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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7. 봄은 아니지만 봄처럼 나들이를 했습니다(감사 65)
매일 감사 2025. 2. 24. 11:14늦잠을 듬뿍 자고 난 세 환자들이 일어나 활동을 시작하는 시간에 나는 뉴욕행 버스를 탔습니다.
이안아~비록 모두 환자모드이지만 엄마랑 아빠랑 재밌게 지내렴^^
여전히 찬바람이 불긴 하지만 혹독하게 추웠던 지난날들에 비하면 무척이나 따듯한 날입니다.
그래도 아저씨 벌써 이러시면...
건물들 속에 작지만 너무 멋진 고품격의 건물이 눈길을 끕니다.
현대 건물들이 멋대가리 없이 삐죽거리며 들어서는데 그 자리를 지켜줘서 고맙습니다^^
자꾸 봐도 멋진 허스트 빌딩도 이리저리 구경합니다.
옛 모습과 현대 건축이 함께 조화롭게, 그래서 더 특별한 건물덕에 하늘을 올려다봅니다.
센트럴 파크로 방향을 잡고 가는 길목에 만만한 파넬라 브레드에서 오늘은 터키 & 치즈 샌드위치와 치킨 와일드 라이스 크림수프와 아직 이른 시간이기에 커피도 한 잔 마시며 점심을 든든히 먹었습니다.
치킨 와일드 라이스 크림수프는 추억이 많았은데...
추억과 함께 먹으니 더 맛있습니다.
바깥세상이 그리운 인파가 아직 눈이 군데군데 쌓인 센트를 파크로 부지런히 떼를 지어 들어갑니다.
공원 남쪽 입구인 콜롬비아 서클입니다.
시니어들의 마차가 공원의 향기를 날려줍니다.
친구인지 부부인지 두 남정네가 유모차를 끌고 담소를 나누며 앞서갑니다.
이상한 세상에서 이상한 사람들이 많아지니 나도 자꾸 이상해집니다.
‘조셉’이라 부르는 멍뭉이와 마치 내가 이안이와 대화를 하듯 열심히 대화를 하며 부스스한 머리로 앞서갑니다.
아침에 일어나서 어쩌고 저쩌고 그래서 머리가 부스스하다는 둥 누가 들으면 개가 말을 다 알아듣는 줄 알겠습니다.
지나가는 길목에 두 사람이 쪼그리고 앉아서 색이 고운 비둘기와 접선 중입니다.
저 비둘기는 사람이 그립고 사람들은 동물이 그리운 모양입니다.
목적지인 베데스다 분수로 가는 길목 호수의 물이 녹기 시작한 곳에 거위들이 떼로 몰려 있습니다.
시카고의 거위들을 추억하고 지나가는 사람들을 구경하며 한참을 앉아 있었습니다.
거위들이 세 떼를 지어 날아가기에 나도 자리를 털고 일어섰습니다.
돌아오렴 이제 이곳도 봄이 오고 있는 중이란다^^
내가 앉은 벤치 기증자가 남미사람과 중국사람 인지 ‘우정’을 새겨 놓았습니다.
Friendship이라 불리는 Amistad 그리고 우정
곁에 행인의 스침도 별로 관여하지 않는 점잖은 골든 레트리버가 견주와 조용히 쉬고 있습니다.
너 훈련을 참 잘 받았구나^^
목적지인 베데스다 연못에 도착하니 볼거리가 많습니다.
언제나처럼 산책을 하러 나간 건지 사람들을 구경하러 나간 건지 일석이조로 즐겁습니다.
베데스다 연못으로 들어서는 다리 밑은 예술작품입니다.
그 멋진 곳을 배경에서 인연을 맺는 커플이 사진촬영 중입니다.
오래오래 행복하게 잘 사세요^^
젊은 스페니쉬 여성이 고운 목소리로 멋지게 분위기를 모아줍니다.
누군가에게 스카우트되어 진짜 무대에 서게 되길 바랍니다.
사진을 찍어 마치 뉴욕 신문에 난 것처럼 만들어주는 서비스를 합니다.
좋은 기억으로 남기를...
두 처자가 옛날 타이프 라이터를 보듬어 안고 시를 지어준다고 호객행위를 합니다.
편당 20불이라기에 나도 해볼까... 하다가 멈췄습니다.
베데스다 연못은 아이들이 뛰놀며 분수를 대신합니다.
어서 날이 풀려 이 분수가 뿜어 올라오길 기대합니다^^
허스키한 건지 노래를 못하는 건지 ‘over the rainbow'를 힘들게 들으며 지나갔습니다.
어떤 이는 커다란 양동이로 자이언트 버블을 만들어 주며 시선을 끌었고 그 광경을 지켜보는 사람들이 양동이에 팁을 넣어주면서 정을 나눕니다.
물론 아이들이 있는 부모들이 대부분이긴 하지만...
버블쇼의 백뮤직은 이 사람들이 넣어주었습니다.
랩이지 욕인지...
콜럼버스 동상 곁에서도 연주가 한창입니다.
동상을 보면서, 음악도 들으면서 잠시 머물다 뉴욕의 심장인 센트럴 파크를 벗어났습니다.
버스 타러 가는 길목에 야채와 과일을 파는 좌판대가 있기에 이안이 좋아하는 딸기와 블루베리 그리고 청포도를 사들고 들어왔습니다.
마치 일 끝나고 돌아오는 아버지가 아이들 과자 사들고 들어오듯이...
야호~ 주말 만보 걷기 목표를 달성했습니다.
어제는 셋이서 걷느라 만보를 미처 채우지 못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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