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내가 집 앞으로 날아 들어오는 동네 낙엽과 싸우는 동안 한국사는 옆지기는 단풍을 제대로 즐기는 중입니다. 역이민 후 처음 맞이하는 가을이라서,역세권 말고 숲세권에 집을 얻은 덕분에, 울 아파트 단지 내에 있는 단풍이 너무도 예쁘다고 자랑을 제대로 합니다. 앞뜰을...뒤뜰을...한국으로 돌아가 6개월을 지낸 후 옆지기를 뒤로하고 황혼육아를 위해 다시 미국으로 돌아와 6개월이 지났습니다.지난주 별내 동안교회 설교중 예로 들었던 ’ 최수종의 아내에게 바치는 메시지‘는 내가 듣고 싶은 옆지기의 고백으로 잠시 착각을 했습니다. 언어의 마술사라는 옆지기는 이제 인류애로 살아가는 시점의 와이프에게 이런 표현을 절대로 할 사람이 아니어서...ㅋㅋ 마음이 중요할지라도 표현하지 않는 마음은 아무 의미가 없음을...

우리 세대는 절약이 몸에 배었기에 내 것이든 남의 것이든 아끼며 삽니다. 아들내외처럼 벌어서 우리처럼 쓰면 금방 부자가 될 거라고 농담을 했지만 그건 아마 사실일지도 모릅니다. 아들네 집은 내가 손자를 돌보고, 며늘이 빨래와 청소를 담당하고, 아들은 음식과 설거지를 책임지는 구조입니다. 재택근무라도 시간의 구애를 받는 깔끔 며늘은 한 달에 한두 번 청소업체의 힘을 빌리고, 아들은 회사일로 늘 바빠 퇴근이 늦으니 식사는 당연히 식당음식입니다. 하지 말라고 하지만 이안이와 내가 먹는 음식은 아들네를 도와주는 줄 알고 내 지갑을 열어 쇼핑을 해서 내가 음식을 만들기도... 얼마 전 아들네 결혼기념일에 데이트하고 쇼핑을 잔뜩 해 오던 날 밤 이안이 선물이라며 쇼핑백을 이안이 방문 앞에 놓았습니다. 아침에 일어난..

먹이는 게 중요한 할머니는 오늘도 뭘 먹일까 어떻게 먹일까 열심을 냅니다. 뇌발달을 위해 탄수화물과 단백질을 먹여야 하고 건강을 위해 야채와 과일 그리고 유제품도 먹어야 합니다. 인스턴트 팟으로 쉽게 요리할 수 있어서 감사합니다. 닭고기는 양파와 당근이 들어가면 자체가 달콤해집니다. 잘게 썰어 자작하게 물을 붓고 고기모드로 누르면 예열과 김 빠지는 시간까지 30분이면 뚝딱입니다.소고기는 당근 말고 완두콩이나 그린빈을 넣으면 또 다른 맛이 납니다. 생선은 올리브오일과 레몬즙, 소금 한 꼬집 뿌려 메리네이드 했다 구우면 내가 먹어도 맛있습니다.이렇게 삼시 세 끼를 다양하게 그리고 간식까지 만들어 먹이다 보면 하루 해가 참 빨리 지나갑니다.사족, 이안이가 건강식을 하는 동안 어른들은 편리함을 추구하느라 ms..

“이안아~” 이안이가 막 낮잠이 든 시간에 김치를 만들었다며 사돈댁이 김치 한통을 들고 찾아왔습니다. 이럼~ 마침 김치가 떨어져 오전 이안이 산책길을 한국마켓으로 선택해 김치를 빙자한 가게를 헤집고 돌아다니다가 김치 한통을 사들고 왔는데...사돈댁과는 늘 이렇게 타이밍이 어긋납니다. 지난번엔 내가 아이들을 위해 잡채를 만들어 먹고 있는데 사돈댁도 잡채를 만들었다며 들고 오기도 했습니다. 다른 경험이 또 있었는데 기억이... 암튼 사돈댁이 만든 김치는 싱겁게 샐러드처럼 먹을 수 있게 만드셔서 언제든 땡큐입니다. 그리곤 이른 오후에 손자를 데리고 다시 나타나셔서 저녁을 먹으러 가잡니다. 덕분에 짬뽕, 탕수육, 마파두부로 저녁을 배부르게 먹었습니다. 그리고 하소연담은 나의 넉두리도 조금 해봤습니다. 그냥.....

