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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he Morgan Library & Museum(모간 가족의 도서관 & 박물관)
스포츠를 좋아하는 아들이 응원하는 ‘이글스’ 팀이 결승전까지 올라가는 이변이 일어났습니다.
그동안 게임이 있는 주일 저녁이면 아무리 바빠도 이집저집 친구들 집에 함께 모여 응원하다가 결승전은 아기들까지 포함한 네 가정이 우리 집에서 모인답니다.
전에 한번 그 멤버가 우리 집에 모여 정신을 쏙 빼놓는 저녁시간을 보냈기에 나는 어디론가 도망갈 계획을 세우고 있었습니다.
어차피 주일 오후에도 뉴욕으로 산책을 나가긴 하지만 문제는 게임이 10시가 넘어야 끝나는 겁니다.
다행히 가고 싶어 했던 ‘더 모간 라이브러리 & 뮤지엄’에 예약이 돼서 늦은 오후 집을 나섰습니다.
그리고 그곳에서 JP Morgan의 부의 역사를 관람할 수 있었습니다.
시대를 넘어선 그의 도서관에 수집된 희귀본 책들과 원고 초본들은 기대 이상으로 대단했습니다.

큰 기대없이 들어섰던 이곳은 원더랜드였습니다.
우리 옆지기가 보면 너무도 부러워했을 그의 도서관은 입이 다물어 지지 않습니다.
세기를 넘나드는 책들을 말할 필요도 없고...

도서관과 박물관이라는 이름이 설명해 주듯 100년 전 지어진 그 건물 자체가 예술이었습니다.

중세관은 유럽의 중세문화를 배울 수 있는 책과 그림들로 가득했습니다.

그리고 특별 전시 중인 모간 가족의 소장품들을 관리해 주던 전설의 여인 ‘벨 그린’의 개인 역사와 그녀의 소장품 전시는 시간 가는 줄 모르고 감동하며 봤습니다.
그녀는 프린스턴 대학의 사서시절 모간 패밀리를 만나 함께 일하게 되었고 책과 미술을 사랑하는 남다른 열정으로  지금의 화려한 기록을 남기게 되었답니다.

전설로 한세기를 살았던 그녀의 삶을 들여다 보는것 특혜였습니다.
그녀가 처음 일했던 프린스턴은 우리가 살던곳이어서 더 눈이 갔습니다.
그녀는 흑인들을 위해서도 목소리를 냈던 용감한 여성이었습니다.
왕들을 위한 책까지 소장하게 된 그녀의 열정은 대단했습니다.
그녀의 인생을 들여다 보는 건 즐거움이며 도전이었습니다.
그림들도 사랑했던 그녀의 소장품들
그녀가 가장 소중히 여겼던 책들중 첫째가 '앨리스 인 원더랜드'
커리컬처가 너무도 코믹했고, 벽년전 그녀의 년봉이 12,500 불이었답니다. 지금으로 환산하면 얼마가 되려나...? 암튼 그녀는 부자였습니다.
68세에 은퇴하고 70세에 이 세상을 떠났으니 그녀의 삶이 일이고 그녀의 일이 삶이었습니다.

여기까지도 감동이었는데 삼층에 전시된 프란츠 카프카의 인생까지 만날 수 있었습니다.
폴란드태생 유태인이었던 그의 특이한 작품세계를 그가 겪었던 아픈 가정사를 통해 조금은 이해할 수 있었습니다.
마치 한국 부모의 자녀에 대한 기대감과 거기서 빚어지는 아픔을 보는듯해 많이 공감하면서...
https://namu.wiki/w/프란츠%20카프카

 

프란츠 카프카

Ich habe kein literarisches Interesse, sondern bestehe aus Liter

namu.wiki

이제 그의 소설 ‘변신’을 비롯한 그의 작품들을 다시 한번 읽어봐야겠습니다.

폐렴으로 죽음을 맞이하면서 절친인 맥스에게 자신의 일기장과 편지들, 미공개 책들을 태워달라고 유언을 남겼는데 그 말은 지켜지지 않았으니 우리에겐 다행입니다.
공원에서 인형을 일어버린 어린 소녀와의 대화를 책으로 엮었답니다.
우리나라에도 배수아 라는 작가가 번역본으로 소개를 했다는데 그게 여기에 역사로 남아있으니 이것도 감동입니다.
태워져 없어져 버릴뻔 했던 그의 유작 'The Castle'은 세상에 공개되었고 이 캐슬건물은 스페인에 지어졌다고 합니다.

5시가 되니 각 방에서 가드들이 10분 전, 5분 전을 외치더니 정시에는 입구에 있는 종까지 고막을 울리며 세 번 치며 나가라고 서두릅니다.

* Dark Nuns(검은 수녀들)
뉴욕의 밤거리는 타임스퀘어같이 번화가야 괜찮겠지만 위험하기에 나의 이야기를 들은 돌싱녀가 자신은 아들네 가서 집에 없지만 로비에 키를 맡겨두고 갈 테니 집에 들어가서 머물라고 오퍼를 해줍니다.
우리가 이제 집을 내줄 만큼 친해졌습니다 ㅋㅋ
하지만 집으로 돌아오는 터미널 곁에 있는 극장에서 기생충을 상영하기에 오래전 집 티브이로 봤던 영화를 영화관에서 보고 싶은 마음에 들어섰는데...
키오스크로 기생충 표를 사려는데 ‘검은 수녀들’이 올라옵니다.
기생충은 작은 화면일지라도 내용을 알기에 검은 수녀들로 마음을 바꿨는데 바꾸는 게 아니었습니다.
차라리 기생충을 한 번 더 보는 게 더 나았습니다 ㅜㅜ
무슨 이런 영화가 만들었는지 시간과 돈과 마음이 아까웠습니다.
검은 사제들도 보다가 중간에 그만두었던 기억을 왜 기억 못 했는지도 역시 컬트물은 내 장르가 아닙니다.

10시가 다 돼가는 타임 스퀘어의 거리는 여전히 대낮입니다.

버스를 타면서 게임 결과를 확인했더니 아들이 응원하는 팀이 우승을 했고 그럼 모두에게 윈윈입니다.
집에 도착하니 세 가정은 떠났고 싱글인 아들 친구 한 명이 정리를 돕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승리의 기쁨을 후풀이 하느라 자정이 다되어 떠났습니다.
젊음이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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