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침 할머니가 자기를 더 사랑하는 줄 아는 이안이가 엄마 아빠를 서운하게 합니다. 금요일 아침에 일어나 팔을 벌리면 이리저리 모두에게 선뜻선뜻 안기다가 내게 오면 다른 사람에게 안 간 가려고 내게 몸을 돌립니다. 토요일 아침에도 역시 엄마 아빠에게 서운한 행동을 하는 이안이를 부모에게 맡기고 아침 일찍 집을 나섰습니다. 곧 생일을 맞는 딸에게 보낼 카드를 부치기 위해서...카드를 부치고 우체국 곁에 있는 파리 바케트에서 커피를 마시며 조용히 일기를 쓰려고... 빵은 보너스^^그런데 얼마 후 빵집 앞 광장에 사람들이 웅성웅성거리더니 모두들 바쁘게 움직입니다. 알고 보니 이곳에 한 달에 한번 장이 선답니다.오래전 디트로이트 살 때 울 동네 다운타운에서 토요일마다 장이 서서 새벽기도 마치고 들러 로컬 야채..
아들내외는 외식이 삶의 일부인 듯 살아갑니다. 바쁘고 힘들니 어쩔 수 없으려니 하지만, 엄마가 있으니 집밥을 만들어 주고 싶은 마음인데, 아들내외는 힘들게 하지 말라며 말립니다. 저녁 식사 후 산책 삼아 동네 한 바퀴를 돌면서, 집가까이에 H mart 가 있어서 들르기 시작한 것이, 이제는 참새가 방앗간 드나들듯 들러 뭔가 장을 봐다가 나르며 뭔가 밥상에 올려놓습니다. 맛있는 음식으로 직장의 스트레스를 푸는 아이들에게 맛없는 음식으로 스트레스 주지 말라는 옆지기의 놀림에도 불구하고... 과일과 야채가 한국보다 싸고 풍성하다는 이유로... 게다가 이제는 반찬을 넘어 간식용 빵까지 만들며 애를 씁니다. 도착했을 때 사부인이 담가다 주셨던 김치는 동이 났고, 아들네가 사다 먹는 김치는 내 맘에 안 들고, 청경..
메모리얼 데이(현충일) 연휴에 아이를 데리고 멀리 놀러 갈 수 없으니 그동안 하지 못했던 일을 한답니다. 아이키아에 가서 책상을 사다 조립한답니다. 떠나기 전 간식으로 먹는다며 동네 만두집에서 만두를 사 왔습니다. 나는 가는 게 귀찮아서 집에서 만들어 먹겠지만, 아이들은 해 먹는 게 귀찮아서 사다 먹는답니다.만두가 먹고싶은 이안이는 과자로 대신합니다.간식을 먹고 아이키아에 가자는 제안을 거절하니 셋이 집을 나섰습니다. 아들네를 보내고 날이 좋아서 동네 산책을 나갔습니다. 조금 걸으니 천주교 성당과 학교가 나옵니다. 남미 사람들의 인구 비율이 높다 보니 그들을 위한 학교가 큼지막합니다.조금 더 내려가니 이번엔 유대인 회당이 있습니다. 안식일이니 모두 집안에 있으려나...조금 더 걷다 보니 이번엔 개신교 교..
주말 아침입니다. 게다가 월요일 메모리얼 데이가 더해진 연휴입니다.애가 깨어나 꽁알 거려도 일어나지 않던 아들이 느지막이 내려와 엄마가 있어서 편하다는 상투적인 말을 하고는 이안이에겐 ‘자율학습’을 하라며 누워서 책을 읽고 있습니다. 착한 이안이가 아빠 곁에서 장난감 책장을 넘기며 혼자서 놉니다ㅋㅋ메아리뿐인 이안이와 대화하다가 응답이 필요한지 내게 말을 겁니다. '엄마 어디 가고 싶은 데 있으세요?''엄마가 한국도 아니고 제2의 고향도 아닌 완벽한 타향에서 가고 싶은 곳이 있으시겠어요?''아니 뭐 쇼핑이나 식당이나....'원하는 대답이 아니었는지 말꼬리를 흐립니다. 오늘은 코스코와 아이키아에서 내 방에 놓을 가구와 필요한 물건들을 사러 간다고 고르랍니다.너희 집이니 너희가 원하는 대로 채워 놓으면..
