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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이 '정월 대보름' 이랍니다.
미국에서 한국의 절기를 지키며 살긴 쉽진 않지만 코로나만 아니면 그래도 흉내는 낼 수 있었습니다.
그러나 요즘같이 사시사철 야채를 풍성하게 먹을 수 있는 시대를 사는 우리에게 정월 대보름 오곡밥과 나물이 무슨 의미가 있을까...
싶다가 그래도 웬지 오늘 식탁은 특별해야 할 것같아서 냉장고를 털어봤습니다.
있는대로 열심히 우리식으로 대보름 점심을 차려 먹었습니다.

마른 표고버섯이 있어서 불렸다가 당근과 양파를 넣고 지난 번 만든 쯔유를 넣고 볶았습니다.
마른 표고라 어떨까...했는데 오히려 쫄깃한 맛이 매력이 있습니다.
두 주전에 먹고 남은 청경채가 있어서 겉절이로 무쳤습니다. 양념(고추가루 2, 설탕 2, 간장 2, 다진마늘 1, 식초 1, 액젓 1, 참기를 1/2 큰술, 깨소금 조금)을 깨끗히 손질해서 씻어 놓은 청경채와 버무리기만 하면 되는데 정말 맛있습니다. 소고기를 구워서 싸 먹으면 더 맛있다니 담엔 고기랑 같이 먹어 봐야 겠습니다.
봄 입맛을 돋우는 새콤 달콤 매콤한 맛입니다.
잡곡밥대신 집에 있는 콩 종류를 다 넣어서 콩밥을 지었고 된장찌게는 다행히 두부가 있어서 파와 양파만 넣고 끓였는데 이것도 나쁘지 않았습니다.

이렇게 점심을 만들어 먹은 후 동네 한바퀴를 돌고 오니 우렁각시가 정월 대보름 밥과 나물을 문 앞에 살포시 놓고 가셨습니다.
우와~ 우리집 표와 우렁각시 표는 비교 불가입니다.
이 우렁각시는 주변에 여려운 가정을 위해 꾸준히 음식을 해서 보살펴 주시는 예쁜 각시입니다.
식당을 운영하시다 은퇴하셨는데 할 줄 아는게 음식뿐이시라며 연세가 지긋하심에도 당신의 사역으로 삼아 주변을 맛있게 하는 분입니다.
우렁각시 덕분에 우리는 올해 정월 대보름 음식을 이보다 더 좋을 수 없게 맞이합니다.

우아~너무도 예쁜 오곡밥과 9가지 나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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