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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 아침입니다.
게다가 월요일 메모리얼 데이가 더해진 연휴입니다.
애가 깨어나 꽁알 거려도 일어나지 않던 아들이 느지막이 내려와 엄마가 있어서 편하다는 상투적인 말을 하고는 이안이에겐 ‘자율학습’을 하라며 누워서 책을 읽고 있습니다.
착한 이안이가 아빠 곁에서 장난감 책장을 넘기며 혼자서 놉니다ㅋㅋ

메아리뿐인 이안이와 대화하다가 응답이 필요한지 내게 말을 겁니다.    
'엄마 어디 가고 싶은 데 있으세요?'
'엄마가 한국도 아니고 제2의 고향도 아닌 완벽한 타향에서 가고 싶은  곳이 있으시겠어요?'
'아니 뭐 쇼핑이나 식당이나....'
원하는 대답이 아니었는지 말꼬리를 흐립니다.
오늘은 코스코와 아이키아에서 내 방에 놓을 가구와 필요한 물건들을 사러 간다고 고르랍니다.
너희 집이니 너희가 원하는 대로 채워 놓으면 만족하고 살겠노라고 했습니다.
그러다 담주 아빠 한국 갈 때 필요한 물건 몇 가지 사다 달라고 주문했습니다.
이안이가 얌전하긴 해도 데리고 제대로 쇼핑하기는 무리일 테니 내가 데리고 있겠다고 자원했습니다.
덕분에 주말엔 이뻐해주기만 하는 내 권리가 의무로 둔갑했습니다.

하지만 이뻐서 모두 용서됩니다.
아직 내 눈엔 이안이만 보입니다.  
놀이기구에서도 인형에게도...

바람 빠진 풍선 속에서도 오븐에서 막 구워낸 고구마속에서도...
(익었나 찔러본 것이 이안이 눈을 만들어 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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