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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눌님 없는 주말을 맞이했습니다.
일 년 중 제일 바쁜 4월을 마무리하느라 지칠 대로 지친 아들의 주말 육아가 시작되었습니다.
가끔은 구식 엄마에게 잔소리도 퍼붓지만 중간중간 엄마가 있어서 너무 좋다는 걸 보니 짠합니다.

그러면서 주말엔 자기가 한다며 뭐든 척척 잘합니다.
아침에 일어나니 우유를 먹이고 소화가 될 즈음 이유식을 먹입니다.

집에서 쉬어도 되는데 이안이와 동네 호숫가 공원으로 산책을 나가잡니다.
아기를 데리고 외출하려면 모든 경우수를 대비해야 하니 어른들이 먼 여행을 떠나는 듯 준비를 해야 합니다.

바람이 세게 부니 유모차의 시트의 방향을 바꿔가며 보호해 줍니다.
저 멀리 날아가는 연을 보여주고 싶어 다가가지만 멀기도 해 이안이는 관심이 없습니다.

또 다른 관심을 사려고 이번엔 민들레 홀씨를 날리며 재롱을 부려줍니다.

날아가는 민들레 홀씨에 까르르 웃어주자 이번엔 노란 민들레를 따 줍니다.
하지만 잠깐 관심을 보이다 이내 입으로 들어갑니다.
모든 걸 입으로 경험해야 하는 이안이에게 아직은  무리수입니다.

놀이터에 들러 그네를 태워 주기도 했습니다.

멕시코에서 멕시코 음식으로 파티 중인 며눌님의 사진을 보더니 멕시코 음식이 먹고 싶다며 저녁으로 배달해서 먹었습니다.

늦은 저녁 함께 시간을 보내고 싶어 하는 아들대신 전날의 피곤을 회복하려고 일찍 잠자리에 들어가겠다는 엄마와 하루종일 아빠에게 끌려다니며 분주하게 지낸 이안이도 꿈나라로 쉽게 떠나자 아들에게 흑심이 생겼습니다.
이안이가 태어나면서 한 번도 혼자 친구들과 밤에 만나서 놀지 못했는데 엄마가 있고 와이프는 멀리 떠났으니 일탈을 하고 싶었던 모양입니다.
그래서 아들은 뉴욕의 친구를 만나러 9시가 다되어 떠나면서 늦을 테니 기다리지 말고 자랍니다.
며눌님에게 나중에 자기가 말할 테니 말하지 말랍니다.
이안이가 자러 들어가는 방을 감옥으로 여기듯,
아들도 집을 행복한 감옥으로 느끼며 탈옥을 해보고 싶었던 모양입니다 ㅋㅋ

아들은 1시쯤 집으로 무사히 돌아왔고
이안이는 아무 문제 없이 색색 잠을 잘 자는데
나는 이런저런 스트레스와 책임감 때문에 2시가 넘어서야 잠이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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