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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들은 연 이틀 야근으로 피곤했고 어차피 재택근무일인 금요일은 일을 쉰다며 자기가 이안이를 보겠답니다.
며느리는 어제 일과 회식으로 힘들어서 오늘은 9시부터 오전 근무만 한다고 합니다.
하지만 정작 이안이의 기상시간인  7시엔 아무도 나오지 않습니다.
아니 피곤해서 눈 비비며 내려오는 아들에게 다시 가서 자라고 하니 기다렸다는 듯이 죄송하다며 올라갔고,
잠이 많은 며늘님은 아예 내려오지도 않습니다.
아마도 9시에 맞춰 커피 만들러 내려와 재택근무를 시작할 것입니다.
부지런한 할머니와 이안이가 분주한 하루를 시작합니다.
아침을 먼저 먹은 이안이를 놀이방에 보내고 커피와 아침을 먹으려니 이안이가 저러고 할머니의 관심을 부릅니다.

기구를 사용할 줄 아는 울 손자 휴먼비잉 맞습니다

부지런히 아침을 먹고 뜨겁기 전에 동네 산책길에 나섰습니다.
출근하느라, 등교하느라 바쁜 거리에서 호기심 많은 이안이가 더 분주합니다.
행인들에게 귀엽다고 튼실하다고 칭찬을 받으며 집으로 돌아오니,
헐~ 왼쪽 뺨을 벌레에 물렸습니다.
모자를 씌우고 허리띠 바깥쪽으로 걸쳐 안고 다녔더니...
벌레를 죽을만큼 무서워하고 햇빛에 아기 피부가 그을리는 것도 심하게 걱정인 며늘님에게 군심거리가 생겼습니다.
얼른 아기 비누로 소독을 하고 아기 바셀린을 발라 오전 낮잠을 재우고 일어나니 다행히 작은 점만 남았습니다.
이게 이렇게 신경쓸일인지 애 봐준 공은 없다더니...

이안이보다 며늘이 더 걱정되는 상황입니다.

오전 내내 잠을 잤음에도 아들이 피곤했다고 변명을 하며 내려옵니다.
그리곤 홀푸드에 가서 장을 보겠다며 장바구니에 이안이를 데리고 나갑니다.

장을 보면서 음식을 해먹을 생각을 하지 않고 엄마가 좋아하는 족발을 주문해 왔습니다.

곁에서 우리가 먹는 걸 처량하게 바라보는 이안이에게 아들(며늘은 말렸지만)이 뼈다귀를 주었다가 뺐으니 온 세상을 다 빼앗긴 듯 울어 버립니다.
웬만해선 울지 않는 이안이는 우는 것도 귀엽습니다.

족발을 맛있어하는 이안이 할머니 손자 맞습니다.

살기 위해서 먹는 건지 먹기 위해서 사는 건지 모를 아들 내외의 음식 생활이 맘에 들지 않아 자꾸 간섭을 하지만 나도 이제 조금씩 포기하면서 그들의 음식 생활에 조금씩 익숙해져 가는 중입니다. 

떡볶이가 먹고싶다기에 만들어주니 거의 요리 수준의 김밥을 3가지나 주문을 합니다.
에그 누들이 냉장고에 있기에 야채를 넣어 볶아주니 '오호'하며 먹습니다.
즉석 메밀 막국수에 야채를 넣어 비벼 주니 돈까스가 어울린다며 주문을 해옵니다.
며눌님이 재택근무하면서 포케를 주문해 주기에 맛있게는 먹었습니다. 재료와 소스가 풍성하니 맛이 없을 수는 없겠지만...
금요일밤은 치맥이라며 파닭과 양념닭을 주문했고 이안이는 곁에서 이번에 까까로 울음을 대신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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