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꽃가루(pollen) 한국에서 아쉽게 봄을 시작하다가 왔습니다. 이곳 뉴저지는 한국보다 늦게 봄이 시작됩니다. 도착했던 4월 말 여름 같은 날씨에 봄이 없이 여름이 온 줄 알았더니 다시 원래로 돌아가 이제야 작약이 인사를 합니다. 이집저집 예쁘고 다양한 색과 모양의 작약이... 하지만 노스캐롤라이나의 봄맞이 앨러지로 아직도 고생 중이기에 꽃은 좋지만 꽃가루는 불편합니다.* 딸 같은 며느리(daughter-in-law) 날이 좋아서? 지 엄마가 있어서? 지난 주말 아들은 친구들 중 가장 먼저 아이 둘을 갖게 되어 6살, 3살 여아가 있는 가족을 집으로 초대하면서 ’ 엄마는 엄마가 편한 대로 하세요!‘ 라기에 그때는 그게 무슨 말인지 몰랐습니다. 음식 하는 걸 좋아하지 않기에 캐더링을 하자는 며느리의 말..
딸네를 떠나기 전에 잠깐 고민을 했습니다. 돌아오는 비행기표를 21일 옆지기가 도착하는 날로 변경해 함께 뉴저지로 돌아올까... 하고 말입니다. 며눌님은 어떡하면 복직을 늦출 수 있을까... 하고 이런저런 방법을 동원해 오늘로 10개월째 육아 휴직 중입니다. 내가 노스캐롤라이나 여행을 계획할 때 그녀는 5월 18일에 복직할 계획이었지만 다시 6월 1일로 늦추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나의 라일리네 방문이 5월 8일부터 15일까지 일주일 동안이었기에 그렇다면 이젠 천천히 와도 되지 않을 가... 싶었던 겁니다. 바쁜 직장일로 정신없이 지내는 딸을 도와줄 수 있는 기회일 거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내가 딸네 머무는 데는 또 다른 복병이 숨어 있습니다. 사실 그곳에 머무는 동안 좋은 것만 있었던 건 아니었기에...
이번 주일이 어머니날인데 마침 내가 라일리네로 떠나게 되자 결혼 후 처음으로 어머니날을 같이 지낼뻔 했음을 아들내외가 아쉬워했습니다. 어제 새벽에 일어나니 문 앞에 깜짝 선물이 있습니다. 내 키만 한 풍선 때문에 정말 깜짝 놀랐습니다 ㅋㅋ 아들이 좋아하는 스누피 카드와 그동안 계좌로 넣던 액수의 두 배보다 많은 금일봉도 들어있습니다. 현금은 사랑입니다 ㅋㅋ 그리고 뭉클한 사랑표현도 담겨있습니다. 강제로 그것도 필요에 의해서 이긴 하지만 그렇게라도 곁에 있어줘서 고맙다고... 대놓고 자기가 마마보이라나 뭐라나 ㅋㅋ청소하는 아줌마가 와서 빨게 놔두라는 걸 떠나기 전 내 이불 빨래는 내가 하려고 벗겨 내는데 이안이의 인기척이 들립니다. 데리고 들어와 풍선을 보여주니 이안이도 나만큼 깜짝 놀라며 신기해합니다. ..
가깝게 살지만 멀리 살기를 선택한 사돈댁이 내가 일주일 동안 떠난다니 잘 다녀오라는 인사를 하려는 명목으로 들렀습니다. 이런저런 명목으로 가끔 들르는 걸 보면 이안이에게 묶이기는 싫지만 보고는 싶으신 모양입니다. 아이와 한참을 놀아 주다가 낮잠을 자러 들어가니 둘이 ‘카페 베네’에 가서 시원한 주스를 마시자고 합니다. 주스대신 팥빙수를 찾으니 메모리얼 데이 이후에나 시작한다기에 커피맛 젤라토로 대신했더니 당신은 망고주스를 주문해 놓고 피스타치오 젤라토를 추가로 시키면서 내 커피 맛 위에 당신 맛을 올려줍니다. 당신은 당뇨 전단계라나 뭐라나... 커피를 즐기는데 피스타치오를 얹어주니 맛이 섞입니다. 마치 내가 이안이를 돌보는 일에 사돈댁이 추가되는 느낌이랄까... 아직 돌봄이 시작되지도 않았는데 신경전입니..
나는 지금 손자를 돌봐주기 위해 열심히 배우는 중입니다. 우유를 먹이는 방법, 놀아주는 방법, 잠을 재우는 방법... 더욱이 친 손자이다 보니 고부간의 갈등도 염두에 두어야 하겠기에 나의 육아 인턴 생활이 쉽지만은 않습니다 각오하고 시작된 일이기에 쉬울 것은 없지만 못할 것도 없습니다. 하지만 일주일을 지내보니 내가 아이들을 키우던 방법은 구 시대의 유물이 되어 버렸습니다. 내 방식 말고 아들내외의 방식을 따라주어야 합니다. 그래서 예뻐해주고 싶어도 슬쩍슬쩍 뒤로 빠져줍니다. 어차피 며눌님이 집에 있는 동안은 하는 건 내가 도와줄 필요는 없고 나중에 내가 혼자 할 때 마음대로 하면 되니까... 아들은 직장 가고 마누라님은 여행 갔을 때 오롯이 혼자 차지한 육아는 아기가 순해선지 어렵지 않았습니다. 아프지..
며눌님은 3박 4일 멕시코 여행을 일정대로 잘 마치고 주일 저녁에 돌아왔습니다. 아들은 한국 음식이 그리울 와이프를 위해 매운 순두부와 매운맛 후라이드 치킨을 주문해 저녁으로 먹었습니다. 아이들이 있으니 아기를 맡기고 일찍 올라와서 전전날 못 잔 잠까지 자고 아침 일찍 5시경에 일어났습니다. 큐티와 내 할 일 하고 나니 이안이가 깨어납니다. 피곤한 며눌님을 좀 더 자게 하려고 울기전에 데리고 내려갔는데... 아침에 일어나 보니 보통은 자기 전에 다음 날을 준비해 놓던 며눌님의 흔적이 없습니다. 여독으로 피곤해 서려니... 하고 대신 정리하고 이안이와 하루를 시작했습니다. 이안이의 인기척을 듣고 아들이 눈 비비고 내려옵니다. 출근할 복장이 아니어서 뭐지? 했더니 와이프가 여행 다녀와 피곤할 테니 바쁜 일이..
며눌님 없는 주말을 맞이했습니다. 일 년 중 제일 바쁜 4월을 마무리하느라 지칠 대로 지친 아들의 주말 육아가 시작되었습니다. 가끔은 구식 엄마에게 잔소리도 퍼붓지만 중간중간 엄마가 있어서 너무 좋다는 걸 보니 짠합니다. 그러면서 주말엔 자기가 한다며 뭐든 척척 잘합니다. 아침에 일어나니 우유를 먹이고 소화가 될 즈음 이유식을 먹입니다. 집에서 쉬어도 되는데 이안이와 동네 호숫가 공원으로 산책을 나가잡니다. 아기를 데리고 외출하려면 모든 경우수를 대비해야 하니 어른들이 먼 여행을 떠나는 듯 준비를 해야 합니다. 바람이 세게 부니 유모차의 시트의 방향을 바꿔가며 보호해 줍니다. 저 멀리 날아가는 연을 보여주고 싶어 다가가지만 멀기도 해 이안이는 관심이 없습니다. 또 다른 관심을 사려고 이번엔 민들레 홀씨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