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독감 걸려 아프다는 핑계로 원하든 원치 안 든 국밥을 며칠 동안 끓여 줬더니 조금 회복이 되면서 음식을 탐닉하는 아들이 이것저것 먹고 싶은 게 많아졌습니다. 어제는 로컬 맛집 햄버거...그제는 소문난 돈가스...오늘은 집앞 한국 셰프집 일본 수시...아프면서 칭얼대고 내게 붙어 지내던 이안이도 좋아하는 책을 들고 와 읽어달라고 합니다. 신기하게 아직 나이에 맞지 않는 ‘The one O'clock Miracle’ 책이 늘 제일 먼저 선택됩니다. 아직 재택근무 중인 아빠가 읽어줍니다. 자기 몸통만 한 아빠 물통으로 수분을 섭취합니다. 할머니표 미역국을 맛나게 먹어줍니다. 그리고 회복하기 위해 이렇게 열심히 잡니다. 저렇게...후기, 환자들 먹으라고 끓여놓은 생강 대추차는 별로 관심이 없는듯해 내가 열심히 ..

아직 독감이 다 낫지 않아 재택근무 중인 아들내외의 독감이 물러갈 즈음 이안이에게 다가왔습니다.열이 103도를 오르내리며 먹보가 음식을 거부합니다. 할머니는 뭐래도 먹여보려고 이것저것 요리를 하지만 이안이는 모두 거부하고 잠만 자려고 합니다. 타이레놀 덕을 모는 중이긴 하지만...푹 자고 잘 회복하기를...이안이는 독감으로 몸이 아프지만 그 이안이를 바라보는 할머니는 마음이 아픕니다. 이 또한 성장과정이기에 우리 주님의 긍휼 하심을 구하며 오늘 하루도 감사합니다.

* 아픈 아들사고는 내가 났는데 아들이 아픕니다. 어제 오후 몸이 안 좋다면 일찍 집에 들어서더니, 오늘은 아예 골골하며 재택근무를 합니다. 새우젓 국물 넣은 시원한 콩나물 뭇국을 끓여줬더니 옛날 생각이 난다며 후루룩 맛나게 먹어줍니다. * 서운한 며늘아빠와 엄마가 집에 있어도 주말이 아니면 이안이는 할머니 차지이긴 하지만, 이안이 낮잠 시간에 맞춰 재우려고 나온 며늘에게 아니라고 손사래를 치며 나와 자겠다는 이안이를 두고 돌아서는 며늘에게 미안합니다.* 따라쟁이 이안최근엔 이안이가 뭐든 우리가 하는 대로 따라쟁이 모드인데, 아침에 화장실까지 따라와 같이 나를 따라 머리를 빗습니다. 어른은 아이들의 거울입니다. * 밸런타인아들은 아프고 며늘은 서운하지만 밸런타인엔 외식 데이트를 해야만 한답니다. 예약해 ..

아직 말도 생각도 어설픈 이안이의 하루 일과 중 빼놓을 수 없는 책 읽기 시간은 즐겁습니다.할머니는 웬만하면 모두 들어주는 걸 안 이안이가 이제 슬슬 할머니와 밀당이 시작되었습니다. 야채는 모두 좋아하다가 브로콜리를 안 먹겠다고 귀여운 농성을 부립니다.가끔은 혼자서도 뭔가에 집중해서 놀기도 합니다. 블록을 쌓기는 쌓는데...잘 먹는 건 이제 익숙해졌으니 잘 싸는 걸 훈련해야 합니다. 응가를 하는 것 같아 변기에 앉히니 ’ 응가 응가‘ 힘을 줍니다. 그것까지 익숙해지면 할머니의 일이 수월할 텐데...최소한 2시간은 자야 하는 낮잠을 1시간 만에 깨어난 날,함께하는 오후가 길어지고 날도 그리 춥지 않아 동네 도서관엘 다녀왔습니다. 주변이 신기한 이안이는 볼거리가 많아 시간 가는 줄 모릅니다. 포트리에 한국사..

* 교통사고우리끼리 애인사인인 애인(동생 같은 여인)에게 밸런타인 카드를 보내려고 저녁 먹은 후 우체국으로 산책을 나섰습니다. 그런데 집에서 백미터도 채 안 되는 건널목에서 길을 건너려다가 차에 치었습니다. 나는 차가 스탑사인에 서있어서 건너려고 했고 차량은 원웨이길 왼쪽에서 오는 차가 지나가기를 기다리다가 나와 동시에 우회전을 하면서 생겼습니다. 먼저는 내 왼 팔이 차에 부딪치고 다음엔 오른 손바닥을 바닥에 디디면서 오른쪽 엉덩이로 나가떨어졌습니다.시니어 힙본이 근육통만 남고 멀쩡 한 건 아마 충격완화 때문이었던 것 같습니다. 놀란 운전자가 내려 ‘I am sorry'를 수 천 번을 외칩니다.내가 놀라고 아파서 사거리 집 펜스에 기대어 서있었더니 괜찮냐고 물으며 경찰을 불러야 하냐고 묻습니다. 그러..

팬데믹 이후 인터넷으로 쇼핑을 선호하는 문화가 자리 잡으면서 이전의 많은 쇼핑몰들이 주상 복합 상가주택으로 변신 중입니다. 나름 디지털 기기에 익숙함에도 불구하고 나는 아날로그 세대입니다. 한국에 6개월 살면서 저녁에 주문하면 다음날 새벽에 문 앞에 놓이는 쿠팡의 신속함에 놀랐습니다. 그리고 집문 앞에 물건을 내놓으면 되는 리턴 문화의 편리함에 한번 더 놀랐습니다. 다시 미국으로 돌아와 거의 일 년을 지내보니 이곳도 한국만큼은 아니어도 신속한 배달 문화가 곁에 있습니다. 물건은 물론 음식과 그로서리조차 손가락으로 모두 해결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몰이나 상점은 놀러 나가는 곳이지 쇼핑을 하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나는 여전히 물건을 만져보고 재보고 입어보고 사는 걸 선호합니다. 주문했다가 맘에 안 들면 리..

지난 주말 수북이 내렸던 눈이 모두 녹아 흔적도 없이 사라졌는데 밤새 비를 품은 눈이 빙판을 만들었습니다.출근하는 아들이 사이드 길을 치워야 하기에 걱정을 했는데, 아들은 오늘 회사 일이 바빠서 원래 시간보다 한 시간 일찍 개의치 않고 출근을 했습니다. 알람보다 더 정확한 이안이의 기상이 오늘은 눈 덕분에 늦어졌습니다.그리고 젖은 눈은 영상의 기온 속으로 물이 되어 흐르며 나와 아들의 걱정을 잠재워 줍니다. 영상의 기온이지만 오늘 외출은 언감생심이 되어버린 이안이와 옥탑방 창밖만 바라봅니다.이안이가 낮잠에 빠진 후 나는 풀무원 바지락 칼국수를 꺼내 냉장고에 있는 버섯, 감자, 호박, 양파를 썰어 넣고 을씨년스러운 날에 적합한 점심 칼국수 속에 빠졌습니다.재택근무를 하며 점심이든 저녁이든 한 끼 다이어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