이번 주는 며늘이 뉴저지 사무실로 출근합니다. 어찌 보면 더 많은 케어를 해야 하지만 내 맘대로 하니 속은 편합니다. 오늘은 포트리 도서관에서 꼬맹이들을 위한 음악과 댄스 프로그램(music & movement)이 있어서 다녀왔습니다.음악만 틀어주면 어깨와 엉덩이를 흔들어 대는 귀염둥이에게 맞춤형이기에 기대를 잔뜩 하고 도착하니,나이 기준이 0세부터 6살까지로 연령대가 다양했고, 한국, 중국, 일본, 러시아, 유럽, 남미 그리고 미국까지 정말 다양한 인종의 아가들과 보호자들이 모였습니다. 몇몇 한국 아가들을 돌보는 남미의 내니들이 보이고, 할머니와 할아버지까지 함께 온 아가들도 많이 있습니다. 도서관에서 몇 번 마주쳤던 9개월 된 ‘맥스’네는 한국서 할머니가 며칠 전에 다니러 오셔서 그 할머니는 사진 찍..

날이 추워지니 부모의 배웅과 마중을 위해 아침저녁으로 나가는 것이 쉽지 않습니다. 아빠와 엄마의 출근이 아쉬운 것보다 함께 밖에 나가지 못함을 더 아쉬워하는 것이기도 하지만... 오늘은 먼저 떠난 아빠에겐 쉽게 빠이를 했는데 시차를 두고 떠나는 엄마에겐 빠이대신 울면서 함께 나가겠다고 떼를 씁니다. 그 모습이 엄마는 기분이 나쁘지 않겠지만, 기회가 있을 때마다 밖에 나가고 싶어 하는 이안이와 지내야 하는 내겐 그리 좋지만은 않습니다. 차고에서 울며 엄마에게 안녕을 한 이안에게 치료제는 어제 한국 가게에서 사 온 간식입니다. 점잖게 앉아서 간식을 먹으며 스스로를 달랩니다. 게다가 오늘은 한 시간 일찍 6시부터 깨서 목마 타기를 시작으로 콧노래를 부르며 온 리빙룸을 누비고 다녔기에 피곤하기도 합니다. 결국 ..

장보기 담당인 아들이 토요일은 결혼기념일을 즐기느라, 주일 오후엔 이사 간 친구의 집들이를 가느라 그로서리 장을 못 봤답니다. 지들이야 배달음식을 먹으니 냉장고가 비어도 상관이 없겠지만,이안이는 하루 세끼 집밥을 먹여야 하는데 말입니다. 어이없어하는 내게 아들은 오늘 퇴근하고 다녀온다기에,내가 이안이 데리고 다녀오면 되는데... 싶어서, 이안이와 함께 ’ 트레이더 조’네 마트엘 다녀왔습니다. 알록달록 맛나고 싱싱한 상품들을 카트에 담는 이안이 와 할머니는 신이 났습니다. 이젠 아기 음식보다 간 없는 어른 음식을 먹는 이안이가 살짝 변비처럼 딱딱한 대변을 보는데 용과가 좋다고 해서 한국 마켓에서 파운드당 7.99로 좀 비싸긴 하지만 사다 먹이는 중이었습니다. 그런데 여긴 개당 3.99이니 한국 마켓보다 ..

이번 주말엔...돌싱녀는 바르셀로나로 여행을 떠났고, 토요일에 결혼 5주년을 맞이한 아들내외는 일일 데이트를 한다며 베비시팅을 요구했기에 이안이와 긴 시간을 보내고 나니 체력이 따라주지 않습니다. 주일은 예배 후 집에 머물려고 했는데, 사돈댁 내외가 외손자를 보러 온답니다. 내가 있어도 문제는 없지만 진심인지 예의이지 모를 그들의 미안함을 피하려고 아이패드 하나만 꼴랑 챙겨 급하게 뉴욕행 버스를 탔습니다. 보통의 주일이었다면 집으로 돌아오는 시간이었지만...계획하지 않았던 뉴욕은 그래도 나를 반겨줍니다. 브라이언트 파크를 거쳐 뉴욕 도서관으로 가려는데,그리 오래되지 않은 공원과 주변은 크리스마스를 맞이할 준비가 되어 있었습니다. 비록 날은 포근했지만 공원 중앙엔 아이스 스케이트장이 개설되었고, 주변은 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