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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꽃가루(pollen)
한국에서 아쉽게 봄을 시작하다가 왔습니다.  
이곳 뉴저지는 한국보다 늦게 봄이 시작됩니다.
도착했던 4월 말 여름 같은 날씨에 봄이 없이 여름이 온 줄 알았더니 다시 원래로 돌아가 이제야 작약이 인사를 합니다.
이집저집 예쁘고 다양한 색과 모양의 작약이...
하지만 노스캐롤라이나의 봄맞이 앨러지로 아직도 고생 중이기에 꽃은 좋지만 꽃가루는 불편합니다.

* 딸 같은 며느리(daughter-in-law)
날이 좋아서? 지 엄마가 있어서?
지난 주말 아들은 친구들 중 가장 먼저 아이 둘을 갖게 되어 6살, 3살 여아가 있는 가족을 집으로 초대하면서 ’ 엄마는 엄마가 편한 대로 하세요!‘ 라기에 그때는 그게 무슨 말인지 몰랐습니다.  
음식 하는 걸 좋아하지 않기에 캐더링을 하자는 며느리의 말을 무시한 아들은,
자기가 스테이크를 제대로 구어 괜찮다나 뭐라나~
식탁엔 스테이크만 올라가는 게 아니기에 재료만 사온 나머지 음식은 또 내 몫이 되었습니다.
자원해서 스테이크를 먹을 수 있는 상차림을 도와주었습니다.
엄마의 자격으로...
어른들이 즐거운 동안 이안이의 스케줄을 엉망이 되기에 자원해서 이안이를 돌봐 주었습니다.
할머니의 자격으로...
친구 가족이 떠나자 아들이 뒷정리를 하면서 엄마 없었으면 힘들었을 거라며 내게 미안해합니다.  
그러더니 와인으로 취했는지 엄마를 내니처럼 대한 거 같아 죄송하다나 뭐라나 ㅋㅋ
아들 말고 며느리 입장으로 생각한 모양입니다.
손자 이안이를 위해 손님맞이로 분주한 며느리와 집안팎으로 드나들며 스테이크에 진심인 아들을 도와준 것뿐인데...
아들인 줄 알았는데 며느리의 남편인가 봅니다.
나를 닮은 아들이 자기 와이프와 엄마 사이에서 눈치를 보느라 고생이 많습니다.

첨엔 내가 이안이 봐주는 대가를 지불한다기에 당연하다고 생각했었습니다.
하지만 받지 않는 게 맞는 것 같습니다.
그래야 내가 내니가 아닌 할머니가 될 테니 말입니다.
그리고 내니 말고 할머니만큼만 도와주다 가기로 굳게 결심했습니다.
또 아들의 생각 말고 며느리의 눈높이에 맞춰서...

눈치를 주는 사람이 없는듯한데 서로 눈치를 봅니다.
며느리는 내게, 나는 며느리에게...
어쩌다 둘 사이의 다름이 며느리에겐 스트레스가 되어 아들이 개입됩니다.
내게 말하지 말라고 했다는 말까지 덧붙이면서...
그리곤 또 자기가 엄마에게 무례했는지 걱정도 하면서...
딸같은 며느리...
우린 서로 필요하지만 조금은 불편한 사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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