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들은 연 이틀 야근으로 피곤했고 어차피 재택근무일인 금요일은 일을 쉰다며 자기가 이안이를 보겠답니다. 며느리는 어제 일과 회식으로 힘들어서 오늘은 9시부터 오전 근무만 한다고 합니다. 하지만 정작 이안이의 기상시간인 7시엔 아무도 나오지 않습니다. 아니 피곤해서 눈 비비며 내려오는 아들에게 다시 가서 자라고 하니 기다렸다는 듯이 죄송하다며 올라갔고, 잠이 많은 며늘님은 아예 내려오지도 않습니다. 아마도 9시에 맞춰 커피 만들러 내려와 재택근무를 시작할 것입니다. 부지런한 할머니와 이안이가 분주한 하루를 시작합니다. 아침을 먼저 먹은 이안이를 놀이방에 보내고 커피와 아침을 먹으려니 이안이가 저러고 할머니의 관심을 부릅니다.부지런히 아침을 먹고 뜨겁기 전에 동네 산책길에 나섰습니다. 출근하느라, 등교하느라..

수요일 저녁 자정이 다 되어 퇴근한 아들이 방문을 두드립니다. 목요일에도 자기는 여전히 야근을 해야 하고, 며느리는 팀원들과 회식이 있어 늦을 거라며 엄마가 하루종일 혼자 이안이를 돌봐야 한다고...어차피 아들내외가 출근을 하면 7시나 되야 집에 돌아오고 이안이는 8시 전에 잠자리에 들어야 하니 그렇게 많이 다를 건 없는데...암튼 각오를 하고 하루 루틴을 시작했습니다.우량아라 돌보느라 팔이 좀 뻐근하긴 하지만 마음은 이안이로 인해 즐겁습니다. 사방에서 황혼육아하면서 몸이 망가진다고 걱정을 해선지 몸을 사리면서 돌보는 중입니다. 이안이가 잠자리에 든 걸 보고 옥상에 올라가니 석양이 예쁘게 지고 있습니다.

8개월 만에 만난 손자 이안이는 무척이나 우량아입니다. 할머니가 안아주기 버거워하니 부모는 신생아 때 원하는 대로 먹였더니 그랬노라고 변명을 합니다만 잘 먹는 아기여서 그랬을 겁니다. 지금 토실토실 한 건 라일리처럼 나중에 키로 갈 테니 걱정말길...지난주에 이어 오늘도 사랑하는 엄마는 뉴욕으로 출근을 했습니다. 평소 아빠에게 하던 바이바이가 아닌 어리둥절한 표정입니다. 엄마의 마음도 다르지 않을 것 같아 옛날 데이케어에서 일할 때 학부모에게 보고하는 일지를 만들어보기로 했습니다. 출근할 때마다 귀여운 이안이 두고 일하러 가기 싫다는 며느리와 늘 보고 싶어 하는 아들을 위해... 아침에 우유와 이유식을 먹은 후 오전 클래스(ㅋㅋ)에서 오늘은 동그라미를 배웠노라고 말입니다.스트링을 무조건 입으로 가져가기를..

6월부터 일을 시작하는 며느리는 일주일에 사흘(월, 화, 목, 금요일) 일하는데 그나마 이틀(화, 금요일)만 출근하고 이틀(화, 목요일)은 재택근무를 한답니다. 오늘은 그녀의 10개월 만에 첫 출근입니다. 이안이를 너무도 이뻐해서 어찌 출근하려나 모르겠습니다. 어제는 방에서 일을 하면서도 짬만 나면 내려와 이안이를 안아주며 뽀뽀를 했는데...오늘 이안이는 엄마 없이 할머니와 하루를 시작했습니다. 아침에 깨어나면 할머니방에 와서 스투피와 인사를 하고 내려갑니다. 엄마 아빠가 출근하며 ‘바이’를 하니 차창 너머로 한참을 바라봅니다. 저녁에 다시 만날 것을 기대하며 헤어지는 연습 중입니다. 이안이 아침 우유를 먹이고 나서 할머니는 커피를 내립니다. 커피를 마시는 동안 이안이는 학교에서 ’ 자율학습‘을 합니다...

