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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요일 아침,
돌싱녀와 나는 구겐하임 뮤지엄에 가기로 약속이 되어 있었습니다.
독신녀는 렌트 주는 집을 수리하느라 바쁠 거라고 했기에 돌싱녀와 둘이만 가기로 했었습니다.
그런데 아침 일찍 독신녀에게서 먼저 연락이 왔습니다.
당신도 뮤지엄 여행에 조인하겠답니다 ㅋㅋㅋ
(마치 연인들처럼 가까이 가면 멀어지고 멀어지면 다가오는 그런 모습이랄까?)
사실 그녀는 뮤지엄보다는 자연과 신비(기)의 세계를 더 즐기는 사람이랍니다.
오랜 친구(고등학교) 사이였던 둘 사이에 가끔은 내 등 터지는 일이 있기도 합니다.
Long story short~
(언젠가는 그 둘의 파란만장한 우정 이야기를 비밀리 내 글에 소개하기는 하겠지만...)
내가 동네에서 대상포진 2차 접종을 하는 바람에 늦게 출발한 우리는 박물관 옆 성당 안에 있는 카페(Bluestone Lane)에서 먼저 브런치를 먹었습니다.
관광지가 된 성당의 작은 방 하나를 카페로 꾸몄는데 매번 지나다닐 때 줄을 길게 늘어섰기에 언젠가는 가보고 싶었던 곳입니다.
크로와상 샌드위치와 카푸치노는 줄 서서 기다려 먹을 만큼 맛있었습니다.

우리의 목적지, 유네스코에 등제된 구겐하임 박물관에 들어섰습니다.

이 전시는 지난번 딸과 왔을 때 이미 시작되었지만 그때는 빈 공간이 그림보다 더 많았을 때였습니다.
하지만 이번엔 6층부터 로비까지 큐비즘의 역사를 차곡차곡 담고 있었습니다.
더욱이 난해한 그림들을 보다가 함께 전시된 샤갈의 그림을 발견하는 건 즐거움이었습니다.

시대마다 다른 샤갈의 그림 표현법을 문외한인 우리의 잣대로 이리저리 재보기도 하고

딱딱한 줄로만 알고있던 몬드리안의 그림 세계는 따뜻했고

때론 좌우로

때론 위아래로

때론 옆으로

난해하지만 테마(Dancer in Cafe)는 확실히 잡아주는 그림은 반가웠고

샤갈의 그림을 예찬하는 두 시니어의 등뒤에서 정보를 훔쳐 듣기조 하고

아기들과 동행한 부모들의 헌신이 사랑스러웠고

에펠탑 앞에서 남편인지 옆지기의 사진을 찍어주는 노부부의 모습도 정겹고

맞은편의 메트로 폴리탄 뮤지엄은 그냥 지나치면서 관광객들에게 음악으로 재능기부하는 신사가 고마웠고

구걸하는 견주와 위엄 있는 개에게선 내가 도움을 받아야 할 듯했고

매번 지나는 5번가는 매번 다른 모습입니다.

집으로 돌아오는 버스길은 돌싱녀가 먼저, 독신녀가 그다음 역 그리고 나는 두정거장 지나 우리 집 앞에 내리게 되어있는데,
돌싱녀가 내리자 독신녀가 쭈빗쭈빗 거리며 둘이 저녁을 먹고 들어가자고 제안합니다.
사실 나도 집엔 여유 있게 들어가도 괜찮은 지라 그녀와 함께 고깃집(kbbq grill haus)에 가서 저녁을 먹었습니다.
그녀 친구 아들이 운영하는 곳이라며 맛은 보장한다고 데리고 간 그곳에서 먹은 감자탕은 알코올을 부르는 매콤한 맛으로 반찬도 정갈한 괜찮은 식당이었습니다.
나중에 아이들과 함께 가보고 싶은...
그녀와 식사하면서 나눈 이야기와 돌싱녀에게서 들은 그녀의 이야기를 짜 맞추면서 맛있게 먹었습니다.

 

 

식사를 마치고 1/N로 지불하려던 음식값을 그녀가 지불하면서 당신이 먹자고 했으니 당신이 낸답니다.
그래서 담에 내가 먹자고 하겠다고 그녀의 호의를 받앋들였습니다.
그녀의 절친인 돌싱녀 빼고 우리끼리 저녁을 먹은 이유가 있겠지... 싶어 식사 후 가벼운 발걸음으로 조심조심 집으로 돌아왔습니다.
모두 굿 나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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