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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주말엔 연일 비소식입니다.
비소식에 토요일 오전 뉴욕 공립 도서실로 향하다가 아직은 비가 내리지 않아 얼마 전 예매한 크루즈 티켓(뉴욕 스카이 라인과 자유의 여신상을 배를 타고 구경)을 사용하려고 선착장(pier 35)으로 발길을 돌렸습니다.
그동안 내가 다니던 거리가 아닌 생소한 곳(F train)이라 조금 헤매는 바람에 2:30 투어를 간만의 차이로 놓치고 4:30 투어를 기다려야 했습니다 ㅜㅜ
시간에 쫒겨 점심을 못 먹었기에 선착장 근처의 밥차에서 좋아하는 양고기를 먹으며 주변을 구경했습니다.
배 시간을 맞추느라 아쉽게 맛있는 식당들을 다 지나쳤는데...
뉴욕 시내에서 먹은 가격의 기억이 없지만 이렇게 비싸지는 않았던 것 같는데 여긴 바가지요금(14불)을 받는 듯해 살짝 억울했습니다.
게다가 맛도 맨하탄과는 달리 성의가 없어 제대로 먹지 못했습니다.  
선착장길 따라 밥차들만 즐비해 선택권이 없었습니다.

점심을 대충 먹은 후 잘 꾸며놓은 주변 공원을 산책하다 보니 귀뚜라미가 가을을 재촉하며 웁니다.  
곁에 노 부부도 나처럼 여유롭습니다.

검은 구름이 몰려와선지 4시반에 출발한다던 배가 4시에 출발합니다.
근처에서 어슬렁 거리다 30분 전에 가길 잘했지만 원래 시간에 맞춰 갔으면 또 놓칠 뻔했습니다.
유명세를 타면 멋대로 이래도 되는건가...

한참을 달리면서 뉴욕 건물과 두 다리(맨해튼 & 브루클린)에 대한 설명을 재밌게 듣다 보니 자유의 여신상이 나타납니다.  
잠시 배를 멈춰 사진 촬영과 함께 쿵짝쿵짝 파티 타임이 시작됩니다.

먼저는 모두 자유의 여신상을 카메라에 담고
다음엔 인물과 함께 담고
배경은 그대로지만 사람을 바꿔 담고
셀피로도 담고
우리 배가 그렇게 한 참을 머물다 출발하니
또 다른 크루즈 배가 가까이 다가갑니다.
선착장을 향해 배를 돌리자 비가 심하게 내리기 시작했고
내게 사진을 찍어주겠다고 제안했던 스페인과 멕시코 국적 불문의 커플과 사진대신 스페니쉬 연습삼아 이야기만 나누었습니다.
우리가 배타고 구경할때 누군가는 헬리콥터를 타고 구경합니다.
누군가 갑자기 커다란 카메라를 들고 내옆을 삐지고 들어서 순간포착을 합니다.
얼마 전엔 다리 위를 걸었는데
오늘은 다리 아래에서 물위를 걷습니다.

도착할 즈음 맨해튼 다리를 밑에서 올려다보니 여전히 멋있습니다.

배가 선착장에 도착한 다음에도 비는 여전히 쏟아졌고 나처럼 우산을 가지고 있던 사람들만 비를 피할 수 있었습니다.
맨해튼 다리와 브루클린 다리를 동시에 바라볼 수 있는 멋진 곳이지만 모두 비에게 양보했습니다.
지하철을 타러 가는 차가운 빗줄기 길목을 저들의 사랑으로 따뜻하게 데워줍니다.

1시간의 크루즈 투어를 위해 반나절을 보내야 했지만 그래도 기억에 남을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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