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코끼리 아기 의자어제 집 앞에 커다란 박스가 도착해 열어보니 아가용 코끼리 의자입니다. 고마운 지인이 이안이 의자를 보내셨는데 주문을 늦게 해서 생일이 지나야 도착한다고 미안해하셨기에 속에 들어있는 영수증은 보지도 않고 그분께 바로 사진과 함께 감사 메시지를 보냈습니다.그런데 그분이 사진을 보고 깜짝 놀라며 당신이 주문한 의자가 아니라고 영수증을 찍어서 보내 달라십니다. 그래서 영수증 사진을 찍으려고 보니 아들 친구가 돌잔치에 참석하지 못한다며 대신 선물로 보낸 의자였습니다.사람이 이렇게 바보가 되기도 하는구나... 싶어 모두 한참을 웃었습니다. 가스라이팅이나 사이비 종교에 빠지는 사람들의 마음이 갑자기 이해가 됩니다. 게다가 이 의자는 이안이에게 많이 작습니다. 아기가 혼자 움직이기 전에 앉는 첫 ..
* 부부흔히 부부가 서로 맞지 않는 것을 빗대어 로또 부부라고 한답니다. 부부가 서로 잘 맞는 것이 로또 당첨되는 것처럼 어려운 걸 빗대어 말하는 것 같습니다. 세상의 모든 부부처럼 우리 부부도 그랬습니다. 살아온 환경이 다르니 생활 습관이 다릅니다. 나는 물건이 정리되어야 안정이 되지만, 그는 정리되면 많이 불안해합니다. 보이지 않으면 찾을 수가 없다나 뭐라나...살아온 환경이 다르니 식습관이 다릅니다. 나는 미식가는 아니어도 식사가 나름 중요한데, 그의 식사는 그냥 한 끼 때우는 것이기에 비싼 식당에 가는 걸 몹시 불편해합니다. 무엇보다도 살아온 환경이 다르니 그렇게 소비 성향이 다릅니다.부모를 일찍 여의긴 했지만 언니들의 사랑과 보호로 부족함 없이 살아온 나와, 옆지기의 어린 시절 자식 교육을 위..
* 9월 16일 이안이 돌내가 지금 이곳에 있는 이유의 주인공인 손자 이안이가 첫 번째 생일을 맞았습니다. 조금은 별난 며늘의 방식을 따라줘야 하기도 하고, 내 집도 아닌지라 그냥 되어지는 대로 따르는 중인데,이곳 흐름이 그런 건지 돌잔치를 무슨 환갑잔치처럼 하는 모양입니다. 게다가 9월 16일 생일 전 주말에 원하는 회관 예약이 어려워 다음 주인 22일에 돌잔치를 한답니다. 옆지기가 일 때문에 7번째 생일을 맞이할 때까지 한 번도 손녀 라일리의 생일을 참석하지 못한 한을 풀으려는 듯, 이번주 추석 5일 연휴기간에 이안이 돌잔치에 다녀가겠다던 옆지기의 볼맨 소리가 여운으로 남습니다. “생일은 지나서 하는 게 아닌데...”하지만 오히려 그것이 다행인 게 여기가 서울 부산 거리도 아니고 한국과 미국사이를 5..
줄리아 로버트 주연의 영화 Eat Pray Love에서 제목을 얻어왔습니다. * Eat손자 이안이는 먹는데 진심입니다.그래서 할머니는 더 맛있는 이유식을 만드느라 열심입니다. 소고기와 닭고기를 번갈아가며 야채와 쌀을 인스턴트 팟에 넣어 후기 이유식을 시도했습니다. 역시 잘 먹어줘서 고맙습니다.조금씩 먹이는 과일 중 천도복숭아가 딱딱해서 통째로 줬더니 다람쥐처럼 갉아먹었습니다 ㅋㅋ(부모에게는 비밀입니다)이제 난장판을 벌이며 혼자 먹는 연습을 열심히 합니다.이유식과 더불어 핑거푸드도 다양하게 먹는 중입니다.간식도 참 맛있게 먹어줍니다.* Play이제 연약한(?) 할머니가 감당하기 힘들 만큼 우량아입니다. 다행히 걸음마를 시작해서 도구들을 이용해 걷는 것을 즐깁니다. 어제는 8 걸음을 도구 없이 걸었습니다 H..
아침에 엄마 아빠를 배웅하고 집 근처 코너집 남미 할머니 정원에서 꽃구경을 하다가 할머니에게 장미 한 송이를 선물 받아 소중하게 꼭 잡고 집에까지 왔습니다.동네 한 바퀴를 도는 동안에도 들고 있는 꽃이 신기해 들여다보는 이안이는 그때부터 이안이의 장미가 되었습니다.집안에 들어와서도 뺏기지 않으려고 아예 등지고 앉아 전전긍긍합니다. 아침밥을 먹으려고 내려놓기 전까지...이안이에게 음식을 적게 먹인다고 걱정하는 며늘에게 보고 겸 귀여움에 자꾸 카메라에 담습니다. 이제 혼자 먹으려고 노력을 많이 합니다.어제저녁 엄마 아빠 마중 나가면서 동네 한 바퀴를 도는데 이제 꽃이 눈에 들어오는지 이쁘게 만져줍니다.아침에 받아온 장미를 컵에 꽃았는데 자고 난 이안이가 뭐라고 할지 궁금합니다 ㅋㅋ 할머니는 꽃보다 니가 더 ..
서로 이웃한 이탈리아 아짐의 앞뜰과 한국 아짐의 것은 온도차이가 많이 납니다. 매일 아침 출근하는 부모를 배웅하는 이안이도 그 온도를 느낄까?이안이 엄마 아빠가 뉴욕으로 매일 출근하는 버스 스탑까지 배웅하러 나갑니다. 조금이라도 부모의 온도를 더 느끼게 해 주고 싶어서...다시 들어와 한국빵집에서 사 온 커피를 갈아 내려먹고 하루를 시작합니다.여전히 바깥공기가 그리운 이안이는 발코니에서 그 기분을 만끽하고 오전 잠자리에 들어갔습니다. 그런데 아침 7시 반 버스를 타고 출발했던 아들내외가 2시간 만에 다시 집으로 돌아왔습니다. 뉴욕으로 들어가는 링컨 터널에서 오토바이 사고가 나서 교통이 심하게 막힌 데다 일단 버스를 아예 차단을 해 버렸답니다. 그래서 출근하려면 페리를 타고 가야 하는데 그 줄의 끝이 보이..
이대로 가을이 오려는지 선선한 날들이 계속됩니다. 이안이를 데리고 늘 가던 공원 말고 반대쪽에 위치한 공원엘 놀러 갔습니다. 기본 문서와 민주주의, 자유, 통치의 이상을 기리는 헌법 공원이랍니다. 공원 들어서는 입구 사거리 코너에 영화사 건물이 있었다는데... 과거의 역사를 이렇게 기록으로 남겼습니다. 그 영화사 건물이 불이 나서 폭발하는 바람에 소방관의 목숨을 앗아갔기에 그의 죽음을 기억합니다. 6.5 에이커의 공원을 한 바퀴 돌다 보니 위안부 할머니들을 기억하는 비문도 있었는데 이렇게 추모시가 적혀 있습니다. 할머니는 희미해져 가는 기억에도 불구하고 기억하십니다. 그녀의 마을에서 군인을 처음 본 일을, 아직 그들을 곧 다시 만나게 될 줄은 몰랐지만, 그들은 문 앞에서 그녀를 한 번 슬쩍 보았을 뿐인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