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오늘 포근한 봄날이 계속됩니다. 뒤뜰에 무자비하게 가지치기를 당한 나무에게서 꽃이 피었습니다. 가까이 보러 나갔다가 뒤뜰에 쑥대밭을 발견했습니다. 그런데 그곳엔 쑥만 있는 게 아닙니다. 울 손녀 새끼손톱만한 작고 예쁜 파란 꽃, 하얀 꽃, 보라꽃에 빠져 캐려던 쑥은 잠시 잊고 꽃사랑에 빠졌습니다. 나태주 시인의 시, 들꽃을 떠올리며... 자세히 보아야 이쁘다 오래 보아야 사랑스럽다 너도 그렇다 봄처녀 아니 봄 할매가 정신 차리고 쑥을 캤습니다. 지난번 언니와 팔당댐에서 캤던 것보다 서너 배는 더 많이...
친구 내외가 방문했습니다. 친구는 전에 우리 집 구경을 했지만 오라버니(친구의 남편)는 워낙 바쁘셔서 차일피일 미루다 보니 오늘에야... 가장 풋풋했던 젊은 시절을 함께 지냈기에 오랜 기간이 지났어도 그때의 순수함이 지금까지 서로를 묶어주는 듯합니다. 우린 이미 은퇴를 했지만 이제 내년이면 은퇴 할 예정이라 이렇게 아무것도 없이도 살 수도 있음을 보여주고 싶어서 집으로 모셨습니다. 물론 식사 대접은 뷰 좋은 ‘The View 17'에서 할 터이지만... 여전히 리더로서 이끌어야 할 복잡한 일이 많지만 잠깐이라도 내려놓고 숨을 좀 돌렸으면 하는 마음이 있습니다. 최근에 당뇨가 갑자기 심각해져서 본인보다 주치의가 더 놀란듯합니다. 당뇨의 원인 중 스트레스가 제일 유력하다는데... 당뇨환자를 위해 오늘은 샐러..
2002년 한국을 떠나기 전 4년 동안 같은 아파트에 살았던 옆지기의 동료 교수의 부인과 해후를 했습니다. 단아한 그녀와 그 모임의 중심인 친구 그리고 은퇴한 나 그렇게 세 여인의 성향은 달랐지만 같은 공간에서 숨 쉬던 공통분모가 있기에 거리는 좀 있었지만 서로 양보할 수 있었습니다. 서로의 어색함은 뷰 좋은 식당과 음식, 그리고 멋진 갤러리에서의 나들이로 그동안 멈추었던 시간을 쉽게 이어갈 수 있었습니다. 만남을 위해 나는 동탄역에서 srt를 타고 평택지제역으로 갔고 그곳에서 친구가 나를 픽업해 아산에 있는 ‘오월의 꽃수레’로 1시간을 달려갔습니다. 30분 거리에 사는 그곳에 그녀가 미리 예약해 자리를 잡아 우리를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고마운 그녀의 나긋나긋함에 우리도 조금은 조신해질 수 있었습니다. ..
교회를 향한 울 언니의 마음 문이 살짝 열렸습니다. 그 마음과 함께 부활절 감사예배를 드렸습니다. 예수님이 부활하셨기에 우리도 부활합니다. Thank you Jesus! 점심은 어디서 특별하게 먹을까? 하다가 팔당 강변에 있는 큰 언니가 유난히 좋아하시던 ‘별난 버섯집’으로 떠났습니다. 앞서 가는 차의 멘트가 재밌습니다. ’답답하시면 먼저 가세요~‘ 안 답답해서 뒤따라 갔습니다 ㅋㅋ 언니의 단골집이기도 한데 별나기보다 특별합니다. 동충하초까지 곁들여 온갖 버섯을 맛볼 수 있는 건강한 맛입니다. 국물이 기가 막혀 밥까지 말아서 남김없이 먹었습니다. 식사 후 팔당 저수지를 걷는 건 보너스였습니다. 조각 작품 작가가 직접 설명까지 해주시면 당신의 의도대로 찍어준 사진은 재밌는 추가 보너스였습니다. 잔잔한 구름..
