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안이가 열이 심하게 나고 기침에 콧물까지 흘리며 많이 아픕니다. 지난 주말 할머니 생일파티하러 뉴욕을 싸돌아다녀서?아님 이틀 전 따뜻하다고 오전 오후에 놀이터에서 놀아서? 먹보가 음식을 거부하는 걸 보니 진짜 아픕니다. 며늘은 오늘 뉴욕으로 출근하는 날인데 이안이 핑계로 재택근무로 바꿨고,아들은 아픈 아들을 들여다보다가 원래 타던 버스를 놓쳐서 다음 버스를 타려고 허겁지겁 나가고,나는 밥을 안 먹는 이안이를 위해 죽을 끓이려고 요리조리 음식을 만들고...한 달 만에 다시 비상시국입니다. 그래서 이안이는 지금 한참 놀이 시간인데 약을 먹고 잠자리에 들어갔기에 나는 휴식시간입니다. 모닝커피 시간이 지났고 귀찮기도 해서 며늘이 사다 놓은 한국 믹스커피를 한 잔 타 가지고 올라왔습니다.웬만해선 믹스를 마시지 ..
언제부터인가 개가 사람처럼 거의 모든 장소에 허락되기 시작했습니다.어제는 안과에 정기검진을 받으러 갔는데,주인보다 몸집이 더 큰 개 한 마리가 주인님과 함께 대기 중입니다. 물론 개가 안과에 치료를 받으러 온건 아니겠지만,포근한 날씨로 때마침 코끝이 간질거리던 차에 채채기를 연거푸 했더니 견주가 미안한지 움직이지 못하게 간식을 주며 진정을 시킵니다. 넓지 않은 로비에 인도커플은 멀지 감치 떨어져서 앉지도 못하고 있습니다. 나도 개를 무척이나 좋아하는 사람이지만,개는 개로 키워야 개도 사람도 행복한 것을...사람이든 짐승이든 정체성 혼돈의 시대입니다. 혹독했던 지난 두 주동 안의 겨울날이 오랜만에 포근해졌습니다. 그동안 춥고 비가 와서 바깥세상 구경을 못하던 이안이를 데리고 공원에 산책을 나갔습니다. 핼로..
* Zoom LawSuits팬데믹이 시작되면서 거의 삼 년 동안 우리는 많은 모임들을 줌을 통해 영상으로 했던 이상한 나라에서 살았었습니다. 그 시절 교회의 모든 예배조차 줌으로 드렸었는데...그 줌 회사에서 정보를 빼돌렸느니 어쨌느니 그 기간에 줌을 사용했으면 그 고소에 참여하겠느냐는 정보가 이멜로 들어왔기에 시기도 맞았고 혹시나 나도 피해를 입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수락을 했었습니다. 꽤 오랜 시간이 지나면서 사건은 종결되었고 시카고 주소를 거쳐 지금 내가 머무는 아들네로 배달이 되었습니다. 눈먼 돈이 생기긴 했지만 세상은 변호사들의 배를 물리는 이상한 고소의 나라가 되어갑니다. * The best things in life aren't things멕시멈의 세상에서 미니멈을 추구하며 사는 엄마..
날이 추워져 이안이가 밖으로 나가기 힘들어지자 며늘은 손자의 활동을 위해 미끄럼틀 세트를 주문해서 밤을 새워가며 조립을 해 주었습니다. 아침에 일어나 내려온 이안이는 자기 놀이방에 커다란 미끄럼틀 세트를 보고 눈이 휘둥그레집니다. 기존에 있던 심플한 미끄럼틀은 며늘의 언니네서 물려받은 거라서 마음에 들지 않았던 모양입니다. 5, 6년이 지난 물건이고 새로운 것들이 계속 계발되고 있으니 부모의 마음은 늘 앞서갑니다. 기존의 미끄럼틀에 익숙한 이안이가 살짝 가파른 걸 시도하다가 두려움이 생겼는지 이내 버스 칸에서만 높니다.이것도 언젠가는 즐겁게 놀겠지만...며칠 전엔 저녁때 애가 징징댄다고 아들 밥을 좀 덜 먹은 건 아니냐고 묻습니다. 먹는 걸 워낙 좋아하는 이안이는 주는 대로 먹기에 내가 나름 절제를 하는..
신기하게도 컴퓨터와 키보드를 좋아하는 돌쟁이 이안이를 위해 고모가 ‘line friend'에서 사준 키보드를 한참 가지고 놀았습니다.화면 없이 노는 게 아쉬워 보였는지 며늘이 장난감 랩탑을 주문해 주니 열심히 가지고 놉니다.집 현관문엔 매일 필수품은 물론 다양한 이안이 장난감이 도착합니다. 어젠 많이 이르지만 배변 훈련을 위한 변기가 도착했습니다 ㅋㅋ처음엔 그게 이상해서 멀리 숨어 바라만 보다가 이내 재밌는 장난감이 되었습니다.부자 사촌 형아에게서 옷 보따리가 다섯 자루나 도착했습니다. 비싼 옷, 태그도 떼지 않은 옷, 이미 작아진 옷...등 다양한 옷들이 들어있습니다. 미니멀리즘을 선호하는 나는 그 옷을 3,4년 동안 보관한 사돈댁이 존경스럽습니다.그럼에도 불구하고 아들내외는 쇼핑만 가면 또 예쁜 옷을..
나의 천 번째 감사는 선물(present)로 받은 지금(present)입니다. 그 지금의 중심엔 내가 지금 돌보고 있는 손자 이안이가 있습니다. 돌이 지나면서 자아가 생기고 생떼가 늘어가지만 그조차 기쁨입니다. * 흔들흔들어디서 그런 흥이 나오는지 최근엔 음악만 나오면 몸을 흔들어 댑니다. 이젠 음악을 선택까지 하면서 할아버지의 표현에 의하면 '술 취한 놈'같이 흔들어 댑니다.맘에 드는 음악을 선택까지 하면서... * 쓱싹쓱싹때론 할머니와 엄마를 따라 신데렐라처럼 열심히 청소를 해서 귀여움을 삽니다. * 칙칙폭폭형아에게 물려받은 토마스트레인을 밀고만 다니다 드디어 스스로 몰기 시작했습니다. 자기를 위한 거지만 잘 사용하면 박수갈채를 받습니다. * 치카치카자기 전엔 먹어도 되는 치약으로 열심히 이를 닦..
2024년 마지막 달에 접어들었습니다. 매일 아침 엄마 아빠를 제치고 살인 미소로 할머니의 마음을 빼앗는 손자의 사랑스러운 모습도, 할머니가 계셔서 행운아라며 자기 아들을 세뇌시키는 아들의 사탕발림도 나의 멈춘듯한 시간을 이어주지는 않습니다. 마침 연어알이 톡톡톡 깨아나는 페이지며늘이 그런 내가 안스러운지 매달 첫날 한번 넣어주던 용돈을 11월엔 세 차례나 넣어줍니다. 마침 추수감사절 연휴에 딸과 열심히 노는 바람에 피곤해서 몸을 가누지 못하는 엄마의 몸이 걱정이 되는지 아들은 건강보험과 이번 주말에 예약한 독감예방 접종을 신경 써줍니다. 아들아~ 엄마는 몸이 아니라 마음이 시들어 가는 중이란다 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