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쪽에서 으스대던 봄꽃이 이제 울 동네에서도 으스댑니다. 2, 3월 정신없이 지내던 옆지기가 지금부터 방학 전까지는 월요일과 토요일만 바쁘면 된답니다. 날도 좋으니 점심은 젊은이들이 많이 찾는다는 GTS Burger 집 햄버거가 먹고 싶답니다. 그도 그럴 것이 동료 교수와 선교사님이 함께 한 달 내내 건강식을 먹었던 모양입니다. 추어탕, 삼계탕, 굴밥..... 가까이 갈 수 있는 거리지만 산책 삼아 뱅뱅 돌아 1킬로를 걸어 찾아갔습니다. 좌석이 몇 개 안 되기에 때로 줄을 선다지만 좀 늦은 시간이기에 우리 자리가 있습니다. 두 청년이 카운터와 주방에서 흥겹게 일을 하니 보기 좋습니다. 톡톡 튀는 실내 장식이 젊은이들이 좋아하겠습니다. 음악도 우리를 젊게 만듭니다. 시그니처 버거와 새우 들어간 스페셜 버거..
어쩌다 언니와 함께 주말을 삼 주 연속 지내는 중입니다. 그냥 함께 하고 싶어서 함께 여행을 해야 해서 이제 곧 한동안 떨어져 지내게 돼서 . . 지난주는 아들을 위해 청주에 다녀와야 하는 언니가 혼자 가기 심심해서 우리를 호출(?)했습니다. 덕분에 모처럼 세 자매가 함께 나들이를 했습니다. 제사보다 잿밥인 우리의 여행길을 그래서 더 즐거웠습니다. 언니의 이상형인 아들네를 떠나 밤바람을 맞으며 집으로 돌아왔습니다. 담날 주일 예배 후에는 함께 고터몰로 쇼핑을 갔습니다. 그곳에서도 여전히 제사보다 젯밥인 우린 쇼핑보다 맛집 찾아다닌데 시간을 더 많이 할애했습니다. 파밀리에 스테이션 찾아가는 길에서 만난 풍경들이 멋집니다. 발걸음을 흥겹게 만드는 아마추어들의 연주오르락내리락거리며 드디어 찾아간 파밀리에 스테..
미국을 떠날 때 쓰던 물건을 싹 처리하고 왔습니다. 한국에 와서는 미니멀리즘으로 살기로 했지만 자꾸 물건이 늘어납니다. 싸다고 또 편리하다는 이유로 쉽게 물건을 구매합니다. 그런데 가격이 저렴한 쿠팡 쇼핑은 실물을 볼 수 없어선지 가끔 맘에 들지 않아 실망을 합니다. 냉장고와 세탁기가 그랬지만 어쩔 수 없이 고장 나기 전까지는 써야 할 듯합니다. 하지만 바꾸고 싶은 작은 물건들은 아깝긴 하지만 원하는 물건을 다시 사기도 합니다. 그중 책상용 의자가 맘에 들지 않아 이케아 의자로 재구매하면서 원래 의자는 창고 같은 베란다에 처박아 두었습니다. 그러다가 동네 중고 거래 사이트인 당근 마켓을 시작했습니다. 사진을 잘 찍었고 가격은 산가격의 50% 로 정해 설명까지 열심히 했더니 올리자마자 첫 구매자가 생겼습니..
좋은 일로 시작했던 역이민 카페가 작년에 관계의 어려움으로 분열되는 역사가 있었습니다. 그것조차 새내기였던 나는 그저 지켜만 보다가 빼어난 사람들이 나간 원래의 카페에 남았습니다. 내가 역이민 하는 과정 중 여러 가지로 도움을 받았기에 나도 아는 만큼 더 새내기에게 도움을 주고 싶어 활동(?)을 시작했습니다. 4월 말에 손자 때문에 당분간 미국에 다녀와야 하지만... 지난 수요일 석촌호수에서 처음으로 15명의 카페식구들을 만났습니다. 각각의 사연으로 고향을 떠났다가 다시 돌아온 식구들을... 비와별에서 닭갈비를 먹고 호수 카페에서 커피와 아이스크림까지 함께 먹었으니 우리 식구 맞습니다. 석촌호수의 벚꽃축제는 3월 27일부터 31일까지 5일간 열린답니다. 아직 벚꽃은 볼 수 없었으나 대신 고향이 그리워 다..