3월 집중강의가 끝났다지만 이런저런 원고 마감으로 여전히 정신이 없는 옆지기에게 시간을 주려고, 교회에 발걸음을 시작한 언니의 어색함을 덜어주려고, 주말을 여전히 언니가 사는 별내로 향했습니다. 하루하루가 아쉬운 내게(언니에게) 언니는 어딘가로 데리고 가주려고 자동차 정비도 했답니다. 어디... 가지 않아도 된다고 그냥 집에서 이야기하며 지내도 된다고 했다가 예전에 한국 방문할 때마다 빠지지 않고 들렀던 인사동엘 가기로 했습니다. 바로 그때 안중 사는 친구가 오늘 광화문에 갈 일이 생겼다며 메시지가 들어옵니다. What a coincidence! 그래서 우린 그렇게 뜻밖의 장소에서 서로의 행복을 한 스푼 더했습니다. 잠깐동안이지만 함께 인사동을 오가며 눈요기를 실컷 하고 각자의 길로 헤어졌습니다. 주말의..
한국의 성형 문화는 타의 추종을 불허합니다. 원정 수술을 받기 위해 오는 관광객들도 많다고 들었습니다. 이미 10여 년 전 한국을 방문했을 때 옆지기왈, “여기저기 보이는 여성들의 모두 닮은 이유는 뭐지?” 얼굴형태와 화장술이 비슷해서 이기도 하겠지만, 그때나 지금이나 거리의 젊은이들은 대부분 예쁘고 화사합니다. 게다가 요즘엔 남성들도 화장을 한다고 합니다. 특히 강남에는 그런 젊은이들이 더욱 많습니다. 친구 따라 강남 간다고 10여 년 전 친구와 함께 강남의 성형외과에서 함께 희미한 눈썹을 진하게 또 속눈썹에 라인을 넣는 성형 시술(문신 ㅋㅋ)을 했습니다. 원래 화장을 하지 않는 게으른 사람인데 시술 후 생기가 있어 보여 좋았습니다. 그 친구가 세월이 지나면서 다시 퇴색되어 가는 내 눈썹의 리터치를 조..
아침부터 옆지기가 여의도와 석촌 호수로 봄꽃구경을 가잡니다. 준비완료된 옆지기의 마음은 이미 그곳에 갔습니다. 은퇴전이면 상상도 하지 못했을 벚꽃을 탐닉하러 떠났습니다. 먼저 여의도에 갔다가 석촌호수 근처에서 저녁을 먹고 야경을 보는 게 옆지기의 계획이었습니다. 내일부터 봄꽃 축제가 시작될 여의도 https://hangang.seoul.go.kr/www/eventMng/detail.do?srchType=list&mid=538&evntSn=173 2024 영등포 여의도봄꽃축제 - 봄꽃 소풍 2024 제18회 영등포 여의도봄꽃축제 - 봄꽃 소풍. 2024. 3. 29.(금) ~ 4.2.(화) 10:00~21:00 hangang.seoul.go.kr 30여 년 만에 다시 찾은 여의도~ 고등학교 때 깃발 들고 ..
부산과 시애틀을 오가며 지내는 한국살이 선배 내외가 올라왔습니다. 우리의 역이민을 결정하게 만든, 한국을 더 많이 좋아하게 만든 장본인입니다. 모든 것인 낯선 한국에 와서 처음 부산살이 하는 동안 좋은 곳과 맛있는 집의 모든 곳을 가이드보다 더 확실하고 친절하게 안내해 줬던 분들입니다. 기흥은 처음이라니 이제 우리 차례입니다. 그런데 그분들 말입니다. 아무리 해물을 좋아한다지만, 그래서 은퇴 후에 부산과 시애틀에 사는 중이지만. 기흥에서까지 회를 선호할 줄은 몰랐습니다. 한, 양, 중식 중 하라는 선택중 예시에도 없는 일식을 ㅋㅋㅋ사실 우린 회를 그다지 좋아하지 않아 울 동네에 아는 일식집이 전혀 없습니다. 급하게 인터넷으로 찾아 집 가까이 ‘스시린’이라는 곳으로 갔습니다. 그곳에서 스시마니아인 그의 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