에 ‘스누피 스테이션’이 있기에 커피를 한잔 더 마시기 위해 들렀습니다. 스누피는 아들이 좋아하는데...화장실 사인도 찰리와 루시입니다. 심플하면서 너무도 귀여운...아직 이른 시간이어선지 내가 유일한 손님입니다. 달달한 커피와 마들렌을 앞에 놓고 혼자라서 좋다는 생각에서 빠져나올 즈음 두 젊은 커플이 들어섭니다. ..

지난 주일 감전교회에서 예배 후 맛있는 떡이라기에 받아왔는데 이제 보니 ‘합격 기원’을 응원하는 밥알 찹쌀떡입니다. 그날은 저녁을 든든히 먹었기에 냉동실에 넣었다 이제야 꺼내 먹었는데 마침 어제 수능 보는 학생들을 위한 소원을 담은 떡이었습니다. 늦었지만 수능을 치른 모든 학생에게 모든 결과가 선이 되기를 소원하며 먹었습니다. 오래전 미국에서 만나 함께 공동체를 이뤘던 목회자 내외를 지난주에 만났습니다. 오후에 있는 헌신예배에 초청을 받기도 했지만...10여 년 전 미국에서 한국으로 사역지를 옮기면서 불안한 마음을 숨기지 못하고 떠나던 모습과는 사뭇 다른 자신감 넘치는 희망의 사역을 하고 있어서 마음이 든든했습니다. 우리의 1년 후배지만 한국 역이민의 선배답게 우리를 맞아줍니다. 부산을 사랑하는 또 다른..

한국 정착 중 나를 증명해야 하는 인증이 어려워 여전히 좌충우돌 중입니다. 거소증의 영어이름과 핸드폰의 한글이름이 충돌해 거의 불가능한 상태여서 은행에서 긴 시간을 할애해 해결을 하는 듯했으나 여전히 뭔가에 제동이 걸립니다. 암튼 한국사람이 미국사람을 살다가 다시 한국사람으로 돌아오는 과정이 쉽지 않습니다. 미국집을 팔아 한국은행으로 입금을 하니 우리가 특별한 고객인 모양입니다. 일을 마치고 나서려는데 은행직원이 선물을 줍니다. 지난 40여년의 미국에선 절대 없던 일이 한국에선 일어납니다. 대한민국 좋은 나라입니다 ㅎㅎ오전 은행업무를 마친 후 버스를 타고 우리가 다음 한 달 머물기 위해 예약한 장소에 답사를 다녀왔는데... 한 달을 해변에서 지냈으니 이번엔 주택가에서 좀 싸게 지내보자는 옆지기의 의사를 ..

어제는 ‘이기대’를 부분적으로 다녀왔습니다. 한국에 나오면 트레일을 걷기로 했던 우리의 생각이 정착을 위한 준비로 차일피일 미뤄졌기에 이렇게 멋진 트레일을 이제야 걷게 되었습니다. 동생말 전망대를 향해 갔는데 어쩌다 용호동에 자리 잡은 이기대 공원 근처로 들어섰고, 덕분에 유명한 할매 팥빙수집 근처를 가게 되었습니다. 꼭 가보라던 친구의 귀띔으로 들어가려다 아침을 걸렀기에 일단 점심을 먹기로 했는데... 팥빙수집이 위치한 곳이 재래시장이었기에 입구에 납작하고 허름한 ’ 시골집‘ 식당이 눈에 띄어 호기심에 들어섰다가 즐거운 경험을 했습니다. 짐작에 일찍 은퇴한 중년부부가 운영하는 듯했습니다.외향과 인테리어는 시골집인데 음식은 도시집입니다. 분위기는 정갈하고 음식은 깔끔하고 순했습니다. 그동안 우리가 화려하..

* 또 해맞이 지난 며칠 갑자기 기온이 훅 떨어져 겨울모드입니다. 숙소 창밖을 내다보니 맨발 걷기 좀비들로 늘 붐비는 이른 아침의 해변가엔 파도만 출렁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제도 오늘도 아침만 되면 ‘해바라기’가 되어 밖으로 나갑니다. (옆지기가 아침마다 해맞이를 하는 내게 지어준 별명입니다) 여명의 하늘은 언제 봐도 감격입니다.매일 아침 떠오르는 태양은 매일 봐도 반갑습니다. 그리고 그건 나뿐만이 아닙니다.* 부산의 도시철도 부산역으로 가는 길목의 서면역에서 숲을 만났습니다. 눈을 의심하며 만져보기까지 했는데 살아있습니다. 부산... 2030 유치 성공해야 합니다^^* 창원의 맛 여행 우리의 한국행에 영향을 미친 지인이 혹시나 우리의 마음이 변할까 싶어 오늘은 가성비 최고인 창원의 ’ 반동 굴구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