부모 사랑은 내리 사랑이라고 합니다. 사돈댁 내외분을 브런치로 만났는데 내외분 얼굴이 반쪽이 되셨습니다. 유치원에 다니는 손자가 가져다준 감기 몸살로 너무도 심하게 아파서 이러다 죽겠다 싶더랍니다. 거의 일주일을 꼼짝없이 누워 있으면서 하루는 옆집 사는 큰딸에게 콩나물 해장국을 끓여달라고 했더니 식당에서 갈비탕을 시켜다 주더랍니다. 너무도 속상해서 다 내려놓고 한국으로 가버리려고 했답니다. 큰딸의 아들인 손자가 태어나면서부터 지금까지 5년 동안 지극정성으로 몸까지 망쳐가며 돌봐줬는데 어떻게 이렇게 모를 수가 있나 싶어서, 바란 건 아니지만 다 소용이 없구나 싶어 화도 나더랍니다. 그래서 그냥 한국의 실버타운으로 떠나버리고 싶다며 하소연을 합니다. 말은 저렇게 해도 정작 떠나려면 딸의 사정을 너무도 잘 알..
* 이안이 이안이는 보통 아침 7시 전후로 일어납니다. 밤새 함께 견뎌준 기저귀는 어른들이 보송보송한 새 기저귀로 갈아 줍니다. 자동으로 세팅된 우유 제조기로 우유를 만들어 주면 아침 식사를 합니다. 우유 먹은 힘으로 오전에 2시간 오후에 두 시간 젖 먹는 힘을 다해 놀아줍니다.오전 낮잠 자고 우유 먹고 오후 낮잠 자고 우유 먹고 격일로 목욕하고 다시 우유 먹으면 하루의 일과가 끝납니다. 잠자는 건 아빠를 닮아선지 싫어하지만 일단 푹 자고 나면 다시 해피 베이비가 됩니다. 참, 보통 아침에 일어나거나 아침 식사를 한 후 ‘응가’를 하는데 오늘은 아침에 일어나서도 아침 식사를 한 후에도 깨끗합니다. 오전 낮잠을 자고 난 후에도 여전히 깨끗하기에 점심을 먹이고 기저귀를 갈아줬는데 자기가 가장 좋아하는 놀이터..
이안이 돌봄이 시작되긴 했지만 이번주와 다음 주는 화 목요일에 그것도 집에서 일을 한다니 크게 다르진 않지만 그래도 내 몫으로 돌봐야 하니 조금은 부담이 되긴 했습니다. 그렇게 첫 하루를 잘 마무리했습니다. 그런데 이안이를 돌보지 않아도 되는 어제는 옆지기에게 끌려(?) 나갔습니다. 그의 목적은 나를 운동시킨다는 거였지만... 젊어서는 내가 방랑끼가 있었는데 은퇴하더니 이 양반이 더... 공원 가는 길몫 다운타운에 있는 파리 바케트에서 커피를 한 잔 사들고 조지 워싱턴 다리 쪽으로 조금 걸어가니 포트리 역사 공원에 도착합니다. 한국 빵이 인기가 좋아 미국이긴 하지만 한국 빵집에 외국인이 더 많습니다. 부드러운 빵이 그들의 입맛을 사로잡았나 봅니다. 이곳에 이사 온 지 1년이 다 되어가는 아들내외도 아직 ..
드디어 며눌님의 일이 시작되었습니다. 이번 주와 다음 주는 화, 목요일에 일단 재택근무로 시작한답니다. 그리고 6월부터는 월, 화, 목, 금요일 뉴욕 회사로 출근을 한답니다. 그동안은 해도 그만, 안 해도 그만인이었던 손자의 황혼 육아가 본격적으로 시작되었습니다. 그동안은 며눌님의 육아를 곁에서 이뻐해주기만 했지만 이제 본격적으로 내 몫이 되었습니다. 새롭게 시작하는 날에 여러 가지 일이 많이 겹칩니다. 먼저 멀리 한국에서 옆지기가 오늘 도착합니다. 시카고에 일이 있어 미국에 들어오면서 이안이를 보고 싶은 마음에 일주일 더 여유를 가지고 이곳에 거쳐 간다니 그의 보살핌도 내 몫입니다. 그의 의식주를 돌봐줘야 하니... 한 달에 한 번 전문가가 집안 청소하러 오는 날도 오늘입 피니다. 평소 같으면 발바닥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