주일 오후 아들내외가 이안이와 함께 동네 쇼핑센터엘 간답니다. 내게는 가도 되고 집에서 쉬어도 된다며 선택권을 주길래 이안이가 즐기는 것을 보려고 따라나섰습니다. 쇼핑몰과 놀이동산을 멋지게 지으려고 ‘아메리칸드림’이라는 이름으로 공사를 시작했는데 투자자들이 많이 빠져나가면서 공사가 흐지부지됐고 팬데믹까지 겹치면서 일반 투자자들을 제외한 유태인들이 힘을 합해 세웠다는 이야기가 있답니다. 규모에 비해 사람이 적어서 유지가 되려나 걱정이지만 아이들이 방학을 맞으면 그래도 붐비지 않을까 싶습니다. 아메리칸드림... 오래전 미국으로 이민 온 사람들이 가졌던 마음이었습니다. 자유를 찾아, 더 나은 교육환경을 위해 그리고 더 나은 삶의 질을 누리기 위해 찾아 수많은 이민자들이 미국으로 발을 들여놓으며 가졌던 생각입니..

* 아침 할머니가 자기를 더 사랑하는 줄 아는 이안이가 엄마 아빠를 서운하게 합니다. 금요일 아침에 일어나 팔을 벌리면 이리저리 모두에게 선뜻선뜻 안기다가 내게 오면 다른 사람에게 안 간 가려고 내게 몸을 돌립니다. 토요일 아침에도 역시 엄마 아빠에게 서운한 행동을 하는 이안이를 부모에게 맡기고 아침 일찍 집을 나섰습니다. 곧 생일을 맞는 딸에게 보낼 카드를 부치기 위해서...카드를 부치고 우체국 곁에 있는 파리 바케트에서 커피를 마시며 조용히 일기를 쓰려고... 빵은 보너스^^그런데 얼마 후 빵집 앞 광장에 사람들이 웅성웅성거리더니 모두들 바쁘게 움직입니다. 알고 보니 이곳에 한 달에 한번 장이 선답니다.오래전 디트로이트 살 때 울 동네 다운타운에서 토요일마다 장이 서서 새벽기도 마치고 들러 로컬 야채..

아들내외는 외식이 삶의 일부인 듯 살아갑니다. 바쁘고 힘들니 어쩔 수 없으려니 하지만, 엄마가 있으니 집밥을 만들어 주고 싶은 마음인데, 아들내외는 힘들게 하지 말라며 말립니다. 저녁 식사 후 산책 삼아 동네 한 바퀴를 돌면서, 집가까이에 H mart 가 있어서 들르기 시작한 것이, 이제는 참새가 방앗간 드나들듯 들러 뭔가 장을 봐다가 나르며 뭔가 밥상에 올려놓습니다. 맛있는 음식으로 직장의 스트레스를 푸는 아이들에게 맛없는 음식으로 스트레스 주지 말라는 옆지기의 놀림에도 불구하고... 과일과 야채가 한국보다 싸고 풍성하다는 이유로... 게다가 이제는 반찬을 넘어 간식용 빵까지 만들며 애를 씁니다. 도착했을 때 사부인이 담가다 주셨던 김치는 동이 났고, 아들네가 사다 먹는 김치는 내 맘에 안 들고, 청경..

내가 변하면 세상이 변합니다. 어제저녁 울 동네 온누리 교회에서 코미디언 이성미의 간증 집회가 있었습니다. 하지만 잠시 다녀가는 옆지기가 한국으로 출발하는 시간과 맞물려 참석하기 애매했습니다. 7시 반 시작인데 8시에 옆지기를 공항으로 데려가는 우버가 온다니...곧 다시 만날 사람 떠나는 걸 못 보는 게 별건 아니지만...그래도 8시에 차를 태워 보내고 늦었지만 교회로 향했습니다. 교회와 집사이 백 미터쯤 되는 길목에 사슴이 어딜 그렇게 부지런히 가냐며 발걸음을 멈추게 합니다.집회는 이미 시작되었기에 자리를 찾아 들어가기 미안해 안내석에 앉았습니다. 그때 마침 그녀가 말합니다. 과거 자신의 신앙 노선은 바리새인이었노라고, 예배에 늦는 교인을 판단했었노라고, 단정치 못한 옷차림을 비판했었노라고,아이들이 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