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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돈댁의 큰 손자가 8살 생일을 맞아 이안이를 포함한 온 가족이 라스베이거스로 여행을 떠났습니다.
오잉~ 누구를 위한 여행이지?
아이들 여행 갈 땐 빠져주는 게 정석이라던 사돈댁 내외는 함께 떠났습니다.
원래 이 기간에 나는 출장 끝자락에 이곳을 다시 방문할 계획이던 딸과 시간을 보내기로 했으나,
일이 많아 보스턴에서 바로 집으로 돌아가는 스케줄로 바꾸는 바람에,
아들팀에서도 딸팀에서도 제외된 혼자서 지내게 되어 아들도 딸도 미안해했지만,
화려한 라스베이거스보다 짧은 주말의 일정보다 혼자 있는 스테이케이션이 내게는 선물입니다.
아이들과 동행하면 출장 육아가 이어지는 건 뻔할 테고,
게다가 4월 첫 주에 딸네가 손녀와 함께 방문할 계획이어서 이쪽저쪽 다 괜찮습니다.
나만의 시간을 보내기 위해 그룹폰으로 ‘미키 17’와 ‘킹 사우나’ 할인권을 구매해 놨지만,
사실 영화나 사우나는 여느 주말에도 충분히 갈 수 있는 것이라는 생각이 들자,
아무도 없는 조용한 삼층집에서 조용히 네플릭스로 영화도 보고 조용히 먹고 싶은 음식도 해 먹으면서 지내기로 합니다.
그러나 나이 계획대로 4일 동안 내가 혼자 지낼 수 있을지는 의문입니다.
4일 중 첫날은 이미 무너졌습니다.
* 역이민 번개 모임
이곳을 방문 중인 ‘역이민’ 카페지기와 함께 회원들을 만나는 번개모임을 참석하기 위해 페리사이드에 있는 중국집(아우랑)과 오렌지 카페로 나섰습니다.
다양한 연령대의 시니어 7명(52년생, 56, 57, 58, 59, 60, 61 년생)이 ‘역이민’이라는 공감대로 함께 모였습니다.
생면부지였음에도 마치 식구들처럼 함께 먹고 마시며 웃다 보니 그렇게 하루해가 저물었습니다.
우리 카페덕에 역이민 과정이 수월했기에 카페지기님을 꼭 만나고 싶었고,
처음 뉴저지에 와서 메디케어 때문에 메시지로 질문을 했던 hp00 님도 만나 뵈어서 감사했습니다.
공통분모가 같은 공감대가 있는 사람들이 모이니 그냥 앉아만 있어도 즐거운 모임이었습니다.

* ‘미키 17’ 대신 다큐멘터리 ‘토네이도’
조용한 집에 들어와 대충 씻고 거실에 앉아서 넷플릭스를 틀고 ‘토네이도에 갇힌 사람들’에 대한 다큐멘터리를 봤습니다.
2011년 미조리주 조플린 시를 통째로 삼켜버린 어마무시한 토네이도에서 살아남는 사람들의 증언을 토대로 만든 영화입니다.
그들의 증언을 통해 자연 앞에서 한없이 작아지는 인간의 나약함을 깨달았습니다.
차가운 기온과 따뜻한 기온이 만나는 곳에서 소용돌이가 일어나는 토네이도를 자주 만나는 그곳에선,
오히려 그것을 쫒으며 스릴을 만끽하기도 하지만 이번엔 이전과는 다른 토네이도가 그들을 쫒는 죽음의 상황 속에서 벌어졌던 일입니다.
조플린 고등학교의 졸업식장으로 시작되는 영화는 몇몇 학생들을 인터뷰하면서 당시의 상황을 극화했습니다.
남자친구와 토네이도를 재미로 쫒다가 오히려 죽음을 직면할 만큼 쫓기게 되었던 그녀는 삶을 소중하게 여기게 됩니다.



10대에 동성애자로 살면서 사회에서 철저히 외면당했던 그는 죽음이 두렵지 않았었는데 이젠 당당하게 삶을 마주합니다.





어린 시절을 불우하게 지낸 이 친구는 가정의 도움을 받지 못하고 살았기에 가정에 대한 간절함이 없었는데 회복하는 과정에서 가족과의 관계를 회복하고 자신의 가정도 아름답게 이룹니다.









구조됐지만 토네이도로 인해 온몸에 감염된 박테리아를 제거하느라 살 가망이 5% 였던 그가 기적적으로 살아나 삶에 대해 또 가족을 바라보는 마음이 따뜻해지는 것도 기적입니다.










운명에 순응하는 그의 마음자세로 내 마음도 숙연해집니다.


토네이도가 지나간 자리는 정말 처참했습니다.
리포터가 현장에서 말을 잊지 못하고 눈물을 훔칠 만큼...


자동차채 소용돌이 속으로 사라진 한 친구는 한참 후에 죽음으로 찾아왔습니다.
10여 년이 지난 지금 그때를 회상하며 내린 결론입니다.
지금 내 곁에 있는 사람들을 사랑하라는...




그렇게 사랑하는 가족과 친구를 잃은 사람들이,
지금 우리가 함께하는 사람들과 어떤 시간이든 소중히 여기라는 말에 살짝 뜨끔해하면서,
긴 여운을 남긴 영화는 끝이 났습니다.
대 자연 앞에 우리는 먼지 같은 존재임을 깨달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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