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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른한 주일오후 아들내외와 동선이 겹치지 않으려고 무작정 뉴욕으로 나섭니다.
아니 2월 초에 만들 수 있는 뉴욕 대중교통 시니어 할인 카드도 발급받아야 해서 목적을 가지고 나선 셈입니다.
65세가 넘으면 어느 주 출신이든 상관없이 버스와 지하철을 반가격에 탈 수 있는 카드를 발급받을 수 있습니다.
뉴저지에서 뉴욕주로 건너가는 광역버스 터미널이 42가 타임스퀘어에 있어서 매번 어쩔 수 없이(ㅋㅋ) 그곳에 발을 디딥니다.
타임 스퀘어는 매주 드나들지만 매주 다른 기분입니다.
카드 신청 장소도 42가 지하철 서비스 창구에 있기에 갔는데 워낙 늦게 집에서 출발한 덕에 오전 일은 이미 끝나고 3시에 다시 연답니다.
그 말을 내가 못 알아듣진 않았지만 그럼 내가 3시에 다시 오면 되냐고 확인을 했더니 흑인 남자가 다시 대답하는 게 귀찮은 듯 미간을 찌푸립니다.
내 시니어 할인 카드를 너의 돈으로 해주는 것도 아닌데... 싶어 우 씨~ 했지만 아쉬운 건 나니 물러납니다.
길 건너 새로 단장한 H & M 가게에 올라가 두리번거리다 이안이 티셔츠를, 가격이 싸기도 하지만 귀여운 크리스마스 그림이 있는 겨울 티셔츠의 가격이 2불씩이니 안 입어도 괜찮다는 생각으로 두 개 들고 나옵니다.
사주고 싶은 건 많지만 며늘과 취향이 맞지 않아 많이 참습니다.
다시 돌아간 지하철 서비스 창구엔 아까 그 흑인남자대신 다른 흑인 남자가 업무를 봐줍니다.
그런데 이 남자는 친절한데 잘 생기기까지 했습니다.
전에 설명 비싸게 하던 남자가 떠올라 이 남자에겐 밸런타인 초콜릿까지 사다 주는 오지랖을 떱니다.
말 한마디 따뜻하게 하면 초콜릿이 생기는데...
얼마나 더 사용하게 될지 모르지만 감사한 일입니다.
버스든 지하철이든 2.90불 대신 1.45불을 내고 탈 수 있으니...
하지만 내가 뉴욕을 들어가는 이유 중 하나는 토, 일 이틀 동안이라도 만보 걷기를 하기 위해서기에 가능하면 걷는 중이어서 뭐 그렇게 특별한 건 아닙니다만,
지인들과 같이 다닐 땐 타야 하니 필요하긴 합니다.
나선김에 아이유(I. Yu) 이름으로 파멜라 브레드에서 가벼운 콤보밀을 먹고 또 어슬렁 거립니다.
참, 먹으려는데 디트로이트 지인에게서 전화가 옵니다.
사실 그 분과는 취향이 비슷해 시간이 있을 때마다 이 파넬라 브레드를 드나들며 빵과 커피를 마셨드랬는데...
시간도 늦고 뮤지엄들도 일찍 닫는 주일이라서...
관광객을 구경하며 조금 걷다가 집으로 돌아오는 길몫에 눈발이 날리기 시작합니다.
집 앞 버스에서 내리니 눈이 살포시 덮이는 중입니다.
이래저래 눈 쌓인 센트럴 파크는 가보려고 벼르기만 합니다.
이안이를 걷게 하려도 동네 몰에 간 아들이 전화가 옵니다.
눈이 와서 길이 미끄러우니 조심해서 다니라고...
나를 위해 아들내외를 위해 이안이를 위해 조심조심 걸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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