한국 입국 후 지난 5개월을 AAA에서 발급받은 국제 퍼밋을 가지고 지냈습니다. 그러다가 오늘 드디어 제가 살고 있는 용인 운전면허시험장에서 한국 운전면허증을 발급받았습니다.저 같은 역이민 새내기에게 도움이 됐으면 합니다. 먼저 면허시험장에 전화(1577-1120)해서 필요한 서류를 준비했습니다. 서류 제출하기 전 혹시나 옛날 면허증이 살아있는지 확인했더니 혹시나가 역시나 였습니다. (긴 시간 후에도 면허증 기록이 남아 있는 분은 아마도 전생에 나라를 구하셨나 봅니다) 재외동포 운전면허증 발급을 위한 준비서류입니다. 1. 거소증 2. 미국 면허증 3. 아포스티유 또는 *미국 면허증 사실 증명 공증서(미 대사관에서 발급) 4. 미국 여권 5. 출생부터 현재까지 출입국 사실 증명서(동네 행정센터에서 발급) ..
옆지기가 차를 가지고 일하러 다니니 나는 어쩔 수없이 대중교통을 이용합니다. 보통은 차로 가는 것보다 대중교통을 이용하면 시간이 두 배로 걸립니다. 그런데 그게 그렇게 나쁘지만은 않습니다. 어제는 서울로 가는 광역버스 맨 앞자리에 앉았는데 정체된 고속도로에서 버스전용선으로 생생 달리는 기분은 세상을 다 가진 듯했습니다. 10여 년 만에 멀지 않은 곳에 사는 지인을 만나러 가면서는 동네 버스를 탔습니다. 출퇴근시간이 지나면 자리가 여유로워 편안하게 앉아 책을 읽으면서 가는 여유도 부릴 수 있습니다. 참, 지난 주말 언니네 갈 땐 광역버스 이층 맨 앞자리에 탔더니 구름을 타고 날아가는 기분이었습니다. 도착해서 자랑했더니 한 술 더 보태는 언니, 이층 버스를 밤에 타면 야경도 기가 막힌 다며 유혹을 합니다. ..
차장밖으로 본 문구에 뭉클했습니다. ‘그대가 밀어 올린 꽃줄기 끝에서 그대가 피는 것인데 왜 내가 이다지도 떨리는지...’그렇게 봄을 알리는 산수유가 이제 활짝 피었습니다. 노란빛이 울 손녀의 여름 장화를 연상시킵니다. 겁도 없이 자기 키보다 열 배는 높은 나무에 올라갑니다. 누구를 닮이 저렇게 용감한지 모르겠습니다. 나는 아닙니다. 손녀의 놀이터는 아직 빈 공간이 많습니다. 농장 품은 집으로 들어가는 길목은 여전히 비포장도로입니다. 며칠 전에 유치가 빠졌다며 자랑스럽게 보고합니다. 이제 점점 애기티를 벗어내고 있습니다. 농장에서 채소는 물론 돼지 닭 알파카 등등 동물을 키울 거라며 먼저 병아리 10마리를 데려왔답니다. 한 마리당 일 년에 500여 개의 알을 낳는다며 김칫국부터 마십니다. 알부자라나 뭐라..
미국 살 땐 한국을 여러 번 방문했어도 한국의 봄꽃을 볼 기회는 제로였습니다. 올해도 못 볼뻔했지만 변경된 황혼 육아 스케줄로 봄꽃들과의 만남이 시작되었습니다. 첨으로 청솔밴드에서 주최하는 ‘광양 매화축제’ 국내 패키지여행을 기대반 호기심반으로 다녀왔습니다. 160 명인 줄 알았던 신청자가 다른 기차역에서도 조인하게 되어 320명이라니 더 놀랍습니다. 게다가 서울역 이층 대합실엔 우리 여행사 말고도 다양한 이름의 여행사 깃발들과 함께 들뜬 여행객들이 많았습니다.우리가 타야 하는 이트레인(교육열차)의 정비가 늦어져 30분 지체한다기에 이른 아침 집에서 출발하느라 마시지 못한 커피로 느긋함을 가져봅니다.이트레인은 과거 새마을 호를 교육용으로 개조해 수학여행이나 이렇게 패키지여행으로 이용한답니다. 5시간 동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