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구르트를 다 먹어서 코스코로 사러 가려다 산책길 동네 식품점에 들러 락토스 프리 우유와 그릭 요구르트로 홈 메이드 요구르트를 만들었습니다. 30여 년 전 한국에서 티베트 승려들이 버섯으로 요구르트를 만들어 만병통치용으로 먹었다는 그 요구르트가 유행하던 시절에, 나도 그 대열에 끼어서 한 동안 티베트 버섯으로 요구르트를 만들어 먹었던 기억이 있습니다. 그 이후 미국에서는 워낙 요구르트 종류가 많기도 했고 요즘과는 다른 바쁜 세월 속에 살았기에 생각지도 않았을 일입니다. 작년에 인스턴트 팟을 선물로 주신 분이 당신 것은 요구르트를 만들려고 3년 전에 구입했다고 하신 말씀이 생각나서... 역사적인 순간을 인증숏으로 보내 드렸습니다. 레시피용 우유(Fairlife-ultrafiltered 3.25 whold ..
남편이 인생의 한바퀴를 돌고 난 작년 초 깜찍한 생각을... 남편은 중 고등학생 시절부터 새치가 많았고 평생을 희끗한 머리로 살아 왔는데, 60이 넘은 시점에 머리 염색을 하기 시작했습니다. 나름 생각과 의미가 있는 결정이라지만 정작 같이 사는 나는 아주 많이 귀찮습니다. 요즘은 염색약이 좋아 간편하기도 하고 당신이 원하는 일이어서 중간중간 본인이 쉽게 하지만 한 달에 한 번은 머리도 자르면서 염색까지 내 손이 꼭 가야하기 때문입니다. 한국처럼 쉽게 미용실에 가서 할 수 있는 환경도 아니어서... 오늘은 그런 남편을 응원해주는 마스크와 함께 좋은 염색약이 도착했습니다. 지인은 아주 좋은 제품이라며 보내주셨는데 좋은 마음이 안 생깁니다. 염색을 시작 한 후 베갯잇에도 목욕 타월에도 거무티티한 흔적이 남아서..
봄볕 화사한 오후 동네 공원 산책 중에 비행기가 구름 길을 만들며 지나갑니다. 게다가 태양을 가리면서 구름 그림자까지 만들고 지나갑니다. 오늘 내 눈앞에 나타난 비행기를 따라가는 흰색 구름은 비행운 또는 꼬리 구름이라고 한답니다. 맑고 차가운 날 운행 중인 비행기의 배기가스에 포함된 수증기가 주위의 차가운 대기와 만나 갑자기 얼어서 생기는 것이랍니다. 보통 대기 온도가 영하 38도이하에 8,000미터 이상의 고도에서 시속 300키로 이상의 비행시 발생하며 쉽게 사라지게 마련이라는데, 오랫동안 저 상태를 유지하는 걸 보니 연막 장치이거나 아님 날이 무척이나 맑고 깨끗해서 인가봅니다. (김형래 교수의 재밌는 항공 우주 이야기에서 퍼왔습니다)
창 밖의 햇살이 화사해 눈길을 덜 주던 오키드 들에게 다가 갔습니다. 2021년 신년 맞이로 피어난 하얀 삼총사는 여전히 주변에 개의치 않고 잘 살고 있습니다. 거의 3개월 동안을 부러진 채 버텨주던 아이는 미안하지만 이제 그만 보내줘야 하나봅니다. 년 초에 12개의 미니춰 꽃봉우리가 열려 야곱의 아들들 이라고 좋아했던 이 아이는 첫번째 꽃이 핀 후, 나머지는 꽃봉오리 자체가 마르기도 하고 더 이상 자라지 않는듯 하더니, 드디어 오늘 3개월이 지나고 두 번째 꽃이 피었습니다. 에휴~ 기다리다 지치니 위로하듯 피어나 줍니다. 곁에 커다란 네 개의 꽃 봉오리도 맺힌지는 한참 지났는데 아직도 입을 꼭 다물고 있습니다. 햇살만큼 집 안에서 빛을 발하는 아이들이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