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처럼 날이 좋아 모처럼 옆지기와 둘이 기흥 호수로 산책을 떠났습니다. 나선김에 매미산 정상을 오르기로 했습니다. 참, 잘못된 팻말은 잘못된 행정 때문이었음을 알게 되었습니다. 길을 내려던 방향의 아파트 주민들이 반대를 하는 바람에 어쩔 수 없이 길을 돌아서 안쪽으로 만들어야만 했다는...매미산에서 경희대 쪽으로 내려가려다 팻말이 헷갈려 서천마을의 동천서로로 들어섰습니다. 그런데 가는 길목의 벚꽃이 너무도 화려했습니다. 석촌호수, 희원 못지않은 아름다움이었습니다. 봐도 봐도 질리지 않는 벚꽃을 실컷 즐겼습니다.벚꽃만 먹을 수 없어서 샤부샤부도 먹었습니다. 친구스러운 곱상한 할머니 두 분이 운영하는 듯한데 우리에게 주문을 받은 곱상한 할머니가 주방에 계신 또 다른 곱상한 할머니에게 ‘자기야..
20여 년 미술관 자원봉사를 하는 선배 챈스로 그 선배 내외와 호암미술관엘 방문했습니다. 그런데 미술관 들어서는 길목이 그동안 보던 벚꽃의 진수였습니다. 미술관은 불교미술 전시 중이라 조금 아쉽긴 했지만...이상하고 아름다운 불교 이야기도 재밌습니다. 성모상을 닮은 부처상과 천 개의 팔을 가진 부처상, 내 손톱보다 작은 금장식품 등등제사보다 젯밥이라더니 미술관 관람 후 태극당에서의 시원한 차와 다과는 우리의 갈증을 식혀줬습니다. ‘아아’와 함께 주문한 ‘테마에 맞는 진흙에 물들지 않는 연꽃 에이드' 위에 연잎대신 띄운 한련화잎이 귀엽습니다. 소문 듣고 찾아간 보리밥정식과 털레기 수제비맛이 일품입니다. 어렸을 때 피해 가던 맛을 나이가 들어 찾아다니는 것도 즐겁습니다.저녁엔 친구가 집 근처 한화리조트에 친..
한국의 새벽, 미국의 동부에 사는 아이들이 오후에 일어난 개기일식으로 카톡 속 대화의 숫자가 40개가 넘습니다. 이번에 못 보면 백 년 후에나 본다나 뭐라나~ 아들이 길거리에서 5불 주고 산 안경을 쓰고 찍었다며 재밌는 사진을 올렸습니다.아들 친구가 찍어서 올렸다는 영상도 올라왔습니다. 낮에 해가 빛을 잃었다며... 하나님께서 만드신 세상의 빛과 어둠을 경험하는 좋은 기회였다며... 손녀의 유치가 빠졌을 때 손자는 유치가 나왔습니다. 그렇게 태어나서 유치가 나오고 자라면서 유치가 빠지면 영구치가 나오고 살면서 우린 이런저런 모습으로 빠지고 채워집니다. To everything turn turn turn~https://youtu.be/pKP4cfU28vM?si=mlbBwJNrKV7xK1XH노래의 배경은 성..
* 스마일 저녁 식사 후 언니들과 집 옆 시냇가로 산책을 나갔습니다. 벚꽃이 절정을 이룬 주말 어느 곳을 가도 꽃 세상입니다.모두들 여기저기 찰칵거리는 소리로 분주합니다. 지나가던 산책객이 벚꽃 말고 작은 제비꽃 접사를 찍습니다. 그런데 갑자기 제비꽃에게 ”스마일“하며 사진을 찍습니다.그때 그냥 가만히 있었어야 했는데... 쓸데없는 친화력이 발동해 대뜸~ ”꽃들에게도 스마일 하라며 이쁘게 찍어주시네요 “ 곁에 있던 울 언니가 빵~ 터집니다. 전화기로 흔들리지 않고 찍기 위해 각자가 명령어를 지정해 말로 찍는 거라고? 그분은 사진 찍을 때 ’ 스마일‘로 해놓은 거라고? 혹자는 ’찰칵‘ 또 혹자는 ‘치즈’ 뭐 그렇게 자신만의 단어를 이용해 말로 사진을 찍는 거라고? 이런~ 스마트폰을 사용하면서 나름 업투데이..
