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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부터 일을 시작하는 며느리는 일주일에 사흘(월, 화, 목, 금요일) 일하는데 그나마 이틀(화, 금요일)만 출근하고 이틀(화, 목요일)은 재택근무를 한답니다.  
오늘은 그녀의 10개월 만에 첫 출근입니다.
이안이를 너무도 이뻐해서 어찌 출근하려나 모르겠습니다.
어제는 방에서 일을 하면서도 짬만 나면 내려와 이안이를 안아주며 뽀뽀를 했는데...

지난 주말 놀이동산에 갔을때 우유 먹이면서...

오늘 이안이는 엄마 없이 할머니와 하루를 시작했습니다.
아침에 깨어나면 할머니방에 와서 스투피와 인사를 하고 내려갑니다.  

엄마 아빠가 출근하며 ‘바이’를 하니 차창 너머로 한참을 바라봅니다.
저녁에 다시 만날 것을 기대하며 헤어지는 연습 중입니다.

이안이 아침 우유를 먹이고 나서 할머니는 커피를 내립니다.
커피를 마시는 동안 이안이는 학교에서 ’ 자율학습‘을 합니다.

할머니가 이유식을 준비하는 동안 곁에서 친구들과 놀이 삼매경에 빠집니다.

이안이가 이유식을 먹는 동안 할머니도 과일 담은 요거트를 함께 먹었습니다.

할머니가 먹이는 맘마를 열심히 받아먹기는 하는데 왠지 슬픈 저 눈빛을 어쩔까나...

물건 떨어뜨리고 확인하고 주워 달라고 떼를 쓰는 스테이지랍니다.

오후 낮잠 후 산책을 나가려니 지난 주말 아메리칸드림에 다녀온 후 자동차 트렁크에서 스트롤러를 꺼내지 않았습니다.
꺼내고 준비하는 동안 운전석에 앉아서 얌전히 기다려 줍니다.

잠깐 나갔다가 돌아오니 아들내외가 탄 버스가 도착합니다.  
한나절 만에 부모를 다시 만나 반갑고 서운한 마음을 표현하는 아이의 모습이 귀엽습니다.
좋아하기도 했다가 뚫어져라 바라보기도 했다가...
아들내외는 이안이 목욕을 시키고 저녁 우유를 먹이고는 외식을 하러 나간답니다.
수시가 먹고 싶다나 뭐라나...
아마도 첫 출근 한 와이프를 데리고 나가고 싶은 모양입니다.  
그것도 모르고 나는 이안이 오후 낮잠 잘 때 저녁에 먹을 음식을  대충 준비했는데...
이제 자원해서 아들내외의 음식을 만들어 주지 말아야겠습니다.
이러다 또 해 먹이고 싶은 어미의 마음이 갈대같이 변할 겁니다.
엄마를 위해 또 며느리를 위해 애쓰는 아들이 짠합니다.
옥상에 올라가 석양을 바라보며 긴 하루를 마무리합니다.  

앞으로 특별한 일이 없는 한 할머니의 육아는 이렇게 다람쥐 쳇바퀴 돌듯 계속될 것입니다.
할머니를 움직이는 귀여운 손자의 힘이 대단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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