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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네를 떠나기 전에 잠깐 고민을 했습니다.
돌아오는 비행기표를 21일 옆지기가 도착하는 날로 변경해 함께 뉴저지로 돌아올까... 하고 말입니다.
며눌님은 어떡하면 복직을 늦출 수 있을까... 하고 이런저런 방법을 동원해 오늘로 10개월째 육아 휴직 중입니다.
내가 노스캐롤라이나 여행을 계획할 때 그녀는 5월 18일에 복직할 계획이었지만 다시 6월 1일로 늦추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나의 라일리네 방문이 5월 8일부터 15일까지 일주일 동안이었기에 그렇다면 이젠 천천히 와도 되지 않을 가... 싶었던 겁니다.
바쁜 직장일로 정신없이 지내는 딸을 도와줄 수 있는 기회일 거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내가 딸네 머무는 데는 또 다른 복병이 숨어 있습니다.
사실 그곳에 머무는 동안 좋은 것만 있었던 건 아니었기에...
소나무가 많기로 유명한 노스캐롤라이나의 솔가루가 나의 앨러지를 극한의 상황으로 몰아갔었습니다.
평소엔 봄가을에 아주 심하다 싶으면 먹던 약을 아침저녁으로 거의 매일 복용을 해도 듣질 않았습니다.
그걸 아는 딸은 내가 머무는 것도 좋지만 엄마가 힘들지 않게 결정하라고 하기에 그냥 출발했습니다.
그렇게 나는 뉴저지에 도착했습니다.

모든 걸 혼자서도 잘하는 내가 망설이는 것이 있었으니...
한국의 카카오택시처럼 우버나 리프트를 부르는 것이었습니다.
오래전부터 미국도 한국처럼 대기하는 택시대신 앱으로 불러서 이용을 해야 하는데,
그동안은 가족과 지인의 도움으로 공항을 다니거나 옆지기가 불러서 이용했기에...
뉴욕 살던 아들네는 차가 없어서 택시를 주로 이용했지만 차가 있는 지금도 공항을 갈 때는 택시를 이용합니다.
이번에도 갈 때는 마누라님이 탹사를 불러줘서...
집으로 오는 택시는 내가 해야 하는데,
아들내외가 걱정이 되는지 계속 메시지를 보냅니다.
전에 쓰려고 다운로드는 해 놓았지만 카드를 입력을 하지 않아 애플 패이를 선택하니 한국 현대카드가 올라옵니다.
미국 카드를 입력하고 아들이 보내온 10불 쿠폰을 쓰니 30불로 나쁘지 않은 가격이었는데...
내가 도착한 터미널은 A였는데 B주소가 출발지로 입력이 되면서 부른 택시는 다른 곳에 도착했고 내가 전화를 걸자 그는 5분 후에 내가 있는 곳으로 왔습니다.
그런데... 차가 너무도 더러웠고 운전자는 운전 중 내내 하품을 며하기에 20여분 동안 너무도 불안했습니다.
내릴 즈음 팁을 넣으려니 그는 내게 묻지도 않고 내가 처음 내야 하는 돈에 10불을 추가해 40불을 청구합니다.
아마 내가 자기를 다른 곳으로 불러서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듯했습니다.
젊은이가 졸면서까지 일을 하는 게 안쓰러워서 팁을 따로 넉넉하게 주려고 10불 현금을 가지고 있다가 주지 않았습니다.
마치 영화 ‘도그데이즈’에서 윤여정이 자신의 개를 못생겼다고 말한 배달부에게 팁을 줬다가 다시 빼앗았던 것처럼...
평점도 빵점을 주고 싶었지만 ‘no tip'으로 소심한 복수를 했습니다.
엄마보고 꼰대라고 할까 봐 아들내외에겐 비밀에 부쳤습니다.

숲 속에서 즐기던 딸네집 빗소리를 이제는 옥탑방에 올라와 창문너머 무음으로 바라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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