이번 주말에도 여전히 언니들을 만나러 별내에 갑니다. 가면서 내가 집에 없으면 라면을 즐겨 먹을 옆지기를 위해 음식을 준비합니다. 그는 오히려 라면 먹을 챈스를 놓쳐 아쉬울테지만... 저녁으로 그가 라면 다음으로 좋아하는 김치볶음밥을 만듭니다. 그가 좋아하는 가짜 크랩미트도 넣고 깻잎과 김가루도 부셔 넣어서...아침으로 먹을 야채와 과일도 잘게 썰어서 예쁘게 냉장고 야채칸에 넣어둡니다. 주일 점심은 공장표 사골곰탕을 먹을 수 있도록 곁에 파도 잘게 썰어서 냉동 밥과 함께 냉장고 눈높이에 넣어둡니다. 은퇴 후 집 떠나는 아내가 곰국을 끓여놓는 마음으로 ㅋㅋ문제는 나의 이런 열심에도 불구하고 그는 스스로 라면먹을 구실을 만들지도 모릅니다. 거기까지는 내가 어쩔 수 없습니다. 이제 곧 하게 될 강제 이별(?)..
요즘은 집에서 요리를 잘 하지 않지만 어쩌다 하려 하면 뭔가 하나쯤 재료가 없습니다. 그럴 때 없으면 넣지 말고 하라던 내 요린 사부님의 말대로 하려다가 산책 삼아 집 앞 이마트로 향합니다. 요리 솜씨도 별로인데 중요한 재료가 빠지면 그 맛을 책임질 자신이 없기에... 아파트 입구에 가련한 목련이 간신히 꽃봉오리를 올립니다. 전정을 어찌 저리도 심하게 했담 ㅜㅜ 했다가 우리와 함께 시작하라고...로 변심합니다. 한국의 봄은 어디든 벚꽃입니다. 아파트 단지마다 도로마다 산책길마다 개천길마다... 언덕길을 오를 때 만난 벚꽃 그 벚꽃을 떨어뜨리는 비를 피하는 사람들 그들도 꽃비가 싫진 않을 텐데...내리막 언덕길에서 만난 무지개 우산 그 우산의 주인공도 꽃비는 싫지 않겠지요^^하지만 내가 좋다고 남도 좋은 ..
2월에 한국에 들어오신 띠동갑 선배님의 연락을 받았지만 바쁜 옆지기의 일정으로 미루고 미루다가 이제야 연락을 드리니 반가워하십니다. 우리보다 더 오랜 기간을 미국에서 산 그녀는 최근에 오랫동안 파킨슨으로 고생하던 남편을 떠나보내고 한국의 동생들을 방문하셨답니다. 의대를 졸업한 후 미국으로 이민을 갔고 병원에서 일하다가 의사인 남편을 만났는데 이란 사람이란 이유로 양쪽 가족에게서 축복은커녕 외면당했던 지난날을 회고하며 눈시울을 적십니다. 50여 년 만에 한국을 방문해 그리운 동생들과 스페인과 뉴질랜드를 패키지로 여행했는데 너무 빽빽한 일정을 따라다니느라 돌아와서는 여행한 날만큼 몸져누웠었다며 우리에게 여행은 하루라도 젊을 때 하라며 조언을 해 주십니다. 그러게요~ 아직은 현역인 동생네 이촌동 집에서 지내는..
작년 10월 말 한국에 들어온 후 무척 바쁘게 지냈습니다. 11월과 12월엔 부산에서 시차적응 하느라, 1월엔 살 집 살림 장만하느라, 2월엔 옆지기가 강의 준비하느라, 3월엔 옆지기가 집중강의 하느라 나도 덩달아 바빴습니다. 2월과 3월에 혼자 지인들을 만나기도 했지만... 나보다 옆지기를 보고 싶어 하는 사람들이 있어서... 4월부터 그동안 미뤄왔던 지인들을 만나기 시작했습니다. 그나마 24일에 출발할 내게는 날이 그리 많지 않지만, 그래도 만날 사람은 만나야겠기에... 노스캐롤라이나 떠난 후 만나지 못했던 지인이 용인 사신다는 소식을 듣고 연락을 드렸다가 당장 보고 싶다셔서 봄비 주룩주룩 내리는 날 나들이를 했습니다. 지난 세월을 따라잡기에 스토리가 무궁무진한 분 들 이어서 오늘 하루 만남으로 충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